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체보기
블로그 전체검색
본능의 과학

[도서] 본능의 과학

레베카 하이스 저/장혜인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무의식, 본능

 

현재 미국인의 가장 큰 사망 요인은 심장병이다. 네 명 중 한 명은 심장병으로 사망한다. 그렇다면 우리 뇌는 오히려 고지방 아이스크림을 두려워해야 하지 않을까? 빅맥 햄버거를 보면 두려움에 심장박동 수가 치솟아야 하지 않을까? 초콜릿을 왕창 먹어 치우고 나면 멸종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맞서 열정적으로 운동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다. 우리 몸은 생명을 위협하는 바로 그 음식을 ‘갈망’한다. 매번 다이어트를 결심하고는 작심삼일에 그치는 자신의 모습에 실망하고 스트레스를 받는가? 이러한 패턴에서 벗어나 우리의 행동을 개선하려면,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때 의식적으로 행동을 ‘선택’하기보다 무의식적인 ‘본능’에 따라 행동한다는 사실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p. 8]

 

사실, 인간은 스스로 이성적 존재라고 자부하지만, 의외로 감정적인 선택을 저지른다. 예를 들면 프로이트가 ‘강박적 반복(repetition compulsion)’이라고 부르는, 과거에 상처받은 일이나 상황을 반복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가끔 나는 어떤 행동을 그냥 되풀이합니다. 자동적으로 움직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왜 그러는지 알 수 없습니다. 심지어 뻔히 손해를 보는 짓도 합니다. 무의식의 힘은 그렇게 작용합니다. 의식적으로 하는 일과 달리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행동은 왜 그러는 건지 원인을 알기 어렵습니다.1)” [p. 49]

 

저자는 경영심리학 교수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 1934~2021)와 세계적인 엔지니어이자 발명가인 로버트 럭키(Robert W. Lucky, 1936~ )의 주장을 근거로 “무엇이 우리의 감정이나 행동 및 결정을 이끌고, 왜 그랬는지 모르는 경우가 거의 99퍼센트”[p. 9]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하면, 본능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는 얘기다.

 

 

본능에 좌우되는 뇌

 

왜 그런 것일까? 저자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자원은 부족하고, 생명이 위협받던 석기 시대에 만들어진 진화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의 뇌, 아니 인간의 7가지 본능[생존 본능, 다양성 본능, 자기기만 본능, 성 본능, 소속감 본능, 두려움 본능, 정보 수집 본능]은 석기 시대가 아닌 현대 사회에 적합하지 않아 자주 오작동이 발생한다. 이러한 오작동은 “본능(이) 우리가 원인을 완전히 파악하기도 전에 먼저 행동하도록 지시”[p. 17]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위협이라고 인식한 사건에서 우리를 보호하려고 싸움-도피-경직 반응을 일으키는 ‘생존 본능’은 일상적 자극에도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것을 스트레스로 인지한다.

오늘날 당신을 위협하는 호랑이는 눈에 불을 켜고 재무 보고서를 찾는 회계사일 수도, ‘겨우’ 2분 전에 보낸 이메일에 빨리 답장하라고 독촉하는 상사일 수도 있다. 생존 본능은 야생에서 살아남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일상적인 스트레스에도 생명을 위협당하는 것처럼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우리를 탈진시키고 있다.” [pp. 17~18]

 

일반적으로 선택지가 많을수록 좋다고 여긴다. 하지만, 선택지가 많다고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무의식적으로 더 나은 무언가가 있다고 여기는 ‘다양성 본능’은 “끊임없이 다른 직장, 더 좋은 차, 더 매력적인 짝을 찾으며 더 나은’ 다양성을 추구” [p. 58]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첫 번째 키스한 개구리가 왕자로 되돌아갔는데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남은 개구리 모두에게 키스를 이어나간다. 마치 집에 있는 파랑새를 두고 파랑새를 찾아 헤맨 틸틸(Tyltyl)과 미틸(Mytyl) 남매처럼.

그렇기에 랍비인 하이먼 샤츠텔(Hyman Schachtel, 1907~1990)가 “행복은 당신이 원하는 것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소유한 것을 원하는 것” [p. 67]이라고 말한 것처럼 다양성 본능에 제한을 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양한 선택지 사이에서 결정짓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거나 이미 결정을 하고 그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게 된다. 영원히 행복해질 수 없다는 얘기다.

 

의식적으로 거짓말을 하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 받는다. 하지만 우리는 다음과 같은 해결 방법을 찾아 진화했다. 자기 자신을 ‘먼저’ 속이는 것이다.” [p. 79]

즉, 우리는 무의식이 지시한 대로 행동한 다음,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모른 상태로, 의식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자기기만 본능’을 가지고 있다. 언뜻 생각해보면 자기기만은 자기보호 혹은 자기방어의 수단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기기만은 자기방어의 도구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선조들이 살던 시대에는 강한 자신감이 동맹, 짝, 자원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데 확실한 역할을 했다. 정확한 사실을 보여주기보다 자신감을 발산하는 편이 확신을 주었다.” [p. 80]

 

