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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세계경제를 흔들고 있다

[도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세계경제를 흔들고 있다

양종기 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3점

사실 미국은 언제나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왔습니다. 소련과의 패권 경쟁이 한창일 때, 레이건의 공화당 행정부는 가능한 한 최대한 동맹국들의 체면과 이익을 챙겨 주는 듯한 제스처를 폈으나, 의회는 그때에도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었죠. 이 당시 민주당은 가장 강한 보호무역정책을 펴서, 이른바 슈퍼 301조의 발동으로, 우리 같은 개발도상국들을 몹시도 괴롭혔습니다. 일반특혜관세(GSP)가 폐지된 것도 그 즈음의 일입니다. 1980년대의 실정이 이랬고, 1970년대에는 닉슨이 달러 금 태환을 정지하는 초유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언제나 미국은 좀스러울 만큼 미국 우선주의를 관철해 왔던 셈입니다.

저 당시만 해도 민주당이 국수주의에 가까웠는데, 지금은 정반대로 상황이 바뀐 느낌입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TPP를 강력히 추진하면서, "아시아 태평양의 미래와 이니셔티브를 결코 중국 같은 나라에게 넘겨줄 수 없다"며, 당장 미국이 좀 손해를 보더라도 먼 장래를 내다본 안정된 시스템 하나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 역시 광의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임에 틀림없으나, 여튼 타국의 이익도 단기간(미국 측의 전망대로라면)일망정 기대는 할 수 있었던 셈입니다. 그러던 게 오히려 공화당 정부 들어서서, 이제 안면몰수하고 몇 푼의 동전까지 보이는 대로 갈무리하고 나서겠다는 식으로 나오는 거죠. 어떤 나라가 자기 나라 이익을 우선시하겠다는 걸 막거나 반대할 이유, 수단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다만, 미국이 더 이상 먼 장래를 내다볼 여유가 없다는 사실만이 확인된다고 봐야죠. 반면, 안타깝게도 중국은, 허황될 만큼 몇 십 년 단위를 바라보고 장기 투자 설계에 골몰합니다. 싫건 좋건 이게 객관적 현실이므로 우리는 명백한 팩트를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튼 이 책은, 이제 목전의 소소한 이익까지 번거롭게 챙기겠다는, 보다 구차해진 미국의 정책 변화가 앞으로 세계 경제, 미국 국내 사정, 그리고 소규모 개방경제의 전형이라 할 한국의 상황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내용입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을 때, 오바마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미국이 언제 위대하지 않은 적 있었던가?" 이는 마치 YS 정부가 "역사바로세우기"를 들고 나왔을 때, 보수 진영에서 "역사가 언제 비뚜루 눕기라도 했었나?"로 퉁명스레 대꾸한 양상이나 비슷합니다.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게 고작 치사한 이삭줍기, 보호무역 강화, 시장에의 무분별한 개입 등이 그 수단이라니, 다시 위대해지는 게 아니라 더욱 좀스러워지는 꼼수라고밖에 안 보입니다. 반면, 잘못된 정책으로 국세가 기울어갈 뿐 아니라 본인 자신이 중국에서 치욕적인 푸대접을 받고 돌아와서도 "언제나 미국은 위대했음"을 강변하는 오바마도, 고작 정신승리에 파묻히려는 구차한 모습만 드러냈을 뿐입니다. 하나 확실해진 건 "더 이상 안 위대한 미국이 뭔가 몸부림을 쳐서 주변을 불안하게 만들겠다"는 전망 정도입니다. 현실은 그대로 인정해야 바른 전략이 짜지며, 적실하고 정확한 미래 대응 방법이 강구될 수 있습니다.

현재 트럼프의 경제정책을 가늠하려면, 측근 중 누가 짤렸다 사퇴했다 갈등을 빚었다, 진영을 옮겼다 등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측근 라인업 중에서, 최소한 자기 세력 확보나 영역 확장에는 아무 잡음이 안 들리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행보를 지켜 보면 정확합니다. 책에서는 "그의 경제팀이 월가를 점령했다"고 평가하는데, 이기적이고 약삭빠르게 대세를 파악하고 거시 경제의 향방을 점치는 데에, 이 트럼프와 "그의 오랜 친구들"만큼 촉 좋은 이들이 없습니다. 사실 냉정히 따지고 보면 지금 짤리거나 좌천당한 이들은 나중에 합류한 축이고, 트럼프가 한창 리조트 개발로 떼돈 벌고 세계를 누빌 시절에 알던 친구들은 건재하게 자기 자리를 지킵니다. 단기의 미미한 변수와 상수를 구별할 줄 아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정확히 점치는 길입니다.

