일을 시작하고 오늘 첫 휴일이라 오랜만에 목욕재계하고 영화를 보러 갔다.
일을 시작하고나서 줄곧 스트레스를 받고있기도 했고, 비가 계속 오고 날도 흐리고 여러모로 답답해서 뒤도 안보고 영화관으로 갔다. 다행히 집에서 5분거리에 영화관이 있다보니 아주 잘 애용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 중/고등학교 중간고사가 끝나는 날이라는 것을 계산하지 못했다.
우리 작은 동네는 초등학교 3개, 중학교 4개, 고등학교 3개, 대학/대학교 각각1개 씩 있는 생각보다 애들이 많은 동네다. 시험도 한번에 쳐서 한번에 끝난다.
영화가 영화다보니 으악~너무 걱정된다. 시끄럽고 시끄럽고 시끄러을까봐.
하지만 그런 생각이 그저 기우였던 이유는 이 영화가 남자애들의 관심을 확 잡아댕기는 '히어로물'이라는 점 때문이겠지.
저녁을 먹고 오늘 본 영화 이야기를 하는데, 이런 영화에는 관심없는 동생 트위터에서 본 유머 한마디가 이 영화의 일면을 이야기 해준다.
아이언맨: 자기밖에 모름
캡틴아메리카: 남밖에 모름
헐크: 자기자신을 모름
토르: 아무것도 모름
토르는 너무 너무 모른다. 이 동생을 그렇게 챙겨주고 싶은건가.
영화를 안봤으니 알수가 있나, 챙겨봐야겠다.
로키는 조니 위어를 닮았다. 조니 위어가 영화 찍은 줄 알았다. 미안해, 위어.
헐크는 생각보다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리뷰를 적어보려고 이리저리 검색을 해봤는데 헐크는 나쁜놈! 이라는 평이 많은데, 일단 이 영화에서는 헐크가 스칼렛 요한슨의 역을 쫓는 것 빼고는 참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끼룩끼룩- 하늘에서 떨어진 헐크는 다시 베르박사로 변신해서 다 낡은 오토바이를 타고 어벤져스 앞에 나타나는 부분이 있는데. 영화관에 있는 사람 모두 웃었다.
캡틴 아메리카는 일단 개봉 당시에도 취향이 아니라서 안봤고, 지금도 안보고 싶은데... 영화에서도 걱정이라는 걱정은 다 하고 잘난 척 착한 척 하는 꼴이 보기가 싫었다. 성격이 참 강한 영웅들 사이에서 유독 더 강하게 밀어부치는 부분이 싫었다. 70년전 사람이라서 그런가... 특히 이기적이고 유치한 아이언맨과 더 비교가 되다보니 좀 더 싫다. 아니, 스타크는 여튼! 혼자서도 알아서 다 하잖아!
이 영화가 개봉한다고 할 때 은근히 기대가 되기도 했지만, 완전 유치하고 서로 주인공하겠다고 정신 없을 것이다- 하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여튼 내가 아는 영웅만 해도 다섯은 넘으니깐. 그래도 누가 주인공 역할 할까 싶어 흥미진진하게 지켜봤다.
역시 스타크!
안그래도 아이언맨 시리즈를 재미있게 봤는데 이번 영화로 더 좋아졌다.
신(토르)앞에서도 쫄지않는 슈트빨 억만장자였다.
박사를 앞에두고 언제 헐크로 변할까싶어 전전긍긍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노골적으로 변해보라고 찔러보기도 하고, 나만 그런가, 은근히 같이 있는 시간이 많더니 헐크와 아이언맨은 미묘한 우정을 보여줬다.
다 때리고 부수고 쫓아가더니, 아이언맨은 구해주기까지 하고 말이다.
뭐, 토르도 한 몫 거들려고 했지만 먼저 구한 영웅은 헐크였다.
토르조차 옆에 있다가 헐크한테 한 방 먹었는데-말그래도 한대 맞았다.
영화 마지막에 같은 차 타고 가는 거 보니 스타크가 좋은 친구 겸 좋은 연구원도 얻은 것 같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캡틴 아메리카 혼자 다 해먹으려고 할때 아이언맨이 있어줘서 고마웠다.
도대체 마블사는 뭐 하는 곳인지. 틈틈히 알고있는 미국영웅들은 거진 여기서 다 나왔네 싶다.
영화가 끝난 듯 싶다가도 조금만 더 기다리면 짤막하게 영상이 또 나오는데.
이건 완벽하게 2편 예고.
그때도 아이언맨이랑 헐크가 한몫해주면 좋겠다. 엑스맨은 울버린만 좋다. 스파이더맨은 진짜 진짜 싫고.
비가 그치고 날씨가 좋으면 일 끝나고 아부지와 함께 한번 더 이 영화를 볼 예정이다.
'배틀쉽' 보려고 했는데, 이 쪽이 더 재미있는 것 같다.
'배틀쉽'도 재미있는데 아직까지 고민중이다. 으음.
애초에 내가 아이언맨을 보게 된 것도 아부지 영향이었으니 일단 '어벤져스'를 먼저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