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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가을 2022

[도서] 소설 보다 : 가을 2022

김기태,위수정,이서수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소설 보다 가을 2022'

 

 

'소설 보다' 시리즈 중 가장 마음에 들었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세 편 모두 내 단편소설 취향에 딱 맞았는다고 할까.

 

이번 가을호에 실린 세 편의 단편은 다음과 같다.

 

전조등 - 김기태

오후만 있던 일요일 - 위수정

발 없는 새 떨어뜨리기 - 이서수

 

이 중 위수정 작가님의 글은 '소설 보다 봄 20200'에서 '아무도'라는 단편으로,

그리고 북클럽문학동네 2021년 송년키트로 받았던 '2022년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젊은 작가3'에서 '풍경과 사랑'이라는 단편으로 만났었기에 그 이름이 익숙한듯 다가왔다.

 

 

 

이번에 '소설 보다 : 가을 2022'에 선정된 세 편의 단편을 읽은 느낌은 다음과 같다.

 

전조등 - 김기태

 

모범생과 같은 삶을 살아온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누군가의 부모가 자녀에게 기대했을만큼, 딱 그만큼 더도말고 덜도말고 너무나 적당하고 모자람 없이 성장하고 사회에 자리를 잡아가고 인생을 살아가는 주인공은 어찌보면 너무 평면적이어서 재미없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너무나도 평범함이 있기에 더욱 공감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평범함과 안정감이 돋보이는 주인공이지만 결국 이로 인해 나머지 반쪽을 만나는데는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전조등이 켜지고 어둠이 쌓인 도로에서의 프로포즈는 모든 평범한 일상이라는 호수에 잠시 파동을 일으킨 사건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그녀를 만나고 아이를 낳고 다시 평범함과 안정감을 유지해가는 삶을 지속하게 된다.

이 작은 파동은 많은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고요함 속의 파동이 있기에 다시 고요함과 안정감이 되돌아오고 다시 순환할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오후만 있던 일요일 - 위수정

 

주인공 원희를 중심으로 시모와 딸 그리고 남편의 이야기가 맴돈다. 얼굴에는 나이를 감출 수 없고 딸은 넷째를 출산하려 한다. 시모는 치매로 요양원에 있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누군가의 팬클럽 멤버이고 무엇인가를 열정적으로 좋아하기도 한다. 그것은 그의 남편도 마찬가지이다.

시간의 흔적이 몸에서 나타나고 그 흐름이 시모와 같이 종착역이 멀지 않음을 엄습하기도 하지만, 마음만은 아직은 아니다. 그럼에도 세상은 그렇지가 않다. 글 중에 젊은 여자가 내뱉은 '존나 추해'.

이 말이 원희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졌을까, 글로 표현되지 못한 나머지 부분을 상상해 본다.

시모도 요양원에서 치매로 인해 젊은 시절의 자식에게 드러내지 못했던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 또한 마찬가지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소설 속의 '불협화음'처럼 우리에게 다가온다. 외부로 드러나는 모습과 우리의 마음과의 불일치는 결국 누구나 겪어갈 모습이지만, 그 모습들을 위수정 작가님은 이 짧은 단편으로 너무 잘 표현해내지 않았나 싶다.

 

발 없는 새 떨어뜨리기 - 이서수

 

코로나19로 세상이 멈추었던 시절, 당근을 통해 만난 사람들이라는 관계 설정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수미 언니는 이 모든 관계의 중심체이면서 나눔을 해 준 인물이다. 그리고 주인공인 나와 가장 많은 사건이 얽히는 사영은 코로나 시기에 응급실 간호사이다. 주인공은 글을 쓰며 배달일을 하는 프리랜서로 불안정한 경제적 사정으로 사영이 은근히 부럽다. 이런 이들의 관계는 다소 냉소적으로 흐르지만 왠지 사영과의 관계는 그렇지 못하다. 무언가를 거부하는 것도 받아들이는 것도 쉽지 않은 이들이 가진 꿈은 어찌보면 도시생활과 대비되는 반대편의 그림자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 이상향을 그래도 남겨둘지 아닐지는 마지막까지도 궁금하게 만든다. 이들은 과연 발을 내딪고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발 없는 새와 같은 젊은나날의 고민들이 녹아들어 있는 이 단편은 묘하게 앞의 단편과도 함께 생각하게 해준다.

★ 책의 내용 중에서 ★

 

그는 중요한 말을 또박또박 하려 했는데 목이 메었다. 그녀가 손가락을 내밀었다. 반지가 조금 헐거운 것 같았다. 그녀가 말했다. "자기 울 줄 아는 사람이었구나." (전조등 - 김기태)

 

마치 다른 세계를 보고 있는 듯. 문득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슬픔이 깊은 통증이 되어 올라왔다. 눈물이 쏟아졌다. 터져버린 눈물은 멈추지 않았고 원희는 아이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고통스러웠다. 원희는 손을 떨며 불협화음의 볼륨을 높였다. (오후만 있던 일요일 - 위수정)

 

그 아파트를 직접 보고 싶지 않다는 걸 군산에 도착해서야 깨달았다. 그 아파트는 최후의 보루 같은 것이어서 절대로 실망하고 싶지 않았다. 직접 보지만 않으면 내 마음속에서 영원히 래미안보다 멋진 아파트로 남아 있을 것 같았다. (발 없는 새 떨어뜨리기 - 이서수)

 

언제쯤, 어디에 발을 내릴지 모른다는 것은. 일단 발을 내려야 그다음을 떠올릴 수 있을 테니까.(발 없는 새 떨어뜨리기 - 이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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