책에서는 또하나의 재미있는 전망을 내놓습니다. 특히 공화당은 오랜 전통적 정책 중 하나가 반(反) 러시아 자세인데, 이번에는 정반대가 되어 민주당에서 러시아 내통 의혹을 들고 나왔고, 공화당이 이를 무마하려는 태세였습니다(지난 선거는 참 여러 면에서 기상천외한 풍경이 벌어지는 난장판이었죠). 그간 저는 그 사위 쿠슈너의 개인적 인맥 때문에 장인인 트럼프 역시 사업상 음으로 양으로 엮인(다른 말로 코가 꿴) 게 많아서 저처럼 러시아 관련 이슈에서 궁지에 몰리는가 보다 짐작했는데, 이 책에서는 백인우월주의, 극우파의 정치적 코드로 보다 거대담론적인 접근을 시도합니다. 제가 참 우습게 본 게, 소련 망하고 나서 러시아 젊은이들을 바로 사로잡은 게 네오나치 트렌드였다는 겁니다. 러시아는 우리가 다 잘 알듯, 2차대전 당시 가공할 만한 위력의 나치 침공을 숱한 인명, 물자 희생을 치르고 막아내어 자국의 독립과 위신, 세계 평화를 지킨 나라인데, 그 후손들이 그런 행태를 보인다는 게.. 마치 한국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이고 다카모리 숭배 열풍이 분다고 가정하면 이에 비길 수 있을지요.

얼마 전 버지니아 샬로츠빌에서 대규모 극우파 시위가 있었습니다. 이 상황에서도 트럼프는 처음 모호한 태도를 취하다가 마지못해 한 마디를 한 후, 다시 골수지지층을 의식한 "트윗"으로 지지층 달래기에 나섰지요. 독일에서도 1차 대전 직후 경제가 최악일 때 극우 세력이 부상했던 과거를 감안하면, 사실 이런 동향은 심상치가 않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트럼프는 지금 가장 불리한 환경에서, 가장 시원찮은 수단으로, 미국 패권주의를 다시 세우겠다고 나선 겁니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말했듯 "점점 외연을 확장하는 게 아니라 반대로 고립되어 가는" 그에게, 이는 너무 벅찬 과제처럼 보입니다.

엉뚱하게도 민주당 행정부의 빌 클린턴은, 금융 섹터의 건전한 운용을 저해할 수 있었던, 저축은행과 투자은행의 엄정한 준별을 규정한 글래스- 스티겔 법을 폐지하면서, 그로부터 십 년 후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재앙을 부를 단초를 마련했습니다. 이런 건 본래 공화당 우파들이 좋아할 만한 정책이었는데, 뭔 생각이었는지 그는 탈규제, 자유주의를 내세우며 대단히 위험한 선 하나를 과감히도 넘었죠. 하긴 이는 영국이라고 사정이 다르지도 않아서, 이른바 "빅뱅"으로 불리는 대규모 규제 철폐를 그 오랜 보수주의의 아성에서 그 무렵 단행하기도 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여겨 본 대목은, 불과 몇 년 전에 그토록 뜨거운 맛을 보고서도 다시 도드 - 프랭크 법을 폐지하여 금융계의 기강 해이, 모럴 해저드를 유발할 만한 위험을 키우려는 현 행정부의 정책입니다. 제 생각에는 다른 어떤 변수나 정책 변경보다, 이 점에 주목해서 향후 미 행정부의 동태를 주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세계 지도자들의 현명한 타협 덕분에, 전세계는 간신히 대공황의 위기를 넘겼고, 중국은 타이밍이 지금이다 싶어 "기축통화 이슈"를 들고 나오며 혼란을 틈타 패권국으로 부상하려 들었으나 실패했죠. 월가의 단기 이익보다 자국 전체 국민의 장래를 중시해야 올바른 선택일 텐데, 여러 모로 우려스러운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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