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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그랬던 게 아냐

[도서] 나만 그랬던 게 아냐

멍작가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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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가는데 다양한 즐거움이 존재하지만 먹는 즐거움은 인간에게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일 것이다. 우리는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생존해나갈 수 있다. 그러나 우리들은 음식을 단순히 생존수단으로만 여기는 것이 아니라 미각, 후각, 시각 그리고 식감까지 고려하며 풍부한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즐거움으로 여긴다.

그렇게 우리는 매일 그리고 매 끼니마다 먹는 즐거움을 통해 힘을 얻는다. 따뜻한 아침식사는 그날 하루의 든든한 시작을 도와주고, 점심식사는 고된 업무와 학업으로 지친 마음에 활기를 돋워주며, 저녁식사는 하루를 마무리하며 여유롭고 평온한 시간들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게 해준다.

가장 가까이 그리고 저렴하고 확실하게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음식 안에는 여러 사람들의 노고와 사연이 담겨있다. 또한 음식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강력한 힘이 있다. 레시피를 공유하고 맛집을 공유하고 음식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고. 이처럼 음식은 하나의 매개체가 되어 우리의 삶을 촘촘하게 엮어준다.


"맛있게 기억되는 건 다 괜찮다, 괜찮다."



나만 그랬던 게 아냐








<나만 그랬던 게 아냐>에는 독일에 거주하는 저자의 일상 이야기가 귀여운 그림과 함께 담겨있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음식과 관련이 되어있고 레시피도 종종 소개하고 있어 요리책을 보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레시피를 알려주어 쉽게 따라할 수 있을 것 같다.

책 속에는 다양한 레시피가 등장하는데 그중 '크렘 브륄레'라는 디저트가 기억에 남는다. 처음 보는 디저트라 인터넷에 만드는 법을 검색 해보았다. 동영상으로 만드는 과정과 함께 '크렘 브륄레'를 먹는 모습을 보았는데 경쾌하게 부숴지는 설탕 소리가 달콤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나만 그랬던 게 아냐>는 다양한 나라의 음식과 소소한 일상 이야기가 곁들어진 맛있는 책이다.


책 서두에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사라졌을 때의 상실감과 공허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목이 있었다. 언제든 함께할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떠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삶에 치여 어쩔 수 없이 우선 순위에서 밀려 어느 날로 기약해야 했던 숱한 계획들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게 되었을 때 비로소 그 소중함을 느낀다는 이야기였다. (p.7)

이 부분을 읽고 한순간 숨이 멎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도 지금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놓치고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닌게 아니라 그것들은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삶에 치여 원하는 것은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 이제는 점점 흐릿해진 기억 저편에서 불쾌하고 찜찜한 감정만을 내뿜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순위에서 밀려난 것들은 밀린 숙제처럼 내 숨통을 조여왔다. 내가 저것들을 할 수 있을까 불안하고 초조한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눈 깜짝할 새 1년이 휙휙 지나간다. 의욕과 열정으로 똘똘뭉쳐 야심차게 계획했던 순간들은 젊은 날의 치기로 기억될 뿐이었다. 그 순간의 믿음과 설렘은 불신과 우울함으로 퇴색되었다.


요즘은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인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 같은 상황이 당장 눈 앞에 덮쳐오고 있는 것 같다. 비록 위 묘비명은 오역된 내용이긴 하나 우물쭈물 망설이다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는 문장은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놓쳐버린 후 느끼는 상실감과 공허함과 닮아있다.







<나만 그랬던 게 아냐>의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작은 여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우리를 버티게 해줄 힘은 바로 이런 단순하고 사사로운 기억들일 테니. (p.7) 책 내용 중 '#노란 벽돌집 옆 작은 동네 책방'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나온다. 저자가 독일에 거주하고 있는 동네에는 그림책을 전문으로 파는 작은 동네 책방이 있다고 한다. 이 동네 책방의 유리창에는 오징어 다리처럼 여러 갈래로 잘라 놓은 종이가 붙어 있는데 그 종이에는 이렇게 적혀있다고 한다.



"오늘 하루치 웃음을 가져가세요! :)"



여러 갈래로 잘려진 종이에는 웃는 표정이 그려져 있어 그것을 한 장씩 뜯어가면 오늘 하루치 웃음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리라. 가게 주인의 따뜻하고 유쾌한 마음 씀씀이가 느껴지는 기분 좋은 일화였다. 이렇게 우리는 아주 작은 행복을 모아 하루를 버텨내는 것이다. 비록 원하는 바를 당장 이룰 순 없어도 밝고 긍정적인 마음과 작은 여유가 있다면 그 꿈은 분명 이루어질 것이다.


<나만 그랬던 게 아냐>에 수록된 소소한 일상 이야기, 여행 이야기, 먹고 마시는 것에 관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픈 마음이 들게 한다.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음식들, 새로운 경험을 통해 나에게 소중한 것들을 다시금 깨닫고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는 것. 그래서 자유로워 보이는 저자의 삶이 조금 부럽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 순간을 즐길 작은 여유를 알게 해준 저자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불투명한 미래에 답답함을 느끼기 보다는 이 순간의 작은 행복을 즐기는 것이 행복한 삶을 사는 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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