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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태왕 담덕 1

[도서] 광개토태왕 담덕 1

엄광용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광개토대왕, 혹은 광개토태왕(太王)은 우리 고대사에서 가장 걸출한 역량을 보여 준 정복 군주였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그때로부터 천 년 후에 등장한 명 3대 황제 영락제도 그를 흠모하여 연호를 그리 지었다고도 하지만 정확한 사실은 알 수 없습니다. 아무튼 광개토태왕이 활짝 열어젖힌 위대한 역사는 이후 이백여년 동안 주변의 강호들이 감히 고구려와 한반도를 넘볼 수 없게끔 만들었습니다.

이 대하소설 1권은 아직 광개토대왕의 시대와 거리가 먼, 고국원왕이 다스리던 고구려와 이제 막 국위를 떨치기 시작하던 근초고왕 구가 통치하던 백제의 시대를 다룹니다. 5호 16국의 난립으로 혼란스럽던 중국은 요하 서부를 채 경영할 능력이 되지 못했기에, 이 힘의 공백을 백제의 명군주 구가 파고들어 큰 이익을 취하고 동시에 국격을 선양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요동을 예전부터 다스려 온 고구려에 위협이 되고, 또한 당시에 북중국을 통일했던 저족 출신 영웅 부견이 황제로 있던 전진(前秦)의 위신에도 누가 됩니다. 따라서 고구려와 전진은 손을 맞잡고 각각의 방해물인 백제와 동진을 제압하려 듭니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국제 정세는 이렇지만, 특히 고구려 국내 사정을 들여다보면 이 또한 간단치가 않습니다. 우선 현재 고구려를 다스리는 군주는 사유라는 인물인데 우리가 역사책에서 배워 아는 고국원왕입니다. 고국원왕을 지지하는 신료나 귀족도 많지만, 이 소설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 거상(巨商)인 하대곤 같은 사람은 그의 군주적 자질을 대단히 낮게 평가합니다. 한마디로 금상(今上) 사유는 우유부단하여, 대외적으로 후연(後燕)의 모용씨에게 겪은 국치를 씻기는커녕 나라를 단결시켜 이끌어갈 능력조차도 부족하다고 보는 것이죠.

그럼, 이 웅대한 포부를 품고 우국충정에 가득한 하대곤이 염두에 둔 왕재는 누구인가? 모용씨와의 담판을 통해 왕후와 태후를 귀환시키고 자신은 초야에 묻혀 버린, 왕제(王第) 무야말로 이 나라를 안정시키고 주변 오랑캐를 진무하며 남쪽의 백잔(백제의 멸칭)을 굴복시킬 왕재라고 그는 기대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무는 시운을 잘못 만나 세상으로부터 잊혀졌으며, 그의 아들(즉, 현재 왕의 조카) 해평이 언젠가는 왕위에 올라야 한다고 여겨 양자로 들여 지금껏 비밀리에 키웠습니다. 해평이 그토록 고귀한 혈통과 운명의 소유자임은 심지어 본인도 모르고 있었으나, 이 1권 중반부에서 하대곤이 드디어 고백합니다. 그러나 과연 해평은 대단한 포부와 국량을 지닌 청년이라서, 이 사실을 드러내기보다 둘 다 은인자중하기로 결정하며 하대곤 역시 그에 수긍합니다.

이 1권은 젊은이들의 애정사도 제법 복잡하게 얽힙니다. 우선 아름다운 용모에 빼어난 무술 솜씨까지 갖춘 연화라는 여인이 있는데 하대곤의 종제(從第. 즉 사촌동생) 하대용의 딸입니다. 해평은 이 연화를 좋아하지만 연화는 거부하는데 대외적으로는 둘 사이가 6촌간이라서인 것 같습니다. 물론 아무 혈연 관계도 아님을 해평만은 알고 있으나 이 사실을 발설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연화는 이련이라는 이름을 가진, 고국원왕의 둘째왕자를 좋아하는데 이련은 해평에게 사촌형제가 또한 되는 셈입니다. 자신보다 자질도 떨어져 보이는 사촌에게 왕좌와 여인 모두를 빼앗길 판이니 젊은 혈기를 도무지 억누를 수 없으나, 하대곤은 사세가 불리하다며, 자신은 고국원왕에 비해 힘이 부족하고 해평은 이련의 상대가 되지 못하니 그저 참는 게 상책이라며 해평을 다독입니다.

하대곤은 대사자 우신과 일단 손을 잡고 우신의 딸을 (연화 대신) 왕자 이련과 맺게 하려는 책략을 시도합니다만 순탄치는 않습니다. 이무렵 고국원왕은 대군을 일으켜 평양까지 진군하고 백제를 치려 드는데 수적으로는 우세했으나 백제 장군 막고해의 기막힌 전술을 채용한 근초고왕 구의 지혜로운 대처 앞에 패퇴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하대곤의 가신 두충은 백제의 세작 사기(이름이...)에게 속아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하는데 아마 2권에서 상인 조환으로 거듭난 후 복수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고국원왕에게 직언을 하다 투옥된 괴승 석정은 뒤늦게 그의 가치를 알아본 고국원왕에게 격식을 갖춰 모셔지며 나라를 위한 큰 계략을 설파할 기회를 얻습니다. 이 외에도 혜안을 갖춘 을두미와 그의 제자 추수(말갈족 츨신)도 앞으로 많은 활약을 할 듯한데 이처럼 이 소설은 다양한 개성을 가진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독자의 흥미를 더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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