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가 닥치기 전까지, 박씨는 그래도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었다. 그가 가진 것이라고는 동네 어귀에 있는 작은 가게였지만, 남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수다스러운 부인과 초등학생과 중학생인 두 아이, 이렇게 넷이 살기에는 넉넉했다. 그래서 처음 IMF라는 말을 들었을 때, 고작 알파벳 세 글자가 그런 엄청난 결과를 불러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다. 언제나 그냥 나랏일은 정치가들이나 하는 것이고, 자기 같은 소시민은 그냥 일만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경제가 어렵다고 했을 때 '설마 어려워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