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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아침

[eBook] 천 개의 아침

메리 올리버 저/민승남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찬사가 많았던 시집이었다.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읽으니 더 좋았다. 영문 원문 시가 번역본과 함께 있어서 두 시를 천천히 읽다보면 시가 스며드는 것 같았다. 맑고 아름다운 느낌.

시인은 오하이오에서 태어났으나 50여 년을 '프로빈스타운'에서 살았다. 시인은 그곳에서 맞은 수많은 이른 아침들을 시로 노래했다. 시인은 사람 뿐아니라 풀, 나무, 새, 물고기, 바위, 연못, 빗방울과도 교감하며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여겼고, 숲으로 들어가는 문은 신전으로 들어가는 문이며, 시는 세상에 바치는 찬사이고, 작은 '할렐루야'라고 했다.

시인만큼은 아니지만, 도심을 벗어나 나무들이 많이 보이기만 하면 내 눈빛과 표정이 바뀐다고 말해주던 선배가 있었다. 넌 나무를 정말 좋아한다고. 그랬다. 그때 전공을 바꿨어야 했는데...ㅎㅎ

적어 보고 싶어 한 편만 옮긴다.

<잘가렴, 여우야>

그는 나무 아래 누워, 그늘을 핥고 있었어.

안녕 또 만났네, 여우, 내가 말했어.

당신도 안녕, 여우가 말했어, 나를 올려다보며
달아나지 않고서.

넌 달아나지 않니? 내가 물었어.

그건, 당신이 우리에 대해 하는 말을 들었거든.
여우들에게도 소식이 돌아, 당신이 아는지 모르겠지만,

무슨 말을 들었다는 거지?

한 여자가 당신에게 말했지. ''사냥은 여우에게 좋은 거에요.''
그러자 당신이 물었지. ''어느 여우요?''

그래, 기억나. 그 여자는 발끈했지.

그러니 당신은 괜찮다고 내 책에 나와 있어.

네 책! 그건 내 책에 있었어, 그게 우리의 다른 점이지.

그래, 맞아. 당신은 삶에 대해 당신의 똑똑한 말들로
그 의미를 숙고하고 곱씹으며 야단법석을 떨지만,
우린 그저 삶을 살아가지.

아!

궁극적으로 삶의 의미를 알아낼 수 있는 존재가 있을까?
그런데 왜 그걸 알아내려고 그 많은 시간을 쓰는 건지.
당신은 야단법석을 떨고, 우린 살지.

그는 이제 늙은 몸이라 천천히 일어나서
어슬렁 어슬렁 걸어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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