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체보기
블로그 전체검색
존 클리즈의 유쾌한 창조성 가이드

[도서] 존 클리즈의 유쾌한 창조성 가이드

존 클리즈 (John Cleese) 저/김평주 역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4점

존 클리즈는

 

존 클리즈(John Cleese, 1939~ )는 영국의 코미디 배우이자 작가, 영화제작자로 ‘코미디계의 비틀스’로 일컬어지는 영국의 전설적인 코미디 그룹 ‘몬티 파이선(Monty Python)’의 일원이기도 하다. 그는 아내인 코니 부스와 함께 영국 영화협회가 선정한 ‘최고의 영국 텔레비전 프로그램 100선’에서 1위를 차지한 BBC의 시트콤 “폴티 타워스(Fawlty Towers)”(1975~1979)을 제작, 출연해서 성공을 거두었고, 1988년 아카데미상과 BAFTA의 최우수 각본상 후보에 오른 영화 <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1988)를 공동 집필하고 제작을 총 지휘했을 뿐 아니라 출연까지 했다.

 

 

창조성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학습하는 것이다.

 

이 정도면 저자가 ‘전설’라고 불릴만한 코미디 배우이자 작가라는 것은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창조성’ 혹은 ‘아이디어 개발’이 천재(天才)의 영감(靈感)처럼 타고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습득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주장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창조력을 발휘할 만한 환경을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는지” [p. 12]를 가르쳐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창조성은 간단히 말해 “새로운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의식은 아이디어를 선사한다.

 

저자는 케임브리지 대학시절, 교내 연극 클럽 ‘풋라이츠(Footlights)’에 가입했다. 이 클럽에서 매달 공연하는 ‘스모커(smoker)'라는 쇼에 모든 멤버가 참여해야 했다. 그래서 저자도 공연을 위한 코미디 대본을 쓰고 연기에 참여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내내 머리를 쥐어짜다가 결국 포기하고 잠이 들어야 했던 문제가 아침에 일어나 다시 책상 앞에 앉으면 저절로 확 풀리는 기적이 일어났다.

뿐만 아니다. 친구 그레이엄 채프먼과 함께 교회 설교를 패러디 해서 써둔 작품을 그만 잃어버렸는데, 친구의 질책이 두려웠던 클리즈는 어쩔 수 없이 모든 내용을 기억나는 대로 다시 썼다. 나중에 잃어버린 원본을 찾아, 두 대본을 서로 비교해봤더니, 놀랍게도 기억에서 끄집어내 만든 것이 훨씬 나았다고 한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그는 “무의식이 항상 뭔가를 연구하고 있다는 것”[p. 25]을 확신하게 되었다.

 

 

무의식이 선사하는 아이디어를 포착하려면

 

문제는 우리가 무의식에게 질문을 던질 수도 없고, 무의식의 언어로 대답한 것을 제대로 해석할 수도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이 클랙스턴(Guy Claxton, 1947~ )의 <토끼의 두뇌, 거북이의 마음(Hare Brain, Tortoise Mind)>는 두 가지 생각의 길을 제시한다. 하나는 토끼처럼 빠른 두뇌가 수행하는 또렷하고 분명하고 능률적인 생각[토끼의 두뇌]이고, 다른 하나는 거북이처럼 느린 마음의 명상적인 생각[거북이의 마음]이다. 토끼의 두뇌가 선종(禪宗)에서 얘기하는 ‘점수(漸修)’와 유사하다면, 거북이의 마음은 ‘돈오(頓悟)’와 유사하다.

 

여기서 저자는 창조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거북이의 마음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우리의 무의식이 선사해주는 아이디어를 포착하기 위해 놀이와 명상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놀이의 경우에는,

어린아이들이 놀이하는 모습을 떠올려 봅시다. 아이들은 지금 하는 일에 너무나 열중한 나머지 한눈 파는 법이 없습니다. 그저 …… 탐험을 하는 중이죠. 어디로 가는지는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습니다.

놀이하는 아이들은 몹시 즉흥적입니다. 실수를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규칙을 지키지도 않죠. 아이들에게 “아냐, 그러면 안 돼.”라고 하는 것만큼 바보 같은 짓도 없습니다. 게다가 이런 놀이에는 목적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은 아무 걱정도 하지 않습니다.” [pp. 49~50]

이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실수를 저지를까 봐 걱정하는 마음에 휩싸이는 것이다.

여러분이 창조력을 발휘할 때 결코 실수 따위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어떤 길을 잘못 가고 있는지 아닌지는 다 가 보기 전에는 알 수 없으니까요. 그러니 아이디어가 하나 있다면, 그 생각의 흐름을 끝까지 따라가서 그게 정말로 유용한지 아닌지 확인해야 합니다. 탐험을 하면서 자기가 어디로 향하는 건지 꼭 알 필요는 없습니다. 일찍이 아인슈타인도 꼬집은 바 있지만, 뭔가를 조사하는 사람이 자기가 뭘 하는 것인지 알고 있다면 이미 그것은 연구가 아닙니다.” [pp.56~57]

 

명상의 경우에는

“무의식은 우리에게 힌트와 자극을 아주 살며시 보내줍니다. 바로 그 때문에 고요함을 유지해야 하는 겁니다. 우리가 일종의 명상을 실천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p. 67]

 

이런 과정을 통해 무의식에서 불쑥 떠오른 새 아이디어를 포착해도 끝이 아니다. 방금 튀어나온 새로운 관념이 천천히 조금씩 명확해지도록 차분히 기다려야 한다. 그 후에 토끼의 마음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평가하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평가의 시점이다. 농작물의 싹이 빨리 자라지 않는다고 잡아당겨 늘여놓으면[발묘조장(拔苗助長)] 죽어버리듯이, 새로운 아이디어도 명확해지기 전에 너무 성급하게 평가하면 압살(壓殺)당한다.

