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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도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한비야...

솔직히 난 그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녀에겐 세상이 너무 쉽다

아니, 세상은 늘 그녀 편이라서 샘이 난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난 늘 세상 일에 치여 힘이 들어 죽겠는데,

그래서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숨이 차는데

그녀는 늘 이 세상 구석 구석이 아름답고, 어딜 가던지 자신이 사랑받는다고 말한다

게다가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은 너무 좁아서 답답하다고 외친다

난 부천에서 강남을 오가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란데

그녀는 지구를 뱅글 뱅글 몇바퀴나 돌고 나서도 또 다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고 외친다 ㅡㅡ;

이런~ 그럼 난 뭐란 말이야?!

 

뭐... 이런 저런 핑계로 늘 베스트셀러 자리에 올려져있는 한비야의 책을 애써 무시했었다

모험이나 탐험 같은 것과는 거리가 먼 나의 성격도 한몫했지만,

어찌 보면 뻔한 얘기들은 TV를 통해 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그리고 난 구호 활동, 유니세프 등의 단어들은 내 처지 안에 두고 싶지 않았다

내 코가 석잔데 어설픈 동정심에 흔들려 적자를 겨우 면하고 있는 나의 가계활동에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는

얇팍한 이기심이 서슴없이 작용한게다

 

이렇게 눈가리고 아웅~ 하던 내게도 올 것이 왔다

결국 그녀의 책을 손에 들게 된 것...

처음엔 오기가 발동해서 였다

흥~ 얼마나 감성에 호소했는지 한번 볼까?

그녀가 전하는 메시지는 의외로 강했다
같은 여자이기 때문에 더 크게 다가왔는지도 모른다
같은 여자이지만 나와는 너무 다른 사람...
나중에 붙여진 이름은 여리지만 타고난 천성은 그 누구보다도 강건한 사람...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

물론 열심히 해봐도 안되는 일이 있다

하지만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면 적어도 후회는 없는 것이다

세상에는 하고 후회하는 일보다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일이 훨씬 더 많은 법이니까...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일...
정말 많다
~했어야 했는데... 이럴 줄 알았음 ~하는 건데...
하루에도 수십번씩 과거에 관한 가정형 문장을 만들고 산다
하고 후회하는 일,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일...
어차피 후회하는 건 똑같은데 뭐가 그리 다를까 싶어서 늘 시작도 안하는 나...
 
하늘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바라는가?
그러면 봄에 감나무를 심어야 한다
그리고 여름 내내 물을 주고 퇴비도 주며 잘 살펴야 한다
그런 공을 들여 가을에 감이 탐스럽게 열리면
그 때  그 나무 밑에 않아 있어야 비로소 감이 떨어지는 거다
만약 봄, 여름에 애쓰지도 않았는데
어느 날 그 밑에 앉아있다가 감을 얻었다면
당연히 그 감은 내 감이 아니다
 
난 감이 떨어지기를 바라고 나무 밑에 앉아있는 스타일은 아니다
난 누군가가 떨어지는 감을 받아 손에 쥐어주기 까지 해야 못이긴 척 먹는 공주다 ㅡㅡ;
봄, 여름 내내 남들이 잘 키워내고 있는 감나무를 부러움에 가득 차 쳐다만 보고 있다가
가을에 수확을 하고 마음까지 부자가 된 그 농부가 인심을 쓸 때 까지
결국 손가락 하나 까딱 안하는 게으른 공주였던 것이다
 

길을 모르면 물으면 될 것이고, 길을 잃으면 헤매면 그만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지도란 없다

있다 하더라도 남의 것이다

나는 거친 약도 위에 스스로 얻은 세부 사항으로 내 지도를 만들어갈 작정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늘 잊지 않는 마음이다

한시도 눈을 떼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을 향해 오늘도 한 걸음씩 걸어가려 한다

끝까지 가려 한다

그래야 이 길로 이어진 다음 길이 보일테니까...

 

"그래! 결심했어! 떠나보는 거야!!"
이렇게 굳은 결심을 하고 내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네이버에서 가장 자세하고 보기 쉬운 지도를 구하는 일이다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이 어디인지, 얼마나 멀리 떠나고 싶은지, 그 곳에서 보고 싶은 건 무엇인지...
가장 중요한 것들은 아무렇지 않게 접어두고
나와는 성별도, 성격도, 취향도 전혀 다를지 모르는 누군가가 
자기 나름대로 만들어 놓은 맛집 정보나 가볼만한 곳에 대해 꼼꼼히 체크해 본다
때로는 그것도 귀찮아서 추천 일정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우도 있다
도대체 누가 떠나는 여행인가?
나? 아님 지도를 만들어 둔 그 사람?
 
한가지 분명한 건 난 너무 수동적이었다는 거다
난 모자라고 가진게 없어서 능동의 힘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럼 그녀는 가진게 많은 사람?
글쎄...
과연 그럴까?
적어도 난 그녀보다 젊고,
그녀보다 꼼꼼하며,
그녀보다 논리적이다
그러니까 가진 것이 많고 똑똑한 사람만이 능동의 힘을 가진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그녀는 자신의 실패나 모자람을 가엽게 여기지 않는다는 거다
내가 자기 연민에 빠져 우울해 하고 있을 때
그녀는 넉넉치 않은 재주라도 좀 더 효과적으로 쓰일 데가 없을까를 고민하는 부지런함을 지녔던 것이다
그녀는 말한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고...
남들이 그려놓은 지도에 연연하지 말고 과감히 벗어나 나만의 지도를 다시 그리라고 충고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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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ddk8707

    잘쓰신것같아요 저도 읽어봐서 왠지 공감이..

    2008.05.15 17:05 댓글쓰기
  • 주황그네

    멋진 리뷰인데요^^

    2008.05.15 19:23 댓글쓰기
  • 예스블로그 예스블로그

    이번 주 '이 주의 리뷰'에 선정되셨습니다. 안내 쪽지 드렸으니 확인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8.05.20 18:46 댓글쓰기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