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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7 <하늘에 갇히 새> 이미지로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




소년이 사는 마을은 동쪽에 커다란 해와 남쪽에 작은 해가 동시에 뜨는 마을이었습니다. 소년이 남쪽 언덕에 있는 앉아 있던 새를 처음 보았을 때는 깜짝 놀랐습니다. 처음에는 새인지도 몰랐습니다. 언덕 아래서 봤던 새의 엉덩이는 집 채 만한 먼지덩어리 같았으니까요. 가까이 가서 보니 크기는 컸지만 아직 털갈이를 하지 않은 부드러운 회색 털에 어린 새였습니다. 어깨를 움추린 동그란 모습이 굴리다 만 눈사람의 일부처럼 보였습니다.

   

새는 골똘히 생각에 빠졌는지 소년이 가까이 다가온 것도 몰랐습니다. 작은 해가 지기 시작하자 언덕은 노랗게 물들었습니다. 작은 해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고개를 들자 새는 서있는 소년을 발견했습니다. 숲 속에 나무를 심고 살던 소년은 이 커다란 새가 맘에 들었습니다. 

“배고프지 않아?”

소년이 새에게 물었습니다. 새는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소년은 새의 눈을 바라보고 앞장 서서 걸어갔습니다. 새는 그 뒤를 따랐습니다. 


소년이 사는 숲은 풍요로웠습니다. 소년은 먹어도 되는 은빛 나무와 초록색 연못을 알려주었습니다. 겨울이 두 번 지나는 동안 새는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보송한 털은 모두 빠지고 곧고 튼튼한 깃털이 돋았습니다. 새가 날개를 펼치면 언덕 너머까지 날아갈 수 있었습니다. 소년은 무럭무럭 커져가는 새를 보며 흐뭇했지만 걱정도 되었습니다. 함께 지내는 동안 새가 은빛 나무를 절반이나 먹어버렸거든요. 이렇게 나가다가는 은빛 숲이 없어질 지경이었습니다. 소년은 새에게  하루에 열아홉 그루만 먹기를 부탁했습니다. 새는 소년의 규칙을 따랐지만 양이 차지 않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작은 해를 먹게 된 것은 우연이었습니다. 

새는 멀리 달기보다는 높이 날아오르고 싶었고 어느덧 올려보았던 작은 해가 바로 옆에 있는 게 아니었겠습니까? 작은 해를 가까이서 보니 올려다 보는 것보다 더욱 빨갛고 탐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정말 맛있어 보였습니다. 


새는 망설임 없이 해를 꿀꺽 삼켰습니다. 새는 높이 올라오는 동안 더욱 배가 고파졌고, 소년이 작은 해는 먹지 말라고 한 건 아니었으니까요. 해를 목구멍 삼키자 목이 뜨끈해지고 위장은 따끈해졌습니다. 날갯짓을 하지 않아도 몸이 둥둥 떠있자 새는 깜짝 놀랐습니다. 처음에는 날갯짓을 하지 않아도 되자, 구름처럼 편했습니다. 하지만 삼 일이 지나도 몸은 여전히 하늘에 박혀 있자 새는 소년과 은빛 나무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몸이 무거워지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작은 해는 먹지 말라고 경고를 하지 않은 소년이 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삼 일이 더 지나자 새는 작은 해를 뱉어보려고 갖은 노력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새는 하늘에 콕 박혀버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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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