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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디지털 BEYOND DIGITAL

[도서] 비욘드 디지털 BEYOND DIGITAL

폴 레인원드,마하데바 매트 마니 저/PwC 컨설팅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IT 혁명 이래 기업에게 중요한 건 기술이라고 다들 평가했습니다. 구글 역시 빼어난 검색 기술을 통해 최고의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고, 예전의 중후장대 산업과 달리 적은 인력만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구조라야 이제는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 저자들은, 모두가 디지털 혁신에 적응한 지금, 기술만으로 과연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합니다. 디지털 그 너머를 추구하는 단계를 "비욘드 디지털"이라 이름짓고, 비욘드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조건은 무엇이겠는지를 묻습니다. 그 답으로 요약되어 제시된 건 "기술 차원이 아닌 역량의 구비"입니다(p16). 역량이 그럼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한 마디로 대답하기 어렵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뛰어난 역량으로 무장한 기업들이 독보적이고 지속성 있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잇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무나 다 따라할 것 같으면 누가 글로벌 일류 기업이 못 되겠냐는 뜻이겠습니다. 


 

저자들은 현재의 상황 변화를 가져온 세 가지 요인을 다음과 같이 꼽습니다. 1) 수요 혁명 2) 공급 혁명 3) 경영환경 변화. 이 셋 중에서 기업 경영자를 어렵게 하는 건 특히 세번째 팩터입니다. 과거에는 그저 기업의 수익 창출과 증가를 위한 부문만 신경 썼으면 충분했습니다. 현재는 그렇지가 않아서, 시민사회의 평판,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어느 정도나 기여하는지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 거버넌스에 대한 올바른 참여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고려되며 이를 소홀히한 기업은 더 이상 수익조차도 올바로 창출하기 어렵습니다, 이를 두고 저자들은 ESG라는 새로운 표준이, 기업들이 준수해야 할 새로운 규범으로 확립되어 가는 것으로 보며 또 이것이야말로 기업 역량 강화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는 듯합니다. 

 

똑같은 상품이라고 해도 포지셔닝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매출과 수익의 규모가 크게 달라집니다. 포지셔닝을 포함해 기업은 전체 시장 구조 속에서 자신의 개성과 정체성을 소비자 상대로 어떻게 어필하느냐를 놓고 근원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게 저자들의 주장입니다. "경쟁사가 흉내를 내지 못하게 해야 한다(p60)." 과거에는 거대 시설을 구축하고 이른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진입 장벽을 만들었다면, 요즘은 이처럼 구조와 사업모델의 독창성으로 무형의 강력한 진입 장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겠습니다. 여기서 저자들은 "역량"의 구체적 내용으로 "기술, 지식, 데이터, 능력, 프로세스, 조직 모델, 문화 등이 모두 결합된 것"이라 설명합니다. 

 

"창의적인 에너지를 모아 그 대부분을 새로운 포지셔닝에 집중시키는 것"이 기업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저자들은 말합니다(p83). 이 책에서 매우 자주 강조되는 개념 중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건 "포지셔닝"인데 성공적인 포지셔닝이 일단 이뤄지면 기술 자체의 참신성과 혁신성에 과하게 집착할 필요도 없다는 뜻으로 들립니다. 할 수만 있으면 혁신의 극한까지 기술을 발전시키는 게 옳겠으나 어디 그게 쉽겠습니까. 경영이란 현실적 한계, 자원 동원과 자본 조달의 한계 안에서 이뤄지는 활동이니 말입니다. 특히 "포지셔닝은 독보적이어서 우리 기업이 없어지면 시장에 공백이 생기는 것이라야 한다(p83)"라는 말에서 저자들의 관점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잘 엿볼 수 있습니다. 

 

저자들은 p122 같은 곳에서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예를 드는데 제주 등에 혁신, 첨단 병원을 설립하려 드는 요즘 한국에서도 이를 참고해야 할 이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조직 전체의 실행 방식과 역량을 강화시키는, 생각지도 못한 성과를 가져온(p123)" 혁신 중 하나는 역학습이라고 합니다. 역(逆)학습은 reverse learning이라는 것으로서, 중동 최고의 의료센터로 꼽히는 아부다비 지점에서의 성공 사례를 통해 역으로 본점에서도 조직 내에 혁신의 결과를 확산시킨 과정을 뜻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일일 문제 해결 회의 등 여러 개의 디지털 툴(tool)입니다. 

