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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도서]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동양의 한자문화권에서 사람을 가리키는 ‘人(인)’은 두 사람이 서로 기댄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서양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말한 것과 서로 통한다.

 

그렇다면 사회적 관계를 잃어버리면 사람은 어떤 존재가 될까? <불편함 편의점>에서 나오는 노숙자 ‘독고’처럼 되지 않을까? ‘독고’처럼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잊어버리고 하루하루를 생존하는데 급급하게 된다면, 그것을 살아있다고 할 수 있을까?

 

이 소설 <불편한 편의점>은 그런 의미에서 노숙자 ‘독고’가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고 다른 이들과 소통하면서 본래의 자신을 회복하는 과정을 그렸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독고’는 어떻게 자신을 찾을 수 있었을까? 이야기는 70대의 염영숙 여사(이하 ‘염 여사’)의 잃어버린 파우치를 곰 같은 치에 말도 어눌하게 하는 전형적인 노숙자 ‘독고’가 돌려주면서 시작된다.

 

단기적인 인연으로 끝날 것 같았던 염 여사와의 관계는 야간의 붙박이 알바인 50대의 실직 가장 성필 씨의 재취업으로 변화했다. 성필 씨의 공백을 메우는 과정에서 ‘독고’는 노숙자에서 알바생으로 사회적 신분이 바꿨다. 그리고 이 변화로 ‘독고’는 타인과의 소통을 시작하고, 자신의 기억을, 아니 과거를 조금씩 되찾게 된다.

 

이 과정을 소설은 일곱 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독고’를 보는 편의점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의 시선을 나열함으로써 알려준다. ‘제이에스 오브 제이에스’라는 소제목으로 오전 알바 시현이, ‘삼각김밥의 용도’라는 소제목으로 오선숙 여사가, ‘원 플러스 원’이라는 소제목으로 매일 밤 야외 테이블에서 참참참(참깨라면, 참치김밥, 참이슬) 세트로 혼술을 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영업직 회사원 경만이,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소제목으로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청파동에 글을 쓰러 들어온 30대 희곡작가 정인경이, 네 캔에 만 원’이라는 소제목으로 편의점을 팔게 하려던 염 여사의 말 안 듣는 아들 민식이, ‘폐기 상품이지만 아직 괜찮아’라는 소제목으로 민식의 의뢰를 받아 독고의 뒷조사를 하는 곽이 각각 본 ‘독고’의 모습이 그려진다. 11명의 등장인물이 각각 자신의 입장에서 일인칭 서술을 하는 다이 호우잉[戴厚英, 1938~1996]의 <사람아! 아, 사람아!>나 5명의 등장 인물이 각자 독백하듯이 서술하는 마나토 가나에[溱かなえ, 1973~ ]의 <고백(告白)>이 떠오르는 구성이랄까?

 

마지막 장은 ‘ALWAYS’라는 소제목으로 편의점 일에 숙달될수록 기억을 조금씩 되찾는 독고의 독백이 담겨 있다. 그리고 기억을 되찾고 다른 이와의 소통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된 독고의 행동 또한 그려져 있다.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닥친 고난을 극복하거나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지는 않는다. 아니 그런 사람은 드물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들을 존중한다. 감히 따라 할 수 없으니까. 소설의 막바지에 그려진 독고를 보면 그도 그런 이 가운데 하나가 되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독고는 모든 것을 잃었기에 그것을 채우는 과정에서 그렇게 성장한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지난 가을과 겨울을 보낸 ALWAYS 편의점에서, 아니 그 전 몇 해를 보내야 했던 서울역의 날들에서, 나는 서서히 배우고 조금씩 익혔다. 가족을 배웅하는 가족들, 연인을 기다리는 연인들, 부모와 동행하던 자녀들, 친구와 어울려 떠나던 친구들……. 나는 그곳에서 꼼짝없이 주저앉은 채 그들을 보며 혼잣말하며 서성였고 괴로워했으며, 간신히 무언가를 깨우친 것이다. [pp. 25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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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산바람

    리뷰 잘보고 갑니다. 편안한 시간 되세요.

    2022.11.03 17:1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waterelf

      산바람님의 격려에 늘 감사합니다.^^

      2022.11.03 20:15
  • 스타블로거 Joy

    이번주 <불편한 편의점> 2편을 읽고 있어서 waterelf님의 글을 보니 반가운 마음입니다^^

    2022.11.06 19:50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waterelf

      Joy님의 격려에 감사합니다.^^

      2022.11.06 20:04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