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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ers Reading Smart(해커스 리딩 스마트) Level 1

[도서] Hackers Reading Smart(해커스 리딩 스마트) Level 1

해커스 어학연구소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해커스 리딩 스마트 시리즈 레벨 1, 즉 가장 낮은 단계의 리더(=읽을거리)입니다. 어제 올린 레벨 2의 리뷰에서 시리즈의 특성이라든가 체제에 대해 설명을 다 했으니 관심 있는 분은 참조 바랍니다. 이 리뷰에서는 시리즈 전체 말고 이 책만의 특징을 이야기하겠습니다. 

 

가장 낮은 레벨이기 때문에 단어와 문장구조가 너무도 쉽고 그 담은 내용도 상식선에서 다 알던 이야기만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학생 아니라 지도하는 어른 입장에서), 그렇지는 않다고 하고 싶습니다. 이 책도 총 10개의 유닛, 그 유닛마다 네 개의 지문, 지문마다 4개의 문제, 유닛 끝에 리뷰 테스트가 실렸습니다. 예를 들어  p46, 유닛 04-2의 지문을 보면 주제는 울버린이라는 동물의 습성과 외양, 혹시 마주칠 경우 주의할 점(북미가 아닌 동아시아에 사는 우리가 마주칠 일은 없겠지만) 등입니다. 주제가 이런 것이니 한국의 학부형 평균이 잘 알 만한(적어도 지루해할 만한) 내용은 아니고 어차피 영어가 세계인과 소통하기 위한 수단이니 이런 주제는 영어 공부를 떠나 상식으로 알아놓아도 유익합니다. 또 "울버린"이란 동물 이름에 귀에 익다면 아마 2000년도의 헐리웃 화제작 <엑스맨> 덕분일 가능성이 큰데 아니나다를까 이 지문도 그 얘기부터 대뜸 시작합니다. 

 

이 독해 시리즈는 지문 오른쪽 페이지 하단에, 지문과 문제 중에 사용된 어휘를 설명하고 있는데 단어만 있는 게 아니라 be based on 같은 어구도 설명합니다. 이것이 관용어나 숙어는 아니므로, 아마 수동태 표현에 대해 낯설어할 학생들을 배려한 편집이라고 생각합니다(만약 수동태를 배운 학생에게라면, 이걸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으니 말입니다). 대체로 수동태는 중 2때 배우므로 이 교재가 그보다 앞선(=낮은) 단계를 위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reindeer는 고 1 정도, predator는 중 3 정도이므로 확실히 단어 수준은 조금 높은 편이긴 합니다만 요즘은 선행학습이란 것도 있으니. 또 사실 단어는 너무 학년별 권장 수준에만 꽁꽁 묶어 놓을 필요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어떤 지문을 주고 그 제목을 고르게 하는 문제가 누구에게나 어려운 유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에서, 본문과 전혀 관계가 없는 문항은 나오지 않습니다. p47을 보면 ①은 "야생 울버린을 사냥하는 것을 멈춰라"인데, 만약 이 글이 제시 부분에서 끝나지 않고 더 이어진다면 충분히 이것이 주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②③④도 마찬가지입니다. 제목이 될 수 있는 정답군과, 다른 선지가 아주 동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물론 답은 정상적인 교훈을 받은 누구의 눈에도 ⑤입니다. 이견이 있기 힘듭니다. 덧붙이면, 저는 이 시리즈에 나온 거의 모든 "제목 고르기" 문제들이 매우 우수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아이들은, "내 생각에는 이런 오답도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안 되나요?"라고 묻다가 선생에게 혼이 납니다. 그럼 아이는 "아 혼이 안 나려면 이걸 답으로 그냥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이것 역시 바람직한 반응이 아니지만), 그 답에 대해 일종의 원한을 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이유 없이" 무엇을 강요한 선생, 나아가 자신을 거부한, 알 수없는 내용으로 가득한 지식 체계에까지 적대감을 지닙니다. 이런 아이가 커서 반사회적 성향을 띠는 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고, 이런 아이들을 어떤 불순한 세력이 이용하여 수족처럼 부리는 것도 놀랍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특히 다양한 선지가 답이 될 가능성이 있는 문제라면, 지도교사나 학부모는 대체 왜 그게 답이 안 되는지, "제목이나 주제를 고르라"는 지시사항이 무엇을 뜻하는지 납득을 잘 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성인들이 모여 이런저런 잡답을 나누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자주 올라오는 사진(이른바 "짤")이, 바로 화장실에 걸린 두루마리 휴지입니다. 이것을 어느 방향으로 걸어야 국룰(!)인가로 싸움 아닌 싸움이 나기도 합니다. 뭐 누구나, 이것이 논쟁거리가 될 수준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재미로 이러고 놀곤 하죠. 그런데 이 책 p68에도 toilet paper를 어떻게 걸어야 하느냐를 놓고 양쪽의 의견이 갈린다면서 참으로 재미있는 논쟁거리를 짓궂게 꺼내고 있습니다. loose end가 slight하게 hidden되는 편이 좋지 않냐는 쪽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걸어야 휴지를 끊을 때 따로 벽(더러울 수 있으므로)에 손을 댈 필요가 없다는 쪽도 있습니다. 저는 후자 쪽인데 벽이 더러워서가 아니라 바로 잘라지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서입니다. 그러나 공공장소에 저런 게 있다면 그나마 위생에 유리한 편이 낫다고 볼 수도 있죠. 이 지문에서는 결론을 "논쟁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고 내고 있습니다. 이 지문은 131년 전 이 휴지가 처음 발명되어 걸렸을 때는 후자쪽이었다고 상식 하나를 알려 줍니다. 

