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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19010181

 

범우사르비아문고와는 달리 과거 학원사 한권의책 시리즈는 표지들이 상당히 예쁘고 컬러풀했습니다. 이 책도 (제 눈엔) 여전히 그러며, 표지 버프를 받기라도 하는지 등장인물들도 매력이 넘칩니다. 

 

사실 <상록수>는 이미 근대의 물을 상당히 먹은 시대라서, 지난주에 리뷰했던 신소설류와는 달리 문체도 답답하지 않고 이야기 전개도 시원시원합니다. 결정적으로, 우리가 모두 알듯 주제의식과 인물들의 지향이 너무나도 빤하게 정해진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막상 실제로 읽어 보면 그리 신파조가 아니며 (앞에서 말했듯) 캐릭터 채영신과 박동혁도 그리 판에 박힌 성격이 아닙니다. 물론 둘 다 우국충정과 사명감, 계몽적 민족주의에 쩔어 있는 영혼들이지만 둘이서 티키타카를 벌이기도 하는 등 생각외의 면모를 보여 줍니다. 

 

여기서도 어느 "신문사"의 주도로 두 남녀가 운동에 뛰어드는 발단인데, 일단 채영신의 진취적이고 활달한 면모부터가 매력적이고 독자들의 흥미를 자아냅니다. 이 소설이 1935년도에 창작되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놀랍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동아일보에 연재되었는데 동아일보가 주도한 건 (러시아의 선례를 따) 브나로드 운동이었고, 조선일보 측에서 벌인 건 문자보급운동이었죠. 사실 후자는 당대 기준 영향력이나 인지도가 전자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데도 양사의 경쟁의식 때문에 근자에 와서 더 홍보된 면이 없지 않습니다.

 

소설을 보면 채영신이 스트레스를 받아 암 같은 걸로 죽은 게 아니라 각기병이라고 병명이 명확히 나와 있습니다. 사실 각기병은 빈곤으로 인한 영양부족도 영양부족이지만, 원래 도정된 곡류를 섭취하는 문화권에서 빈발하는 질환입니다. 피부가 본디 검은빛에 가까웠던 인류가 동아시아인이나 코카서스인종처럼 되기도 한 건 널리 특정 영양분의 부족 때문이며 이것이 농경혁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주장이 유력합니다. 

 

원작 소설과는 달리 해방 이후 이를 영화로 옮긴 작품은 눈뜨고 보기 민망할 만큼 평면적이고 신파풍이므로 안 보시는 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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