과거 우리 선조들이 살았던 시대에는 내가 ‘더’ 갖고 남을 위해 ‘덜’ 남겨두는 행위가 생존에 결정적으로 중요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협력이 팀의 성공에 중요한 열쇠다.” [p. 143]

어떻게 보면 ‘소속감 본능’은 오작동 없이 현대사회에 잘 적응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공공의 적인 경쟁자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동전 던지기로 20명의 참가자를 무작위로 A그룹과 B그룹으로 나눈다. 잠시 후 B그룹에서 A그룹으로 옮겨 갈 사람 셋을 무작위로 선발하면, A그룹 사람들은 이 셋을 환영하지 않는다.” [p. 136]

왜냐하면 이미 그룹을 나눌 때 상대 그룹에 부여한 부정적인 연상작용과 소속감을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 뇌는 외모나 사고방식이 비슷하고, 같은 문화적 규범 아래에 있는 100~150명의 사람들 사이에서 편안함을 느끼도록 진화했다.

~ 중략 ~

(따라서) 낯선 사람, 특히 외모가 다른 사람을 만나면 안전제일인 우리 몸에서는 전면적인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난다.” [p. 174]

이러한 ‘두려움 본능’은 아는 사람의 범위기 100~150명을 초과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편견을 초래하고, 집단의 다양성을 해치기 쉽다.

예들 들면,

“2018년 4월, 필라델피아에서 흑인 두 명이 다른 사람과 회의를 하러 스타벅스에 갔다. 화장실을 사용하려 했지만, 직원은 주문한 손님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고, 그들은 아직 아무것도 주문하지 않은 상태였다. 흑인 손님들이 자리에 앉자 백인 매니저는 경찰을 불렀고 이들은 불법 침입 혐의로 체포되었다. 이 일을 두고 여론의 비난이 일자 스타벅스는 공식 사과했고, 반나절 동안 미국 내 8,000개 점포의 문을 닫은 후 인종 차별 방지 교육을 했다. 이 사건으로 스타벅스는 약 1,200만 달러의 손실을 보았고, 명성에도 흠집이 생기며 경영상 큰 타격을 입었다.” [p. 176]

 

우리 선조들이 살던 시대에는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했다. 어디에서 먹을 것을 찾을 수 있는지, 옆 동굴에 사는 멜리사가 어디에서 따뜻한 옷을 얻었는지와 같은 정보를 수집해 그들은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고 생존 가능성도 높일 수 있었다.” [p. 198]

하지만 이런 ‘정보수집 본능’은 데이터가 넘쳐흐르는 현대 사회에서는 더 이상 유용하지 않다. 그러나 인간의 뇌는 정크푸드, 마약, 포르노와 비슷하게 정보를 갈망한다. 이는 UC버클리 대학의 신경 영상 연구 결과, “새로운 정보를 얻으면 코카인을 흡입할 때와 동일한 신경 경로가 활성화 된다”[p. 197]는 사실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목표 중심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 정의한다. 그리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데이터를 수집한다. 만약 그런 데이터가 아니라면 시간을 할애하고 집중할 우선순위를 정한다. 그렇지 않으면 데이터를 수집하느라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바쁘게 헤매게 된다. 왜냐하면 인간의 본능은 빈칸을 채우듯이, 데이터를 의미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본능을 통제할 수 있을까

 

이 책은 1장부터 7장에 이르기까지 7가지 본능이라는 무의식에 조종당하는 뇌 이야기와 그 ‘본능’이 어떻게 현대사회에서 오작동하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각 장의 말미에 본능의 메커니즘과 그 본능을 어떻게 통제해야 하는지에 대해 밝히고 있다.

 

오랫동안 본능은 중요한 문제를 쉽게 해결해주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본능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집중하고 의식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본능은 끊임없이 우리의 생산성을 낮추고 행복을 느끼지 못하도록 방해할 것이다.” [p. 221]

 

이미 인류는 기나긴 진화의 끝에 이르러 자연선택이라는 일상적인 압박에서 벗어났다. 따라서 더 이상 생존 자체를 위해 매일 싸워야 할 필요가 사라졌다. 그렇기에 우리가 자기 삶의 주인이 되기를 원한다면, 더 이상 본능에 지배 받지 않고, 본능을 적절히 통제해야 한다.

 

 

* 이 리뷰는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윌북’으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1) 정도언, <프로이트의 의자>, (인플루엔셜, 2016), p. 49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2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추억책방

    예전에 읽은 뇌과학 책에서 비슷한 내용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우리 뇌가 원시 시대에 만들어져 있어서 현실에서 간혹 오작동 한다는 이야기를요.... 저도 생각해 보니 무의식적으로(본능적으로) 하는 행동들이 많네요. 나름 생각하고 하는 행동인 줄 알았는데..^^;
    본능에 지배받지 않도록 좀 더 생각하고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편안한 주말 맞이하세요. waterelf님.^^

    2021.10.29 20:42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waterelf

      1. 우리 뇌가 석기시대를 기준으로 세팅되어 있으니 오작동이 날 수 밖에 없겠지요.^^;;
      2. 본능을 배제하는 것도, 본능에 지배받는 것도 아닌 그 사이 어딘가에서 적절히 본능을 통제해야 본능이 아닌 내가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021.10.29 21:21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