 

제가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과학 소재 지문이 많았던 점이었습니다. 과학 이야기는 역사나 사회문화 과목처럼 어떤 사항을 그저 암기해야 하거나, 혹은 너무도 당연한 상식적 사항만을 강조하지 않고,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화학적 사실들을 이치적으로 이해하게 도움을 줍니다. 또 오늘날의 한국을 이처럼 잘살게 해 준 반도체 기업의 엔지니어들도, 어렸을 때부터 과학을 좋아하고 열심히 공부하여 각별히 뛰어난 사고를 하는 훈련을 쌓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될 수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심지어 영어 공부를 할 때에도 과학적 사고를 할 기회가 생기면 얼마나 더 유익하겠습니까. 

 

에티오피아는 우리가 그저 기아선상에 시달리고 내전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나라로만 알지만, 사실 인류 문명이 가장 일찍 싹튼 지역 중 하나며 고대에 크게 번영했고 20세기 중반에는 한국에 지원군을 보내 주기도 한 나라입니다. 황제가 다스리던 위엄 가득한 나라였으나 현재는 분열주의자들의 무책임한 선동 때문에 나라가 사분오열되고 엉망진창 생지옥이 되었습니다. 와카 타워는 마치 우리나라의 첨성대처럼도 생겼는데, 벽 표면에 물이 맺히는 걸 보고 온도를 측정하던 기능을 수행했다고 합니다. 책에는 이를 가리켜 "응결"이라 하여 한국어 해설에서 잘 가르쳐 주는데, 중 1 지구과학이 원래 엄청 어렵습니다. "응결"이라는 어려운 개념을 혹 이 영어 교재를 통해 쉽게 이해할 학생들도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힙합을 발레에 접목한 게 "힙렛(hiplet)"이라고 한답니다. 힙합 댄서들이 발레 동작을 그대로 혹은 상당히 참고하여 따와 힙합음악에 붙인 것입니다. 발레 역시 철자는 ballet이라 쓰니 저 단어의 고안 배경이 뭔지 쉽게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지문은 다소 열광적인 어조로 "힙렛은 두 장르의 완벽한 믹스"라며 이 새로운 크로스오버 장르를 찬양합니다. 이 지문에도 문제 넷이 딸렸는데, 역시 제목 고르기가 가장 어렵습니다, ①은 "힙렛: 음악의 또다른 형태"이고 ②는 "두 가지 춤 장르의 독특한 조합"인데, 사실 이 지문은 음악보다는 댄스에 대한 서술이므로 답이 ②라고 봐야 하겠습니다. 

 

책 중간중간에는 아재력 테스트라든가, 독일에서 크리스마스를 어떻게들 보내는지에 대한 한국어 읽을거리도 실렸는데 아마 아이들 지도하는 중간중간 학부형들 지루하지 말라고 심어 놓은 아티클 같습니다. 미니암기장과 워크북(익힘책)은 책에서 따로 떼어낼 수 있게 별책 분리가 가능한 편집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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