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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는 계절

[도서] 계절이 바뀌는 계절

강철규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계절이 바뀌는 계절

                            강철규

 

 

저자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작가이다. 다수의 전시회를 열었고 현재도 활발히 활동 중이며

저서로는 에세이「어루만지다」와 소설 「Eva」가 있다.

 

 

계절이 바뀌는 계절을 우리는 간절기라 부른다.

그 기간은 계절과 계절 사이에서 지나간 시간과 새롭게 다가올 시간이

공존하는 시간이기도 하면서 어쩌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무의 공간 일지도 모른다.

계절과 계절 사이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은 떠나갔고 새롭게 맞이해야 할 계절에 대한 설렘의 마음은 점점 작아지고 말았다.

 

 

가을과 겨울 사이

윤희는 여덟 살부터 첼로를 시작했다. 엄마의 꿈을 이루기 위한 시작이었지만 윤희도 나름 열심히 한덕에 악단에서 연주를 하고 개인 레슨도 하고 있다. 아빠가 죽고 나서 엄마마저 쓰러져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다. 그런 엄마를 영선 스님이 있는 사찰에 묵으며 간병을 하고 주일이 되면 교회로 예배를 드리러 갔다.

엄마의 완쾌를 기도하기 위해...

종환은 그런 나를 절에서 교회로 교회에서 절로 데리고 다녔다. 그래서 윤희는 종환이와 다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한번 다투고 난 뒤 종환이 데리러 오지 않았을 때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으면 세배 이상 시간이 걸리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가을과 겨울 사이 갈색 잎이 마지막 힘을 다해 매달려 있을 때 엄마가 죽었다. 아빠가 죽고 꼭 세 달 만의 일이었다.

 

 

"이윤희 고객님?"

엄마의 화장 순서를 기다리는 윤희에게 화장장의 직원이 물어온다.

지금의 상황에서 고객님이라는 호칭이 가능한지..

엄마는 사망이라는 단어 하나로 이 세상에서 지워졌다.

 

 

누구나 펜으로 쓰인 단어로 생명을 얻거나 잃는다. 출생, 사망

엄마 친구의 전화는 숨소리만 들리다 끊어졌다.

엄마의 장례를 치르고 나니 엄마 아빠의 사망보험금이 내 통장으로 입금이 되었다. 사억. 꽤 큰돈이었다.

 

 

엄마는 윤희가 백조를 연주하는 것을 가장 좋아했었다. 엄마 앞에서 연주를 하면 엄마는 두 눈을 지그시 감고 한 마리 백조가 된듯한 표정으로 미소를 짓고는 했는데 이제 연주를 들어줄 엄마는 없다.

문득 첼로를 팔아버릴까도 생각했었다. 그러다 기타를 샀다. 클래식 기타를

 

 

「클래식을 하는 사람이 불쌍할 때가 있어요. 그들은 어린아이 때부터 잘 훈련된 군인 같아요. 모차르트 군대, 베토벤 군대, 브람스 군대, 」38쪽

 

 

겨울과 봄 사이

자주 가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호림을 알게 되었다. 서른의 봄이 시작되고 있었다.

 

호림을 통해 윤희는 지금 자신의 모습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고 싶었지만 호림은 그런 존재가 되어 주지는 못했다.

 

 

62쪽 " 한국 사람들이 왜 어렵게 사는 줄 알아?

계절 탓이야. 왠지 알아? 좋은 계절을 즐길 법하면 금방 더워지고 추워지거든. 좋은 날을 즐기기보다는 혹독한 계절을 대비해야 해, 그래서야. "

 

 

적응되고 편안해지는 만큼 설렘이 줄어들고 조금씩 질리기 시작한 봄이 끝나가는 계절에 호림과 헤어졌다. 봄과 여름 사이에 영선 스님이 죽었다. 스님들의 장례절차에 따라 다비식 속 연기와 재가 되어 스님은 이 땅을 떠나갔다.

 

며칠 후 윤희는 운전학원에 등록을 하고 악에 받친 듯 연습을 했다. 그리고 차를, 일억 원이 넘는 차를 샀다.

엄마 아빠의 사망보험금 중 일부가 사라졌다.

 

여름과 가을 사이에 동네에서 미용실을 하는 문숙 언니를 알게 되었다. 문숙 언니는 결혼을 하지 않은 채였고 그래서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엄마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자라고 어른이 된 언니는 자신도 엄마처럼 자식에게 사랑을 다할 수 없을 것 같아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것이 이유가 된다면....

 

 

가끔 꿈에 엄마와 스님이 나타났다. 그러면 윤희는 살아갈 힘을 새롭게 얻었다. 왜 그런지는 모른 채..

윤희의 가슴에 아토피가 생겨나고 그래서 가슴이 아픈 것이 아토피 때문인지 삶의 서글픔 때문인지 윤희는 알 수가 없었다.

 

 

124쪽 「가난은 삶의 모든 것을 헤집어놓았고, 고단한 육신은 

          자식들에게 사랑을 베풀 기력이 남아 있지 않게 만들었다.」

 

 

첼로를 조금씩 연주하기 시작했다.

가을이 왔고 윤희는 여진을 만났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빈 공간이 있다. 그것을 우리는 무엇과 무엇의 사이라고 이야기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 나무와 나무 사이, 잎새와 잎새 사이,처럼 작가는 이처럼 빈 공간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사이에 대해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나 보다.

작가 역시 그림과 글 사이에서 무엇인가를 생각해 내고 얻으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마음처럼 이 책은 윤희를 통해 한 사람의 인생이 다른 사람의 인생에 끼쳐질 영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

지금의 계절은 가을의 시작이고 그렇다면 가을과 겨울 사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가을과 겨울의 사이에서 계절이 바뀌는 계절을 읽다 보면 겨울이 소리 없이 곁에 와 있을 것만 같다.

 

#계절이바뀌는계절#강철규#부크크#화가#그림#사이#공간#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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