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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도서] 비

마르탱 파주 저/발레리 해밀 그림/이상해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나는 빗물이 우산을 내리찍는 소리를 좋아하는 편이다. 소리는 다르지만, 당연히 눈도 좋아한다. 

 

그러나 이런 소리에 남정네들은 눈을 번뜩인다. 자신이 군대에서 얼마나 힘들게 삽질해왔는지 알릴 찬스라 생각하는가 보다. 어떤 사람은 '악마의 똥가루'라는 심한 소리까지 한다. 이 정도로 욕을 먹으면 하늘에서 떨어지는 어떤 형태의 물이라도 불쌍할 지경이다. 말이 씨가 되었을까. 우리나라는 이제 황사에 뒤덮여 비 같은 비도 내리지 않는 국가가 되었다. 삼한사온도 자연스레 옛말이 되었다고나 할까.

당연히 자가용을 지닌 사람은 비와 눈 둘 다 싫어한다. 그러나 요즘 뉴스에서도 밝혀졌듯이, 교통사고는 비와 눈뿐만 아니라 도로의 낙후함 그리고 어느 정도 운전자의 부주의와도 관련되어 있다.

 

생각해보면 비나 눈을 싫어하는 걸 넘어 욕을 하는 사람들은 예정이 틀어지거나 하는 걸 싫어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이런 사람들은 경험상 남들이 쉬는 꼴을 못 보며, 자신도 그런 삶을 산다. 그래서 비가 올 조짐이 보이면 짜증을 내고, 몸도 괜히 아파오는 것 같다. 더불어 사람을 용서할 줄도 모른다. 물론 이건 자기 자신도 용서하지 못하는 행위라고 본다.

 

무정부주의자들과 동맹한 비는 우리의 열정을 울타리 안에 가두는 정부와 기업의 계획들을 무산시킨다. 그것은 음악축제, 불꽃놀이, 혁명 기념일 퍼레이드, 올림픽 대회를 망쳐놓는다. 신나는 일은 벌어지겠지만, 몇 달 전에 세운 전략대로는 아니다.

(...) 비가 내리면 스포츠가 흥미로워진다. 축구선수는 균형을 잃고 넘어지기 일쑤고, 근육질의 몸은 서툴지만 아름다운 동작을 취한다.

 

 

보통 걸으면서도 책을 읽는다. 


예전엔 비가 올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요새는 팟캐스트도 듣다보니 아예 팟캐스트를 들을 기회를 만들기로 했다. 비가 오는 밖을 걸을 때면 아무 책도 읽지 않고 방송만 듣는 것이다. 대체로 걷는 데에만 집중한다. 그러다보니 비가 오면 좀 쉬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우리나라는 태풍이 와도 폭설이 와도 학교를 가야 하는 기이한 국가이다. 그런 곳에서는 비나 눈이 와도 햇빛을 못 받아 우울하기만 한가 보다. 나만의 휴식이라 할 만한 걸 그 때 만들어 놓으면 어떨까 싶다.

 

태양, 그것은 텔레비전이다. 그 전파에 홀린 우리는 우리의 삶,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 사야 할 새로운 것들을 넋 놓고 바라보는 시청자들이다. 오로지 비만이 우리를 행위자로 만든다. 태양은 우리를 감옥에 가둔다. 그 광선들은 창살이다. 

 

 

 

요새는 핸드폰과 노트북으로 바뀌었지만, 크게 변하진 않는 것 같다. 어두운 장면이 너무 많이 나오는 드라마는 잘 안 보이고 보기가 불편하니 밝은 장면이 나오는 드라마만 만들어 올리겠다는 콘텐츠까지 나오는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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