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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상상력 공장

[도서] 우주, 상상력 공장

권재술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아무리 우리가 상상력을 발동해 봐도 여전히 신비와 모순이 남는 곳이 우주입니다. 아인슈타인의 착상 이래 시간과 공간이 더 이상 분명한 선을 긋는 존재 양상이 아님도 밝혀졌으므로 "곳"이라는 표현에도 어폐가 있습니다. 저자 권재술 교수께서는 시원시원하면서도 엄정한 서술을 통해 우리 독자들에게 아무리 상상력을 발동해도 그 정체를 가늠할 수 없는 우주라는 대상에 대해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인과관계에 있는 두 사건 순서는 어떤 기준계에서 봐도 바뀌지 않습니다(p49)." 기준이 바뀌면 모든 게 바뀝니다. 그 와중에, 인과관계라는 족쇄가 채워진 두 사건(혹은 그 이상)은 부동의 순서를 가질 뿐이라는 게 놀랍습니다. 이의 근본적인 원인은 엔트로피 제2 법칙에 의해 설명됩니다. 혼란과 무질서는 증가하는 방향으로 치달을 뿐, 그 반대의 진행은 지극히 어렵다는 뜻이죠. 파인만 다이어그램은 우리처럼 과학에 무지한 독자들에게도 시간의 역행이 왜 불가능한지 직관적으로 잘 가르쳐 줍니다.

그런데 책 p52에서는 "시간을 역행하는 전자"로서 양전자가 정의됩니다. 물리학적으로는 역설이고 모순이자 개념붕괴에 가깝지만 수학적으로는 이게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거죠. 수학에서는 이것 외에도 평범한 인간의 상식으로는 전혀 감 잡을 수 없는, 터무니없이 여겨지는 패러독스가 얼마든지 도출되며 언제쯤이나, 또 어떤 방식으로 물리학적인 해석이 가능해질지가 궁금해집니다.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고 남은 것이 바로 중성자별입니다. 회전하고 있는 중성자별은 주기적인 빛인 pulse를 냅니다(p97)." 여기서 저자는 맥동성, 블랙홀, 중성자별, 나아가 특이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 모든 설명이 아직도 그저 신비하게 들리는 이유는 중력, 중력이라는 힘, 혹은 장(場)의 정체가 아직도 모두에게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SF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는 이 역시 시공간을 초월해 부정(父情)으로 전달되는 데이터에 기반하여 마침내 궁극의 방정식, 포뮬라가 완성되지만 말입니다.

모든 현상은 확률적으로 존재하는 걸까요, 혹은 확률분포함수로 해석, 전개될 수도 있다는 걸까요? 이런 양자역학적 관점에서 다중우주론이 도출 가능합니다. 또 요즘은 살짝 한물간듯한 끈이론 역시 이에 이론적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저지 권재술 교수는 "어느 다른 우주 한귀퉁이에서 다른 내용으로 책 한 권을 쓰고 있을 또다른 권재술(p165)"이란 얼마나 흥미로을지에 대해 신 나게 이야기하는데 이는 우리 독자들에게도 동일하게 해당되는 사항입니다.


암울한 비전이긴 하지만 우리 우주는 멸망으로 향해 치닫는 중입니다. 다만 개체의 생명이 너무도 짧기에 그 파멸을 끝내 목격하거나 관여, 참여할 수 없고 따라서 무심해하거나 초연할 수 있습니다. 사실 개체의 생명뿐 아니라 종(種)의 지속도 찰나임은 마찬가지입니다. 저자는 꼭 우주의 멸망만 환기하는 게 아니라 지구라는 행성의 위기(로 말미암았던 대멸종), 은하 단위에서의 종말까지도 거론하며 너무도 덧없고 미미한 인간의 역량 한계 때문에 이 모든 심각한 이슈가 그저 먼나라 이야기로만 들리는 부조리를 지적하기도 합니다.

"무한한 시간이야말로 진화의 무기(p264)" 사실 진화론의 많은 난제가 여전히 풀리지 않는 건 진화의 호흡이 너무도 길기 때문입니다. 그처럼 긴 시간의 단위라면 사실 무슨 사건이라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반면 찰나에도 일어날 수 있는 의식이란 것의 실체는 또 무엇입니까? p320에서는 로저 펜로즈의 견해를 인용하여 의식의 정의 네 가지를 소개하지만 사실 이 외에 또 어떤 정의가 가능할지 누가 알겠습니까. 우주엔 우리 말고 또 어떤 문명이 존재하겠으며 다이슨 구(球)의 신비란 얼마나 엄청납니까. 인간은 겸허하게 한편으로는 내적 성찰을, 다른 한편으로는 광활한 우주를 향해 지적인 시선을 둘 필요가 있으며 또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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