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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마음대로 안될 때

[도서] 마음이 마음대로 안될 때

이경애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상담이 힘이 될 수 있을까?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답답하고 막막한 기분이 드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누군가와 가볍게 대화라도 나누면 마음이 후련해지는 경우가 있다. ‘우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처럼 생겼다’라고 대나무 숲에 털어놓았던, 두건을 만드는 장인처럼 그저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울화가 가시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상담자가 너무 적극적이어서 도리어 부담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그럴 때는 전문가에게 심리 상담을 받아야 한다.

 

누구나 살면서 막다른 길에 혼자 서 있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궁리해도 벗어날 길이 없어 보이고, 애를 쓰고 발버둥 쳐봐도 제자리를 맴도는 기분, 미궁에 빠진 듯 막막하기만 합니다. 반복되는 가족과의 갈등, 대인 관계에서 느끼는 불편함, 직업이나 학업의 어려움, 우울감, 불안, 분노, 죽음 등 사연은 다양합니다. 주변에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으면 그래도 다행입니다. 그러나 가까운 누구에게도 털어놓기 어렵고, 도움 받기 힘든 문제도 있습니다. 돕고 싶은 마음이 지나쳐 오히려 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pp. 9~10]

 

 

심리 상담은 이런 것이다

 

심리 상담이 필요하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심리 상담을 받으려고 상담실로 향하지는 않는다. 아직까지는 사회의 시선 때문에 상담실 앞에서 서성이다 돌아가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렇게 상담실 앞에서 서성이는 우리에게 저자는 심리 상담은 이런 것이라는 것을 4장으로 나눠 보여주고 있다.

 

‘1장 우리의 만남 ? 당신을 알아가는 중입니다’에서는 심리상담을 처음 시작하는 이에게 상담소의 모습, 상담자의 역할, 심리검사로 알 수 있는 것, 상담에서 다루는 내용, 상담자와 내담자의 공감, 상담관계의 특수성 등을 얘기한다.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 가운데 하나가 상담자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해결을 돕는 보조자라는 점이다.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nd, 1856~1939) 같은 “고전적 정신분석가들은 상담자가 ‘빈 스크린’이 되어 내담자의 경험을 비춰주어야 한다” [p. 23]라고 했는데, 이는 내담자 스스로가 문제의 본질을 통찰하고 변화해야 함을 의미한다.

가을님, 저[=상담자]는 당신을 고치거나 변화시키기 위해 여기 있는 게 아닙니다. 당신 자신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잠시 손잡고 동행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 과정에서 저도 제 자신에 대해 배워갑니다. 저에 대해 잘 알수록 당신에 대해서도 명료하게 이해하게 될 겁니다. 우리 자신에 대해 알게 될수록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길을 잘 찾아갈 수 있을 겁니다.”[p. 71]

 

이런 점을 염두에 두면, 상담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깨진 그릇의 묵은 때를 벗겨내는 것처럼, 내담자가 꾹꾹 눌러왔던 이야기를 꺼내도록 하는 것이다. 나’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 자신’일 테니까. 만약 상담자가 이를 잊어버리면 그 상담은 어떻게든 파국(破局)으로 끝날 수 밖에 없다.

당신에게 무엇이 좋은지 내가 더 잘 안다’는 말도 안 되는 오만, 혹은 내 문제가 겹쳐 보여 흐트러진 마음에 헛다리를 짚을 때 상담자는 내담자의 문제에 조급하게 개입하거나 섣부른 조언을 하게 됩니다.” [p. 39]

 

물론 내가 나에 대해 전부 아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나의 눈을 가리고, 나의 발목을 잡고 있는 장애물을 걷어낼 수 있도록 돕는 상담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러는 과정에서 생기는 상담자와 내담자의 공감은 나도 모르는 나를 알게 해 줍니다.

깊은 공감은 ‘스스로도 미처 모르는 자신의 모습을 알아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지안이 동훈으로부터 들은 ‘내가 널 알아’라는 말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요.” [p. 42]

 

‘2장 고통의 이름 ? 마음을 이해하는 중입니다’에서는 심리적 어려움이 생기는 이유, 감정 일기를 쓰는 등의 방법으로 사건과 행동 뒤에 숨겨진 감정과 그 감정을 일으킨 원인을 드러내면서 ‘나’에 대해 알아가는 법 등을 얘기한다.

우리가 살면서 받은 크고 작은 상처들이 마음에 흔적을 남깁니다. 어떤 경우엔 그 흔적이 잘 아물어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때로는 제대로 아물지 않은 채 남아있다가 비슷하게 느껴지는 사건을 다시 경험할 때 우리를 아프게 합니다.” [p. 78]

 

 

킨츠키’ 기법 같은 심리 상담

 

‘2장 고통의 이름 ? 마음을 이해하는 중입니다’에는 앞에서 언급한 심리 상담에 대한 부분 외에도 Case별 상담 처방이 섞여 있다. ‘3장 관계의 법칙 ? 따로 또 같이 나아갑니다’,  ‘4장 마음의 발견 ? 나 사용 설명서를 만듭니다’ 역시 상담자가 상담을 했던 내용 등을 기반으로 한 Case별 상담 처방에 관한 얘기라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다양한 상황에서 생기는 마음의 상처들을 엿볼 수 있다. 나무에 못을 박으면, 그 못을 빼더라도 흔적이 남는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받은 크고 작은 상처들도 심리 상담 등을 통해 치유되더라도 마음에 흔적을 남깁니다. ‘흔적’보다는 ‘흉터’가 더 어울리는 말이라고 해야겠죠.

킨즈키를 아세요? 특별한 물건을 깨뜨려서 그걸 다시 금으로 붙이는 예술 기법이죠. 당신의 흉터는 당신이 깨졌다는 걸 뜻하는 게 아니라, (킨츠키[Kintsugi, 金繼]) 기법에 의해 수복된 작품처럼) 치유되었다는 증거” [p. 168]라는 얘기를 들으면 다른 느낌이 든다.

 

어쩌면 낯설 수도 있는, ‘킨츠키’라는 기법은 그저 깨진 그릇을 수복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심리 상담과도 비슷한 측면이 많다.

처음 단계인 ‘깨진 부분을 정성껏 닦아내기’는 상담자가 내담자의 숨겨왔던 아픔을 조심스럽게 드러내도록 하는 것과 비슷하다.

다음 단계인 ‘마스킹테이프로 그릇을 임시로 고정하기’는 REBT(Rational Emotive Behavior Therapy, 인지적/정서적/행동적 상담방법) 등을 통해 내담자에게 깊이 뿌리 박힌 정서적, 행동적 변화를 유도하는 행위와 비슷한데, 자칫 잘못하면 이 과정에서 상담자가 내담자의 문제에 조급하게 개입하거나 섣부른 조언을 하기 쉬워 보인다.

그 다음에는 옻칠을 하고 건조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단계인데,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이 과정에서는 두더지 잡기를 하는 것처럼, 한 문제가 해결되면 숨어 있던 또 다른 문제가 불쑥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보면 끝이 보이지 않는 미로를 헤매는 기분을 느끼고 있을 내담자의 멘탈을 케어해주는 상담자의 역할과 존재감이 돋보이는 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덜 마른 상태의 옻에 금가루를 뿌려 장식하면 깨진 그릇은 이전과 다른 가치를 담은 새로운 그릇으로 거듭나게 된다. 마음에 남은 흔적이 당신이 아팠다는 증거가 아닌 치유되었음을 확인하는 훈장으로 변화하는 것처럼.

 

 

* 이 리뷰는 도서출판 인간사랑으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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