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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도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저/공경희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3점

죽음 앞에서 바라본 인생의 의미

 

   미치 앨봄은 루게릭병으로 죽음을 앞둔 스승을 찾아 가 매주 화요일 일주일에 한 차례씩 강의를 듣는다. 강의 주제는 스승의 경험에서 깨달은 ‘인생의 의미’였다. 스승은 자신을 찾아주는 제자에게 사랑, 일, 공동체 사회, 가족, 나이 든다는 것, 용서, 후회, 감정, 결혼, 죽음 등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모두 열네 번의 강의에서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이 죽음이란 겨울에 되비치면서 깊은 울림을 준다.

 

   사회학을 전공한 모리 교수가 제자인 미치 앨봄에게 하는 강의는 다른 자기계발 서적에서 읽을 수 있는 단편적인 이야기들이다. 그런데도 이 책이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던 것은 강의 내용보다 스승과 제자의 애틋한 정, 서서히 죽음에 잠식당하는 자신을 바라보며 끝까지 죽음을 배우는 모리 교수의 모습이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던 것 같다.

 

   저자는 대학 시절 가장 존경하고 좋아했던 모리 슈워츠 교수를 대학 졸업 후 16 년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1995년 3월 저자는 이리저리 TV 채널을 돌리던 중 우연히 ABC TV의 유명한 토크 쇼 ‘나이트라인’에 출연하고 있는 모리 교수를 보게 되었다. 모리 교수는 휠체어에 앉아 움직일 수 있는 두 손을 사용해 자신이 삶의 종말을 어떻게 맞고 있는지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때부터 매주 화요일 자신이 사는 디트로이트에서 웨스트 뉴턴까지 비행기로 1,100킬로미터 이상을 날아가서 모리 교수를 지켜보며 교수의 마지막 강의를 듣는다. 강의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은 죽음을 맞이하는 스승의 모습을 지켜보며 그가 외롭지 않도록 곁에 있어 주는 것이었다.

 

   모리 교수는 1994년 8월 루게릭 병이라고 알려진 근 위축성 측색 경화증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게 된다. 모리 교수는 어느 날 아침, 차고에서 차를 빼다가 브레이크를 밟을 수 없음을 깨닫는 순간부터 서서히 죽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느끼게 된다. 자신의 두 발로 걸을 수 없게 되고 지팡이에 의존해야 했다. 지팡이는 곧 보행기로 대체되었으며 혼자서는 옷을 벗을 수 없게 되었다. 소변을 볼 때는 누군가가 소변기를 들어줘야 했으며 휠체어를 타야 했다. 시간이 더 지나자 나이프로 음식을 자르는 것도 음식을 씹는 것도 힘들어졌다. 밀기울을 소화되기 쉽게 걸쭉한 죽으로 만든 유동식을 빨대로 빨아 먹어야 했다. 천식 때문에 목에 걸린 담을 뱉어내는 데 힘이 들어 몇 시간이고 계속해서 기침이 터져 나왔다. 산소호흡기를 하고 등을 두드려 폐에 쌓인 독을 빼내야 했다. 이렇게 모리 교수는 서서히 죽음을 맞이한다.

 

   모리 교수는 죽음이 두렵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숨을 들이쉬다가 가슴이 탁 막힐 때 두려움, 공포를 느꼈으며 서서히 죽어가는 것에 대해 슬퍼했다. 그래도 그는 좌절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지팡이에 의지해 비틀비틀 강의실을 나아 갔으며, 휠체어에 의지해서도 메모지와 봉투, 스크랩북 등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그때그때 메모해 나갔다. TV 토크 쇼 ‘나이트라인’ 출연 후에는 쏟아지는 편지들에 대필자를 두어 답장을 하는 일이 주요 일과가 되었다.

 

   모리 교수가 죽음 앞에서 찾은 인생의 의미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사랑’이었다.

 

   “인생은 밀고당김의 연속이네, 자넨 이것이 되고 싶지만, 다른 것을 해야만 하지. 이런 것이 자네 마음을 상하게 하지만, 상처받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자넨 너무나 잘 알아. 또 어떤 것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네, 그걸 당연시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 말야. 우리 대부분은 중간에서 살지만 언제나 사랑이 이긴다네.”(p61)

 

   “자기의 인생을 의미 있게 살려면 자기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바쳐야 하네.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 헌신하고, 자신에게 생의 의미와 목적을 주는 일을 창조하는 데 헌신해야 하네”(p65)

 

   “사랑을 나눠주는 법과 사랑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거야.”.(p75)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우리가 가졌던 사랑의 감정을 기억할 수 있는 한, 우리는 진짜 우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잊혀지지 않고 죽을 수 있네. 자네는 계속 살아있을 수 있어. 자네가 여기 있는 동안 만지고 보듬었던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죽음은 생명이 끝나는 것이지, 관계가 끝나는 것은 아니네.”(p222)

 

   단순히 주는 것만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받기도 하는 상호작용이다. 우리는 이 상호작용을 통해서 관계를 지탱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한다. 모리 교수는 나이프로 음식을 자르거나 음식을 삼키기가 힘들어졌을 때 먹지 못하는 것보다 손을 쓰지 못하는 것과 목소리를 잃는 것을 더 두려워했다. 음식물은 튜브를 통해 섭취하면 되지만 목소리와 손을 사용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과 마음을 나누는 상호작용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리 교수는 가장 두렵게 여겼던, 다른 사람이 자신의 엉덩이를 닦아주는 것도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는 일이어서, 수치스럽게 느껴지지 않고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모리 교수는 또한 사랑에 있어서 가족의 중요성을 말했다.

 

   “우리가 이야기한 어떤 주제보다도 ‘가족’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 사실, 가족이 없다면 사람들이 딛고 설 바탕이, 안전한 버팀대가 없겠지. 병이 난 이후 그 점이 더 분명해졌네. 가족의 뒷받침과 사랑과 애정과 염려가 없으면, 많은 걸 가졌다고 할 수 없겠지. 사랑이 가장 중요하네, 위대한 시인 오든이 말했듯이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멸망한다’네.”(p123)

 

   “가족이 지니는 의미는 그냥 단순한 사랑이 아니라, 지켜봐 주는 누군가가 거기 있다는 사실을 상대방에게 알려주는 것이라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내가 가장 아쉬워했던 게 바로 그거였어. 소위 ‘정신적인 안정감’이 가장 아쉽더군. 가족이 거기서 나를 지켜봐주고 있으리라는 것을 아는 것이 바로 ‘정신적인 안정감’이지. 가족말고는 그 무엇도 그걸 줄 순 없어. 돈도, 명예도.”(p124)

 

   아버지를 집에 모신 지 3개월이 되어 간다. 곧 돌아가실 것 같던 아버지가 마음의 안정을 찾으셨다. 영양음료 외에 다른 음식을 드시지 못해 몸무게가 38kg 밖에 나가지 않으셔서 아직 건강을 장담하진 못하지만 분명 처음보다 덜 힘들어 하신다. 분명 가족의 힘이다. 내가 한 일 중 가장 큰 일은 지켜봐 주는 누군가가 바로 옆에 있다는 사실을 아버지에게 알려 준 것이다. ‘정신적인 안정감’이야말로 최고의 명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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