 

고객에 대한 독보적인 인사이트를 갖추는 것도 핵심 역량으로 꼽힙니다. p138에서 저자들은 "그저 고객 인사이트를 갖추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은데, 이런 건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럼 어떠해야 하는가? 그 인사이트가 남이 함부로 따라할 수 없는 독보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데이터의 단순한 수집으로는 이것이 달성되지 못하며, 조직 내, 혹은 경쟁 생태계 전체, 혹은 직접 고객으로부터, 이런 인사이트를 지속적이고 구체적으로 얻기 위해 애써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건 고객과의 신뢰 구축이라는 게 저자들의 주장입니다. 하긴 신뢰가 구축되어야, 고객으로부터 생산적인 피드백이 이뤄지고 더 정직한 데이터가 쌓이지 않겠습니까. 

 

이상은 기업 외적인 부문으로부터 혁신과 변화를 꽈하는 방법론이었으며(p163), 기업은 또한 내적인 방향으로부터도 꾸준히 변신을 도모해야 합니다. 어쩌면 자신의 내부를 객관화하며 가감없이, 또 필터링 없이 들여다보는 이 시도가 외부에의 관찰보다 더 어려운 작업일 수 있습니다. 성과 지향적 팀(p179)은 다음의 네 가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저자들은 말합니다.

 

1) 장기적 유지
2) 차별화 역량의 구축 업무를, 풀타임으로 또 메인 업무로 맡김
3) 자체 자원 확보(타 부서 의존 자제)
4) 고위 임원 배치를 통한 조직 내 중요성 도모. 

 

특히 이 챕터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건 커머셜 트랜스포메이션인데,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말 그대로 기업은 과거의 효율적이고 생산적이었던 방식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에 독자들이 주목해야 할 듯합니다. 책에서는 대표 사례로 마이크로소프트와 일라이릴리를 듭니다. 댄 스콘브론스키라는 R&D 혁신 공동리더는 일라이릴리의 이런 나쁜 조직 습성을 일신한, 성공적인 CEO의 대표로 논의됩니다. 아 논의가 p238까지 이어지는데 아마도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케이스스터디인 듯했습니다. 어떻게 타성에 젖은 한 조직이 정반대의 지향성으로 거듭나는지 소설보다 더 흥미로운 과정이 묘사됩니다. 일라이릴리뿐 아니라 MS의 장 필립 쿠르트와 역시 성공적인 리더의 표본으로 소개되며, 그 외에 한때 위기를 맞았던 필립스나 히타치의 사례도 재미있게 분석되는데 필립스 사례는 다른 경영서에서도 여러 차례 다뤄지곤 했습니다. 


 

인재의 중요성은 어느 기업 어느 시대에나 결코 소홀히 다뤄질 수 없습니다. 앞서 나왔던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예가 내부 역량 강화 단원에서도 다시, 다른 각도에서 상세히 제시됩니다. 이 경우에도 여전히 중요한 건 직원들의 경영 참여입니다. 주인의식을 갖고 창의성과 시야가 강화되고 넓어진 직원들은 더 이상 수동적으로 명령만 수행하는 존재가 아니며 의사결정의 매 프로세스마다 기여를 할 수 있고 또 기여를 해야만 합니다. 사실, 현장에서 문제를 직접 다뤄 본 직원만큼 문제의 심각성과 해결 방도를 일찍 눈치챌 만한 이들이 또 있겠습니까. 

 

리더십이 언제나 패러독스를 안고 있음은 경험적으로, 또 이론적으로 이미 증명되었습니다. 이 이슈를 해결하려 들면 저 이슈가 걸리고, 하나의 목표가 달성되면 다른 목표에 지장이 생기곤 합니다. 책에서는 p279에 이러한 패러독스의 구조를 표로 정리해서 독자에게 설명합니다. 이러한 패러독스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CEO는 "강직한 정치인", "기술에 밝은 휴머니스트", "겸손한 영웅", "전통에 밝은 혁신자" 등의 바람직한 상(다소 역설적이지만)을 이미 달성해 가는 것입니다. 

 

아무리 변화가 극심한 환경이라고 해도 변화하지 않는, 언제나 적용 가능하고 효과를 발휘하는 원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것이 기술 완성도보다 더 중요한 것이며 또한 혁신의 본체입니다. 변하지 않는 경영상의 진리와 규범, 비결에 대해 저자들은 풍부한 사례 연구와 쉽고 명쾌한 진단을 통해 독자들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무엇이 본질인지를 모르는 멍청한 CEO의 손에 조직이 맡겨지면 그 기업은 당장이라도 침몰하고 말 운명인 것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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