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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의 천재들

[도서] 지브리의 천재들

스즈키 도시오 저/ 이선희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두 천재 감독, 스튜디오 지브리의 시작

 

<TV랜드>라는 잡지의 편집자로 일하다가 얼떨결에 애니메이션 잡지 <아니메주> 창간에 관여하게 된 스즈키 도시오[鈴木 敏夫, 1948~ ]는 <태양의 왕자 호루스의 대모험>의 감독과 인터뷰를 계획하다가 다카하타 이사오[高畑 勳, 1935~2018]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宮崎 駿, 1941~ , 이하 ‘미야’]와 엮이기 되었다. 이들의 만남이 애니메이션 계에 한 획을 그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시작이었다.

 

이들이 함께 만들어 낸 첫 작품이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였다. 하지만, 이 작품을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악명(惡名)이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라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겠지. 그건 알고 있네. 하지만 스태프와 회사는 엉망이 될 거야. 지금까지 그래 왔으니까.” [p. 31]

처음엔 무슨 얘긴가 했다. 하지만 “아침 9시부터 새벽 3~4시까지 책상 앞에 앉아, 가져온 도시락을 젓가락으로 이등분해서 아침과 저녁에 절반씩 먹는다. 그 이외는 오직 일만 했다. 음악도 듣지 않았다” [p. 34]는 얘기를 들으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지나치게 성실하고 자기에게 엄격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당시 지브리에는 녹음 스튜디오가 없어서 녹음을 하려면 외부에 나가야 했는데, 그런 경우에 미야를 태우고 가는 사람은 엄청난 곤경에 처하게 된다. 어느 루트로 갈 지, 어느 타이밍에 방향 지시등을 켜고 어디에서 브레이크를 밟을지 모든 상황에서 일일이 지시를 내린다.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은 노이로제에 걸릴 수 밖에 없다” [p. 88]는 부분까지 읽자 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스태프들이 모두 퇴사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사람이 내 상사라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악몽을 꾼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카하타 이사오도 만만치 않는 사람이다. “하루 종일 빈둥거려도 행복하게만 살면 된다는 사람으로, 그 연장선에서 영화도 만들면 된다고 생각하는 타입이다. ~ 데뷔작인 <태양의 왕자 호루스의 대모험>만 해도, 1년의 제작기간을 3년으로 늘렸으며 한 작품을 끝내면 회사에 나오지 않는 일도 종종 있었다고 한다.” [p. 99] 스즈키 도시오가 이런 사람에게 계속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한 것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능력 있고 게으른 상사가 좋은 상사라는 얘기는 들었지만, 만약 이런 사람이 내 부하 직원이거나 동료라면 답답해서 미칠 것 같지 않을까?

 

 

중재자 스즈키 도시오

 

개성이 강한 이들이 한 팀이 되면 어떻게 될까? 아마 십중팔구 그 팀은 깨어질 것이다. 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하타 이사오라는 개성이 강한 감독이 존재하는 스튜디오 지브리는 그런 일 없이 잘 유지되었다. 여기에는 중재자 역할을 했던, 이 책의 저자이자 스튜디오 지브리의 CEO인 스즈키 도시오의 역할이 켰던 것으로 보인다. 개성강한 멤버들을 이끈, 걸 그룹 쥬얼리의 리더 박정아와 같은 포지션이라고 할까?

물론 그도 만만치 않는 사람이었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 <천공의 성 라퓨타>를 만들 때는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지브리에서 보내고, 이후부터는 <아니메주> 편집부로 돌아가 일을 했다. 그런데 영화 두 편을 동시에 만들게 되자 9시부터 6시로는 일이 끝나지 않았다. 밤 12시까지 지브리에 있다가 출판사로 가서 새벽까지 잡지를 만들었다.” [pp. 63~64]

이렇게 웬만한 사람이면 두 손들 상황에서 그는 “일이 길어지면서 내 시간은 거의 없어졌다. 그럼에도 재미있어서 피곤한 줄을 몰랐다.” [p. 65]라고 하는 것을 보면 그 또한 워커홀릭(workaholic)이 분명하다.

 

제목은 <지브리의 천재들>이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것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설립배경과 이 곳에서 제작된 19편의 애니메이션이 탄생되기까지의 에피소드다. 심지어 그 제작과정이 이 책에서 최초로 공개되었다니, 일본 애니메이션 혹은 스튜디오 지브리,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게 관심 있는 이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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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Joy

    저도 얼마전 이 책을 읽으며, 제가 좋아하는 토토로와 하울의 탄생(?) 배경을 흥미롭게 만났습니다^^ 그리고 waterelf님 말씀처럼 두 천재 사이의 중재자이며 이 책의 저자이기도 한 스즈키 도시오 역시 만만치(!) 않은 인물이라 생각했습니다ㅎㅎ

    2021.05.22 19:5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waterelf

      1. Joy님처럼 저도 지브리 애니메이션들의 제작 에피소드들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2. 두 천재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한 스즈키 도시오가 없었다면 스튜디오 지브리는 탄생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도 들기에, 그의 역할이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그래서 이 책이 경제경영 분야로 분류된 것이 아닐까요? ^^

      2021.05.22 21:45
  • 스타블로거 추억책방

    올해 케이블을 통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미메이션 몇 편을 아이들과 함께 봤는데..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에 나온 애미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퀄러티가 요즘 나오는 애니메이션못지 않더라구요.
    아무튼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매이션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기회 되면 이 책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의 개성 강한 성격을 알게 되었네요. 이런 상사가 있다면 정말 힘들긴 하겠어요.^^

    2021.05.23 13:4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waterelf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이라면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랍니다.^^

      2021.05.23 18:00
  • 스타블로거

    저희 애들이 좋아하는 영화들을제작한 곳이군요. 저렇게 몰입해서 만들었으니 좋은 작품이 나온건가봐요. 음악도 너무 좋은데 말이죠.

    2021.05.26 09:11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waterelf

      뭔가에 미쳐야 저렇게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021.05.26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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