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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도서] 데미안

헤르만 헤세 저/전영애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꿈이었는지 뭔진 기억 안 나지만 꿈이라고 할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일이 하나 있었는데, 이거 따라하려고 옛날에 가만히 있던 적이 있었다.

 

근데 등에 정도의 곤충이 날아와서 얼굴로 기어가고, 가만히 있었는데 귓속으로 들어가버리는 것이었다 ㅋㅋㅋ 정확히 그 이후 귓속에 무지막지한 염증이 생겨서 난리가 났는데, 그 때 사람이 아무거나 책에 나오는 내용을 무작정 따라해서는 안 된다는 걸 느꼈다. 당시엔 베토벤을 떠올리며 엄청난 무서움에 사로잡혔었는데, 그래서 베토벤 곡을 듣다보면 크게 쿵쾅거리는 대목에서 지금도 움찔하는 면이 있다.

 

"그렇게 할 수는 없어. 인간에게는 남을 조종할 수 있는 자유 의지가 없어. 목사님이라도 말이야. 다른 사람 쪽에서 내가 원하는 생각을 할 수도 없거니와 내 쪽에서 원하는 것을 그가 생각하게 만들 수도 없어. 하지만 누군가를 잘 관찰할 수는 있지. 그러면 그 사람이 종종 무얼 생각하는지, 혹은 무얼 느끼는지 꽤 정확하게 알아차릴 수 있어. 그러면 그가 다음 순간에 무얼 느끼는지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어."

옛날에는 왜 이딴 책을 이렇게 열심히 읽는지 신기했는데 전 지금 보니까 왜 데미안을 반복해서 읽었는지 알겠다. 특히 이 대목은 아직도 내 인생 명언이라고 해도 될 정도이다. 이 구절 읽을 땐 정말 여기서 감동을 받고 아 이렇게 하면 내가 힘든 게 해결되겠구나 그런 생각과 함께 빛이 보였던 듯했다. 학교가 너무 힘들었거든. 대부분의 사람들이 싱클레어에겐 데미안이라는 조력자가 있으니 그렇게 좋아질 수 있었고, 무언가가 가능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하는 듯하다. 그러나 나는 데미안보단 빨강머리 앤 보고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듯하다. 데미안은 되고 싶은 사람이란 느낌이 강했고. 아직도 데미안 같은 인물이 되고 싶다. 어떤 사람은 책 한권으로 사람을 계몽시킬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는데, 데미안은 사람이 바뀔 수 없다고 여기서 말하는 듯하다. 관찰당한단 느낌이 강할때 잠깐 바뀌고 그뿐. 어릴 때는 이게 그냥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인 줄 알고 집중력만 줄창 연습했지만, 나머지가 안 되어 학교에서의 괴로움은 지속되었다. 뭐, 관찰하려면 쳐다보는 것부터 연습하는 건 맞지만. 

 

소녀들은 상냥하고 정중한 태도와 아첨만을 바라는데 그거야 실로 귀엽긴 하지만 진짜는 아니라고 했다. 성숙한 여자들한테서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고 그들이 훨씬 더 똑똑하다는 것이다.


사실 데미안은 내 성적 취향을 자리잡게 하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이때부터 어머니를 보는 눈이 달리 보이고 나이든 여성 중에서도 성숙한 여자를 가려내는 눈이 생겼으며 심지어 내가 나이가 들었음에도 이번엔 2D에서 성숙한 여성을 찾게 되더라. 좋던 싫던 첫사랑이었던 분도 경험많은 분이셨으니... 생각해보면 이걸 청소년 권장도서라고 추천하는 닌겐들이 데미안 정말 제대로 읽었는지 궁금한 부분 ㅋㅋㅋ 자세히 보면 이거 처음부터 끝까지 누님 찬양인 책인데.

 

최근에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한 번 다 읽게 되어 너무나 행복했다. 그런데 이 책에도 니체가 있었군. 이 대목에서부터는 별로 감흥이 없어서 대강 읽었었는데, 이렇게 니체를 만나게 될 것도 운명까진 아니지만 인연인가 보다.

사랑인 것 같으면서도 사랑이 아닌 것 같고, 철학인 것 같기도 하면서 동시에 철학이 아닌 것 같은 그런 오묘한 분위기가 매력적이었음. 아예 소설 자체가 아브락사스인듯. 처음 이 책을 접할 땐 이 결말에 강한 반발심이 생겨서 덮었는데 둘의 관계는 요즘의 썸이라고 하는 그런거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사랑보다 더한 어떤 게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그런데 어쩌면 싱클레어는 에바부인보단 데미안을 사랑했던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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