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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도서] 로드

코맥 매카시 저/정영목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대중적인 듯 대중적이지 않은 『로드』

  요즈음 영화관에는 하나 건너 하나가 걸릴 만큼 미래를 소재로 한 영화가 많다. 그 미래에는 과학의 발달로 상상을 초월한 신세계도 있고 지구가 멸망하여 온통 파괴되고 아무것도 없는 황폐한 세상도 있다.
  미국의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며 서부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코맥 매카시의 『로드 』(코맥 매카시, 정영목 옮김, 문학동네 2008)는 지구가 멸망한 후 불에 타버리고 파도에 휩쓸려버린 회색빛 세상에서 살아남은 아버지와 아들이 그 세상을 살아내는 이야기이다. 『로드 』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듯 영화로 제작되었을 만큼 대중적인 소재를 갖고 있다. 그러나 로드가 진짜로 대중적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 작품은 간결하고 깔끔한 문체와 많은 대화체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읽기에 대한 동기부여를 확실하게 한다. 문학작품들의 문체는 대부분 만연체에 가깝고 더구나 외국 작품 속에는 어려운 이름의 등장인물들이 많이 나오지만 이 작품은 등장인물도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그 나머지이다. 그러나 간결한 문체와는 달리 읽어내는 호흡은 만연체를 읽는 것처럼 쉽지가 않다. 짧은 서너 문장은 마치 하나의 긴 만연체 문장같이 여러 번 읽어도 이해가 쉽지 않았다. 작가는 간결한 문체로 아주 세밀하게 모든 것을 묘사하고 있다. 고난과 배고픔, 위험으로 가득한 아버지와 아들의 여정을 굉장히 천천히 세세히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대중적인 소재에서 기대했던 긴박하고 빠른 사건의 전개는 없다. 중간 중간 겪는 사건 사고조차 너무 예상그대로이다. 그런 세상이라면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 않나요 하고 작가에게 반문할 것만 같은 사건들이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이 작품을 대한다면 이건 그냥 그런 일반 소설일 뿐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독자에게 굉장한 지구력을 필요로 하게 만든 후에 비로소 성취감을 준다. 그야말로 수박 겉핥기식으로 대중소설이려니 하고 대할 수 없는 것이다.
독자의 취향은 다양하다. 사건을 즐기는 사람, 심리적 공감을 얻으려는 사람, 하나하나 시각화하면서 읽는 사람, 천천히 행간을 즐기며 읽는 사람 등 다양하다. 로드는 이런 것들을 모두 충족시켜 주고 있음에도 어렵다는 것이다. 모두 다 있어서 일까? 그래도 이 책을 가장 즐길만한 사람은 시각화하면서 읽는 사람이 아닐까한다. 작가가 묘사한 것들을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작품은 호흡이 길어도 뻔 한 사건사고도 굉장히 긴박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로드가 영화화 된 것이라고 생각하게 한다. 영화역시 호불호가 강한 걸로 알고 있지만. 한마디로 말해 이 작품은 독서력이 없거나 일반적이고 평범한 대중들에게는 50페이지도 읽어내기 힘든 지루하고 힘겨운 소설이다.
『로드 』의 번역가는 정영목이다. 로드를 읽으면서 원작도 이렇게 힘겨운지 번역이 재미없는 건지 의문이 들었고 그제서 번역가가 누구인지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눈먼자들의 도시』가 떠올랐던 이유가 같은 번역가였기 때문이였나? 독자에 대한 친절에는 별 관심이 없는 번역자라고 자칭할 만큼 번역은 번역다워야 한다는 그의 인터뷰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눈먼자들의 도시가 떠올랐던 이유는 『로드』처럼 엉망진창이 된 세상에서 인간이 어디까지 망가지는지를 보여준 것이지 번역가의 문체 때문인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눈먼자들의 도시는 재밌게 읽었으니까 말이다.

  서평의 효과는 도서의 선택에 매우 크게 작용한다. 그것이 또한 서평의 역할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평은 독자에게 친절해야한다. 친절하다는 것은 솔직하다는 것이다. 어떠한 책을 어떻게 받아들이냐 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다만 선택에 방해를 해서는 안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로드 』를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유명한 국내외 저널과 인사들에 의해 강력한 호평과 추천을 받은 작품이라고 해서 과연 그 작품이 그 만큼 대단한 것인지 읽어봐야 알겠고 그 작품을 품는 독자의 그릇과 취향이 어떤지도 중요하다. 누군가에게는 별 볼일 없지만 누군가에게는 평생 책장의 한켠을 채울 수 있는 통속소설도 분명이 있을 테니까 말이다.  나의 독서력이 짧아서 코맥 매카시의 작품세계를 이해 못하는 건지도 모른다. 다만 이 책을 처음 접할 때 방해요소는 수많은 호평 때문에 갖게 된 기대감이었다. 만약 이것이 과제가 아니었다면 아마도 끝까지 그리고 세 번씩이나 읽지도 않았을 것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코맥 매카시, 임재서 옮김, 2008) 역시.

 

2014년도에 읽고 썼던 서평. 지금 쓰는 스타일하고는 완전 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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