 

 

창조성에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요령

 

첫째, 자신이 아는 것을 가지고 쓴다.

여러분이 이미 잘 알면서 관심을 쏟는 분야에서 창조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p. 82]

 

둘째, 동경하는 사람의 아이디어를 빌려라.

초보자가 훌륭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서 창조적인 작업을 시작하기는 어렵다. 그럴 때는 먼저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놀면서 자신만의 것으로 만든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다른 이가 해놓은 것을 맹목적으로 똑같이 베끼라는 것이 아니라 ‘모작(模作)’을 통해 실력을 키우고 ‘창작(創作)’을 하라는 얘기다.

 

셋째, 차질이 생겼다고 의기소침하지 마라.

인류학자 그레고리 베이튼슨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낡은 아이디어를 버리기 전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없다.” 베이트슨의 통찰 덕분에 저는 불모의 시기를 풍작을 위한 준비 기간, 더 나아가 전체 창작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으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흐름이 막혀 있다고 해서, 자책하면서 차라리 머리 깎고 산속으로 들어가 버릴까 고민하지는 마세요. 그냥 빈둥거리며 놀이를 하다 보면 무의식이 뭔가를 토해 낼 수 있을 겁니다. 의기소침해져 있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입니다.” [pp. 94~95]

 

넷째, 지나친 자신감을 경계하라.

대체로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다며 자신만만해하면 창조성이 무너지더군요. 그런 사람은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확신을 가지면 자연히 배우기를 그만두고 기존의 패턴만 고수합니다.” [p. 104]

 

다섯째, 아이디어에 집착하지 마라.

창작 과정을 시작할 때 작가는 마음에 꼭 드는 대단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합니다. 이 아이디어가 바로 ‘애인’입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글을 전개하다 보면 이야기가 조금씩 바뀌게 됩니다. 그러면서 이 ‘애인’이 새 내러티브(narrative)에 어울리지 못하게 될 수도 있죠.

훌륭한 작가라면 애인을 버릴 겁니다. 그보다 좀 뒤처지는 작가는 애인에게 매달리면서 이야기가 탈바꿈하는 것에 훼방을 놓겠죠.” [p. 110]

 

여섯째, 자신의 생각이 명확해졌을 때, 다른 의견을 구하라.

경험이 풍부한 작가라면, 자기 작품을 사람들에게 보여 줄 때 던져야 할 질문이 네 가지 있습니다.

1. 어떤 대목이 지루했는가?

2. 어떻게 진행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은 어디였는가?

3. 설득력이 부족한 대목은 어디였는가?

4. 감정을 헷갈리게 만드는 요소가 있었는가?

이 질문 들에 대한 답을 듣고 나서는, 한발 물러서서 과연 그런 지적이 타당한지 판단하고…… ‘직접 고치세요’.” [pp. 112 ~113]

처음 초고를 쓰고 4~5명에게 위의 질문을 던져 피드백을 받고, 두 번째 초고는 새로운 독자 2~3명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 피드백을 받는다. 이런 과정을 사람들의 반응이 만족스러워질 때까지 계속한다.

 

 

[아이디어 탐색자를 위한 유쾌한 창조성 가이드]라고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사람들은 창조력 하면 순전히 예술 쪽에 있다고만 생각합니다. 음악이라든가 그림, 연극, 영화, 춤, 조각 같은 분야만 떠올리는 거죠.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창조성은 우리 삶의 모든 분야에서 드러납니다. 과학을 연구할 때도 발휘되고, 사업을 벌이거나 스포츠 활동을 할 때도 나타납니다.” [p. 9]

라고 말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주로 글쓰기 분야다. 모든 분야를 다루지 못한 것은 아마도 이 책이 제목 그대로 아이디어 탐색자, 그 중에서도 글 쓰는 창작자를 위한 창조성 가이드 북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아쉽지만, 저자가 코미디 배우이자 작가이기 때문이 나온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창조성이 누구나 습득할 수 있는 기술이고, 창조력을 발휘할 만한 환경을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는지를 얘기하려면, 저자의 말처럼 잘 알면서 관심을 쏟는 분야여야 할 테니까.[21-59]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3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창조성에 관해 잘 정리된 리뷰를 읽다가
    창의성이 더 좋은 건가? 하네요.

    2021.11.11 23:4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waterelf

      1. 아자아자님의 댓글을 보고 찾아보니,
      진홍근 교수라는 분의 정의에 따르면 창조성은 완전히 없는 것에서 새롭게 만드는 것이고, 창의성은 기존에 있는 것들에 대한 조합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창의성이 뛰어난 이로는 에디슨, 스티브잡스 같은 이를 예로 들고 있습니다.

      2. 원 제목을 보면 <Creativity: A Short and Cheerful Guide>라고 되어 있는데, 번역자는 creativity를 영어사전의 정의대로 창조성으로 번역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네이버 지식백과를 살펴보면 같은 단어를 주로 창의성으로 번역하고 있으니 창조성과 창의성을 구분없이 섞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3. 앞에서 언급한 진홍근 교수의 정의대로라면, 이 책은 창조성보다는 창의성에 대한 안내서가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따라서 창조성과 창의성은 더 좋고 나쁨 혹은 우열을 가릴 수 있다기 보다는 서로 다른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2021.11.12 08:23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오!
      고맙습니다.
      댓글로 이렇게 전달해 주시는 힘!
      이게 대상 수상자의 저력이신가 합니다.

      2021.11.12 11:55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