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탄미엔[擔擔麵]의 이름은 행상꾼이 양쪽에 국수와 각종 재료가 담긴 짐을 매단 긴 봉을 어깨에 짊어지고 다니며 팔았던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쓰촨[四川] 지방의 대표적인 요리로, 땅콩기름에 땅콩, 고춧가루, 마늘 등을 볶고 국수에 얹은 다음 돼지고기와 파 등 고명을 얹어 비벼 먹는 요리였다고 한다. 즉, 일종의 비빔국수인 셈이다.
하지만, 탄탄미엔이 일본으로 전해지면서 국물이 있는 형태로 변형되어 라멘에 가깝게 변형되었다고 한다. 원래 국물이 필요하다면 닭 육수나 땅콩기름을 조금 넣기도 했다니 아예 다른 요리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예전에 탄탄미엔을 먹어 본 적은 있는데, 너무 매운 맛이 강해서 국수만 대충 먹고 나와야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제대로 된 탄탄미엔을 먹고자 롯데월드몰 지하에 있는 ‘이연복의 교자란’에 갔다. ‘교자란’은 <냉장고를 부탁해> 등으로 알려진 중국계 한국인 이연복 셰프의 가게로, 다른 이의 포스팅을 보면 개점 이후에도 이연복 셰프가 방문해서 요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내가 갔을 때는 그런 행운을 누릴 수 없었다.
주문을 하니 탄탄미엔 한 그릇과 단무지 몇 조각이 나왔다. 단무지가 아니라 중국식 김치라고 할 수 있는 짜사이[榨菜]가 나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왠지 중국집이라면 단무지가 아닌 짜사이가 나와야 할 것 같은 느낌이라서 조금 아쉬웠다. 탄탄미엔은 국물이 있는 것으로 매콤한 맛은 전혀 느끼지 않고 고소하기만 했다. 국물을 후르륵 마실 수 있을 정도로.
다만, 식사량이 많은 사람이 먹기에는 양이 조금 부족한 듯했다. 10,000원이라는 가격이 싼 것은 아니지만 주변 식당의 음식값을 생각하면 비싼 것도 아니고, 어쩌다 한번 색다른 맛이 땡 길 때 먹어볼 만한 곳이었다.
참고로 이연복 셰프가 포함된 중화요리 4대 문파라는 것이 있다. 과거 전설이었던 중식당 아서원, 홍보석, 호화대반점, 신라호텔 중식당 출신을 가리키는 것으로, 무협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이름이다. 어쨌든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XIN”을 운영하는 아서원 출신의 유방녕 셰프, 장충동 그랜드 엠버서더 서울 내 “홍보각”을 운영하는 홍보석 출신의 여경래 셰프, 연남동에서 “목란(木蘭)”을 운영하는 호화대반점 출신의 이연복 셰프, 경남 합천군에서 “적사부”를 운영하는 신라호텔 중식당 출신의 적림길 셰프를 각각 가리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