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잘 지었다. 말 그대로 과학의 사이드 스토리였다. 몰랐던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어서 재밌었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많았는데 그중 제일은 오르트의 구름이다. 윤하의 노래 오르트구름을 즐겨 들었는데 실제 있는 이름에서 가져온 줄 몰랐다. 모르는 분야의 책을 읽는 건 이런 면에서 즐겁다.
양자역학에 대한 유튜브 영상을 봤는데 거기에서는 "양자역학은 완벽하지만 인간이 이해하지 못할 뿐이다." 하면서 끝나서 알다만 느낌이었는데 이 책을 통해 다세계 해석을 알 수 있었다. 되게 SF 같다. 나중에 다세계 이론이 증명된다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여러 학문을 파고들다 보면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는 걸 알았지만 과학과 문학은 동떨어져 있어 보였는데 둘의 연결 지점을 보니 재밌었다.
언어와 세계관 부분에서는 한국어에도 명수사가 있어서 흥미로웠다. 읽으면서 실험에 참여해 봤는데 나도 두꺼운 종이를 골랐다.
명수사 덕에 마야어에서는 사물을 가리키는 명사가 '모양'의 구속에서 자유로워졌다. 단단한 기둥 모양이든, 녹아서 널빤지처럼 되었든, 모양과 상관없이 초는 '키브'다. 명수사를 붙였을 때 비로소 그 초가 기둥 모양이라는 게 명시된다.
그에 비해 명수사가 없는 영어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무언가를 가리키는 명사 자체에 모양과 관련한 정보가 담겨있다. 초 한 자루는 '어 캔들'인데, '캔들'이라는 명사는 기둥 모양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다.
곧 있으면 대선이라 17%의 고정표가 유동표를 모두 바꿀 수 있다는 다수결의 힘 파트도 흥미롭게 읽었다.
광차 문제도 많이 들었는데 인간이 아닌 AI라면? 하고 질문하니 새로웠다. 물론 자율주행차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레버를 쥔 인간 같은 로봇을 생각했다. 지역별로 다른 차이도 흥미로웠다.
계속 재밌었던 부분을 나열하는 것 같은데 22가지의 이야기가 있어서 그렇다. 유튜브를 보다 보면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는 영상이 있는데 그걸 모아둔 책 같다. 너무 많은 게 들어있어서 내 취향은 아니지만 과학 분야의 책은 넓고 얇게 보다 좁고 깊게 많으니 필요한 책이라 생각한다. 여러모로 재밌고 흥미로운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