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이라 그럴리가 없는데, 찐득찐득한 기분이었다. 아카리의 삶, 생각, 기분 모두 바닥 위에서 늘러붙어 있는 것 같았다. 이 아이는 늘상 다른 사람들처럼 일을 하고, 학교를 다니고 좋아하는 것을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있는데 왜 주변 사람들은 그녀를 눈쌀 찌푸리며 보게 될까. 사실 나도 그랬다. 덕후라던가, 팬심같은 걸 무시했다기보다 최애에 대한 그녀의 열정이 긍정적으로 보이진 않았다. 그럼에도 이 책을 놓을 수 없는 이유와, 그녀의 의의와 결국 상을 받은 이 책의 이야기는 세상에 캔디캔디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