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환대에 의해 사회 안에 들어가며 사람이 된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리/장소를 갖는다는 것이다. 환대는 자리를 주는 행위이다.
조금 별개의 얘기지만 중학교 때까지는 괜찮았는데 고등학생이 되고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 중학교를 지나가다가 매우 낯선 느낌을 받았다. 초등학교에 담장이 생겨서 였을까? 아님 고등학교를 다니며 외부인에 대한 학교의 엄격한 눈초리를 느껴서 였을까?(여자 고등학교여서 더 그랬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소속감에 대해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나는 더 이상 저곳에 소속되지 않다고 느끼는 순간 이미 고등학교에 소속되어 있음에도 서운했다.
인간은 타자의 인정을 욕구한다는 점에서 다른 동물과 구별된다.
사람이 끊임없이 타인을 생각하고 어딘가에 소속되려고 하는 것은 자리가 주는 인정 때문일까? 꼭 어떤 단체가 아니라도 가족, 친구, 요즘은 SNS로 아주 작은 단위라도 내가 여기 있음을 타인을 통해 알 수 있다. 독서모임 하기 전에 책을 읽고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은데 같은 책을 읽은 사람이 주변에 없어서 외롭다고 느낀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모임을 내가 만들면 되지만, 아무튼 정말 사소한 것을 이유로 사람은 내 자리가 없다고 느낀다. 지금 내 자리는 어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