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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 없는 마을

[도서] 지도에 없는 마을

최양선 글/오정택 그림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3점

사라진 사람들.

 

무도 모르는 사이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라졌다. 아무런 흔적도 없이. 그리고 그 보상인지 사라진 사람들이 아끼던, 아니 집착하던 사물과 교감하는 능력이 생겨난다.

 

사라진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아니 살아있기는 한 것일까?

 

소설의 시작으로 돌아가보자. 사라져버린 딸 지나를 찾기 위해 구진은 한 가닥 기대를 가지고, 지구의 끝 자작나무 섬에 있는 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한다.

그리고 새로운 교장선생님이 부임할 때마다 교장실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여, 근엄한 교육자/어른의 가면 뒤에 있는 생얼을 구경했었던 자작나무 섬의 공인된 말썽꾸러기 보담이가 우연히, 정말 우연히 교장실 캐비닛 안에 있는 실종된 사람들에 관한 서류를 보게 되면서 이야기를 진행된다.

 

담이의 엄마는 항상 작은 배역을 맡았지만 빛나던 연극배우였다. 하지만, 주인공이 되기 위해 한 성형수술마저 효과를 보지 못하자, 젊어지기 위한 혹은 젊어 보이기 위한 값비싼 화장품과 그것을 보관하는 화장품 냉장고에 집착하게 된다. 그러다 어느 날 사라지자 보담이의 아빠는 아이에게 엄마와 이혼했다고 거짓말을 한다. “이혼실종어느 쪽이 더 아이에게 상처가 될 지 모르겠지만……

 

야기가 전개되면서 사라진 사람들의 공통점을 알게 되었다. 그들이 사라진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사라진 사람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물건에 집착하였다는 것이었다.

 

속해서 새 물건을 사고 오래된 물건을 버리는 것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조건이라면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게 될까? 뭐라고 확답할 수는 없다.

비록 당신 주위에는 사라진 사람이 없다 하더라도, 지금 이 순간 혹은 내일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질 수도 있으니까.

 

 

바다마녀는 사악한가?

 

나를 얻으면 하나를 내놓아야 한다. <인어공주>에서도 인어공주는 사람의 발을 얻는 대신 아름다운 목소리를 잃었다. 그리고 그 때문에 바다마녀는 사악한 마녀로 낙인 찍혀 여기저기서 비난 받아야 했다.

그것도 소원을 들어준 대가로 말이다.

 

오히려 사악한 것은 인간이다. 유토피아 건설이라는 허위 과장 광고를 통해 서민들의 돈을 빼앗고, 고의 부도를 내고 달아난 업타운 건설사 임직원이나 사람들이 사라지는 이유를 알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침묵한 바벨쇼핑센터 임직원들의 모습에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쨌든 수백 년 전 사랑을 위해 목숨을 버린 인어공주를 어리석다고 여겼던 바다마녀도 사람의 마음, 정확하게는 사랑에 대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변신묘약을 마시고 사람이 된다. 중간 이야기가 생략되어 있어서 그 속사정은 모르지만, 아마도 사람이 된 바다마녀(이하 해모)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질문명이 발달할수록 사람들은 물건들을 끊임없이 사고 버리면서 마음과 감정마저 딱딱하게 굳어진다. 그리고 결국 물건과 하나가 된다. 만약 사람과 융합된 물건을 재조립하지 않는다면 다시 분리할 수 있지만, 더 이상 사악한 바다마녀가 아니게 된 해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된 물건들을 재조립한다.

?

바다와 섬을 망쳐놓은 인간에 대한 복수라고 변명하였지만, 오히려 마음과 감정이 사라져, 다시 물건과 분리하더라도 그들의 겉모습만 사람이지 속은 사물인 그들을 더 이상 볼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물처럼 딱딱하게 굳어져서 결국 물건과 하나가 된 사람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기에 그것들을 재조립한 것이 아닐까? 비록 다시 물건과 분리하더라도 그들의 겉모습만 인간이지 마음과 감정이 사라진 그들을 예전의 그들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소비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마도 바벨쇼핑센터는 끊임없이 새로운 물건에 집착하게 되면 사람이 물건에 융합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화 속의 바벨탑처럼 바벨쇼핑센터는 지속적으로 소비하는 것을 권장한다. 심지어 국가권력을 대신해서 인구조사를 하면서까지 낡은 것을 버리게 한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인간은 더 이상 필요에 의해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욕망을 위해 혹은 과시하기 위해 소비하는 것을 풍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충분히 쓸 수 있는 것들을 단지 새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버리는 현대소비사회의빠름이 주는 피곤함과 경쟁에 반발하여 느림을 추구하는 자들도 있다. “패스트 푸드(Fast Food)”가 아닌 슬로우 푸드(Slow Food)”를 원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처럼.

 

만 아쉬운 것은 시도는 좋았지만 짧은 글 속에 여러 가지를 집어넣으려는 작가의 욕심이 이 소설에게서 조기 종결한 듯한 느낌을 받게 하는 것 같았다. 기회가 있으면 책 속에서 소개한대로 <인간을 꿈꾼 바다마녀 이야기> 등으로 이어진 시리즈 물 혹은 장편으로의 개작(改作)을 고려해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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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꽃들에게희망을

    필요해서 소비를 하는 시대는 지난 것 같구요. 이젠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소비하게 돼버렸더라구요. 그러니 멀쩡한 것도 버리게 되고, 유행을 따르고..어떤 상품을 소비하느냐 어떤 상표를 사용하느냐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시대인 거지요.^^

    2012.04.15 19:3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waterelf

      꽃들에게 희망을님의 말씀처럼 이제는 욕망을 위해 소비하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2012.04.15 23:26
  • 초보

    저도 책에 대한 집착이 자꾸만 늘어가는 것을 보니.....어느 순간 사라질지 모르겠다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결국 욕망속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보여주는것 같습니다....쩝~

    2012.04.16 06:39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waterelf

      1. 初步님은 새책에"만" 집착하시는 것이 아니기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2. 장 보드리야르가 "현대사회에서 소비되는 것은 생산물이 아니라 기호(상품이 상징하는 위세와 권위)"라고 말한 것처럼 우리는 자신이 소비하는 브랜드에 의해 우리의 가치가 평가되는 시대에 살기 때문이 아닐까요. ^^;;

      2012.04.16 20:29
  • 키쓰쫑쫑

    2%보다도 ㄷ더 부족한 아직은 아이이고픈 맘만 듬뿍~ 가지고 있는 저인데요
    후기글을 보니 더 이 책에 접해보고프네요
    근데..전 그래도 바다마녀는 사악하단 생각이요^^;;

    2013.05.20 02:5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waterelf

      1. 자신은 힘겹게 무언가를 희생해서 얻은 "사람의 마음"을 고작 신상품때문에 버리는 인간의 모습이 보기 싫었겠지요.
      자신의 소중한 것을 희생해서 얻은 유리구슬이 쓰레기 취급받을 때, 화가나는 것처럼.
      2. 제 생각에는 바다마녀가 사악하다기 보다는 어린아이의 순진한 잔인성을 드러낸 것 같습니다. 그저 별 생각없이 잠자리의 날개를 찢어버리는 좋아하는 어린아이처럼.

      2013.05.20 06:29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