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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기의 역사

[도서] 금융투기의 역사

에드워드 챈슬 저/강남구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오늘날처럼 고도로 발달한 형태는 아닙니다만 고대 로마에서도 원시적인 꼴의 금융은 있었으며 금융이 있는 곳에 반드시 투자, 혹은 투기도 존재했습니다. 이 책은 고대 로마의 "투기" 사례까지 비교적 자세히 소개하는 점이 특이합니다. 

 

투기의 고전적인 형태는 물론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튤립 버블입니다. 네덜란드는 좁은 나라이며 국민 대다수가 고부가가치 산업, 심지어 농업이라고 해도 고가의 환금 작물을 재배하곤 했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엄밀히 말해 플랑드르는 벨기에에 속하지만 소년 네로나 그의 이웃들처럼 고지식하게 농업 노동에 종사했던 이들이 네덜란드의 전형적인 국민상은 아니었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책에는 1690년대의 주식회사 설립 붐이 소개되는데 애초에 작은 돈만 출자해도 모험 사업의 이익 분배에 참여할 수 있게끔 하려는 게 그 의도였습니다. 와 그 예전에 주식회사가 존재했으며 주식, 증권이라는 게 있었다니 하고 놀랄 수 있지만 국민성 자체가 투자, 투기에 민감했기에 이런 게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주식회사라는 게 말만 번드르르하게 하고 실제로는 소액 투자자를 등쳐먹는 짓거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저 국민성이 투자를 좋아한다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고, 엄격한 공시 감독 시스템이 있건 없건 간에 사회적 신뢰가 존재해야 이런 제도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투자를 좋아해도, 그 사업으로부터 얻은 이익이 정직하게 분배가 안 된다면 무슨 믿음으로 출자를 하겠습니까? 사실 그래서 한국 주식이 외인 투자자들에게 저평가를 받는 겁니다. 배당을 잘 안 해 주니까요. 또 이런저런 지배구조상의 모순으로, 내가 투자한 사업회사의 이익이 그저 수상한 경로로 지주회사에 막 빨려들어간다는 의심이 해소가 되어야 합니다. 거버넌스라는 가치를 요즘 SK 회장이 막 강조하고 이러는 것(며칠 전 뉴스)도 외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의도가 큽니다. 

 

우리 국민들은 요즘 동학개미운동이다 뭐다 해서 주식에 투자를 많이 합니다만, 1990년대 일본인들이 무조건 남는다면서 부동산 투자를 하다 버블이 꺼지는 바람에 엄청난 부를 날린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최근 옵터머스 사태도 굉장히 불길한 조짐일 수 있습니다(사기하고 버블 붕괴는 생각보다 차이가 적을 수 있습니다). 같은 버블이라고 해도 1840년대 미국 철도 버블은 그나마 피해자가 적었습니다. 우리는 철도 부설 당시 소농들이 억울하게 토지를 수용당한 사례만 떠올리지만 수상한 경로로 폭탄돌리기를 당한 소액 투자자들의 피해도 잊어서는 안 되겠죠.

 

최근 짐 로저스라는 투자자가 한국의 버블을 경계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유명한 누군가가 무슨 말을 한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투자에 대해 1도 모르면서 번 돈을 함부로 써 대는 게 위험합니다. 무슨 노름이나 장난을 하듯이 눈감고 주식 투자(...)를 하는 모습을 보면 기가 찹니다. 공부 없이 요행으로 거금이 벌리는 경우가 과연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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