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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2 : 저세상 오디션

[도서] 구미호 식당 2 : 저세상 오디션

박현숙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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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세계 존재 여부는 직접 죽음을 경험해보지 않는 이상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죽음 이후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정말 죽음으로써 삶이 끝나버린다면 조금은 서글플테니 우리는 죽은 이들을 위해 그리고 자기 자신을 위해 상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사후세계에 대한 이야기는 대개 영혼(귀신)에 관한 것이 많다. 죽음 이후 육신을 떠난 영혼이 이승을 떠돌거나 저승에서 살아가는 내용들이 보편적이다. 그런데 웃긴 점은 영혼들의 종착지가 또 있다는 것이다. 죽음 이후를 넘어서는 또 다른 미지의 세계가 존재하는 것인데 그것은 보통 찬란하고 따뜻한 빛으로 표현된다. 영혼이 그 빛을 향해 걸어가면 완전히 소멸되는 것인지 다시 환생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저 보는 이의 상상에 맡길 뿐이다.


결국 아무도 진짜 죽음을 알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상상한다.



저세상 오디션

: 구미호 식당 2




<저세상 오디션>은 한국적 사후세계관에 오디션이라는 다소 이질적인 요소를 가미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설이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즉, 자살을 한 사람들은 특별한 오디션을 보게 된다. 오디션에 합격하지 못하면 살을 애는 추위를 견디며 이승과 저승의 중간 세계를 떠돌아야 한다. 이 오디션은 무려 10번의 기회를 제공하는데 10번 안에 심사위원이 눈물을 흘린다면 합격이다.


6월 12일, 같은 날 죽은 12명의 영혼이 주인공 '나일호'와 함께 저승으로 향하고 있었다. '나일호'는 같은 학교 친구 '나도희'의 자살에 휩쓸려 죽음을 맞이했다. 저승에 다다르는 순간 낯선 사내가 일행의 앞을 막아섰다. 그리곤 또 한 명의 사내가 나타나 저승으로 가려면 '오디션'을 통과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뜬금없는 소리에 일행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반발했지만 시종일관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마천'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듣고 결국 오디션을 보기로 한다. '마천'은 수천년 동안 1차 오디션에 합격한 인물이 없었다고 말 했다. 이어 일행을 막아섰던 '사비'도 한 마디 보태며 수천년 동안 2차 오디션에 합격한 인물도 없었다고 말 한다.


당연하게도 '나일호'를 포함한 13명의 영혼들은 1차, 2차 오디션에 모두 불합격 한다. 오디션 참가 여부는 자유이므로 참가하지 않은 영혼도 있었다. 오디션은 24시간 마다 한 번씩 치뤄지는데 가끔씩 찾아오는 극한의 추위는 서둘러 오디션에 합격해야 한다는 의욕을 불태우게 했다.


오디션을 치루며 영혼들은 점차 서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게 된다. 살아 생전 수많은 인기를 얻었던 가수, 부동산 중개인, 건설 현장의 노동자 등 각계각층의 인물들의 이야기는 저마다의 고충으로 얼룩져있었다. 그러나 자살을 하게 된 이유와 사연들은 남들이 보기에는 별거 아닌 것으로 치부되었다.


이를 통해 내가 안고 있는 고민과 괴로움을 한 발자국 떨어져서 바라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가까이 있어서 제대로 들여다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찰리 채플린의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내 일이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판단이 잘 서지 않는 경험을 종종하게 된다.


타인의 고통은 내가 직접 느낄 수 없으므로 감정을 배제한 이성적인 판단이 앞서게 되는데 내가 겪은 고통은 이성적인 판단보다 감정적인 판단이 우선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삶을 좀 더 편안하게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 당장 내 앞에 펼쳐진 것들이 내 인생의 전부라고 믿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누군가에게는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부러울 수 있으므로.


<저세상 오디션>의 저자는 제발 죽지 말라고 외친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들은 모두 이유가 있다고 말하며, 죽는 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이 책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기까지의 고통은 죽음 이후의 고통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나는 저자와 조금 다른 관점에서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을 너무 가까이 바라보고 품지 말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소설 속 인물들이 서로의 죽은 이유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듯 우리는 아주 쉽게 털어낼 수 있는 고민들을 자신의 안에서 무섭게 키워나가 끝내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아간다. 쉽지 않겠지만 내 일이 아니라 남의 일이라는 듯 생각하다 보면 현명한 해결책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여러분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주인이 되길 바란다. 불어오는 바람에 결코 쓰러지지 않고 지지 않으며 자신의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 작가의 말 中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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