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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환 작가님은 역시 지난시절 다양한 소재를 통해 소설을 창작한 인기 작가였고 현재는 기독교 성경, 유교 경전 등을 모티브 삼아 젊은 독자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들려 주는 분입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바람의 도시>가 있는데 선배의 부인이 과거 술집에서 일하던 여자라는 사실을 발견하는 장면 같은 데서는 찰튼 헤스턴 주연 <Three violent men> 같은 게 생각나기도 합니다. 

 

이 작품에서는 두 중년 남녀가 만납니다. 여성은 당시(1950년대 후반 정도 추정)로서는 보기 드물게 그 모친이 고교까지 보내며 고이 키우던 딸이었습니다. 물론 모친도 어려운 형편이었으나 동네 세탁소 주인이 미군부대에서 이런저런 일감이나 좋은 건수를 받아서 저 모친에게 몰아주는 통에 좀 숨을 돌릴 수 있습니다. 왜 이렇게 호의를 베푸나 했더니 어린 딸한테 흑심을 품어서였는데 기어이 어느날 밤 딸내미가 혼자 있을 때 일을 저지르고 맙니다. 이 시절은 도대체 왜 이렇게 성폭행 사건이 잦았을까요? 고아 수출 세계 1위의 오명이 괜히 생긴 게 아니겠습니다. 세탁소 주인은 죄책감이 때늦게 들었는지 뭐 어쨌는지 모르겠으나 자기 세탁소에 불을 지르고 자살합니다. 미친 놈입니다. 

 

그 모친은 충격을 받아 병을 얻어 역시 세상을 떠나고 여인은 아들을 혼자 기르는데 자신이 세탁소 주인의 강간으로 태어난 아이임을 알고 가출해 버립니다. 여인은 그후 허름한 술집을 경영하여 먹고사는데 여기서 여인의 지난 사연 이야기가 끝나고 남자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남자는 월남전 참전 용사인데 부상을 당해 다리를 절게 되고 이 때문에 취업이 어렵습니다. 아끼던 후임이 전사했는데 귀국 후 그 인연으로 후임의 부친과 함께 살게 되며 잉어 낚시를 배웁니다. 이 무렵부터 개발이 가속화되었으므로 하천이 죽음의 강이 되어 낚시가 불가능하게 되는데 시대상이 드러나죠. 하천 정화 사업은 1980년대 들어서야 시작됩니다. 가뜩이나 형편이 어려운 판에 낚시도 못하게 되니 남자는 생계 자체가 어렵게 되고 죽은 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아이가 가출까지 하게 됩니다. 벌써 여기서 눈치 빠른 독자는 앞으로 사건 전개가 어떻게 될지 눈치를 챌 수 있습니다. 

 

낚시로 잡은 (몇 마리 안 되는) 잉어를 술집에 팔며 남녀는 가까워집니다. 한편 가출한 딸은 독자가 놀랄 만큼 효녀인데 구로구 일대의 공장에 다니면서 착실히 돈까지 모읍니다. 물론 임금이 얼마 안 되니 아빠한테 뭘 부쳐준다거나 하지는 못하지만 그 마음은 알아 줄만합니다. 버스 안내양도 했었는데 사고로 죽을 뻔하고서는 공장 취업으로 진로를 바꾸었다고 하는데 이런 데서 시대상이 드러납니다. 눈치 빠른 독자는 두번째 편지에서 아빠한테 신랑감을 선보이겠다는 대목을 보고 결말을 다 눈치채고 말죠 ㅋ

 

신랑감은 개인 택시 기사인데 이 당시 같으면 개인 택시 면허를 저 나이에 취득했다는 게 다소 놀라우며 여자가 공장 직원인 것에 비교하면 다소 균형이 안 맞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결말은 다 눈치 챌 수 있는 거고... 이 당시면 아직 민법 개정(1990)이 이뤄지기 전이므로 1) 만약 자녀들이 먼저 결혼했다면 그 부모들은 이른바 혈배혈, 즉 혈족의 배우자의 혈족이 되어 결혼이 불가능합니다. 2) 만약 부모들이 먼저 결혼했다면 특히 그 여인은 남자의 딸한테 계모녀 관계가 법정되고 둘 사이도 혈배혈이 되어 역시 결혼이 불가능합니다. 

 

독후감은... 슬프다기보다는 저 시절 매너리즘이 눈에 띄어 전체적으로 그닥이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요즘도 공지영류의 고발 소설, 신경숙류의 신세한탄이 인기를 끄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나 지금이나 한국 문단은 편한 선정주의의 길을 버리지 못하는 듯하여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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