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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는 어떻게 국민을 속이는가

[도서] 보수는 어떻게 국민을 속이는가

조슈아 홀랜드 저/이은경 역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4점

누가 보수주의자인가?

 

나미는 <한국의 보수와 수구>라는 책에서 파도에 비유하여 보수(保守), 수구(守舊), 진보(進步)를 설명한 바 있다. , 변화라는 파도를 일으키는 것이 진보(進步)라면, 변화에 맞서는 것이 수구(守舊), 반대로 파도를 타는 것처럼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것이 보수(保守)라는 것이다.1)

결국 보수주의자(保守主義者)든 진보주의자(進步主義者)든 시대의 변화에 저항하여 과거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자들은 좌우에 상관없이 수구주의자(守舊主義者)인 셈이다. 여기에는 유교/기독교/이슬람교와 같은 종교 원리주의자들도 당연히 포함된다.

그렇다면 누가 보수주의자(保守主義者)이고, 누가 수구주의자(守舊主義者)인지 굳이 지적하지 않아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자칭 보수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거짓들

 

자는 보수세력이 새로운 보수주의 운동을 통해 국민에게 경제와 관련된 거짓말을 사회통념인양 심어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보수세력이 보수주의자를 가리키든 수구주의자를 가리키든 기득권자라는 점은 확실하기에 그들의 성향문제에 대한 언급은 큰 의미가 없기에 여기에서는 더 논의하지 않고, 그들이 했다는 거짓말에 대해서만 논의하기로 하자.

 

자가 언급한 보수주의자들의 첫 번째이자 가장 대표적인 거짓말은 감세가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라고 한다. 물론 저자도 경제학자들은 특정 감세가 특정 경제상황에서 경기를 부양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거의 이견을 보이지 않는다.2)는 사실은 인정한다. 하지만 저자가 첫 번째 거짓말에 대해 반박하는 내용들로 볼 때, 그가 부정하고 싶었던 것은 감세가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가 아니라 감세가 항상 경기를 부양한다.’인 것 같다. 이는 그가 대상을 적절히 선정하는 경우 감세는 효율적인 공공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세금 감면이 항상 경제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일자리를 창출하여 낙원으로 인도할 것이라는 생각은 순전히 환상3)이라는 말로 첫 번째 거짓말에 대한 언급을 마무리 짓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번째 거짓말인 자유시장이 존재한다.’와 다섯 번째 거짓말인 자유무역은 기회다.’는 서로 연관되는 주장이다. 저자는 자유시장과 반대되는 중앙계획경제가 확실히 대실패했다.4)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보수주의자들이 공익에 관한 규제를 중앙계획경제와 동일시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실의 시장경제가 경제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순수한 자유시장경제가 아니라고 해서 저자의 주장대로 정부가 정한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정부가 만든 존재5)인 것도 아니다. (중앙)계획경제와 반대되는 존재로서 (자유)시장경제는 존재하지만, 그 시장경제는 순수한 자유시장경제가 아니라 지나치게 공익에 어긋나지 않도록 정부의 규제를 받는 존재라는 것이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기업이 주도하는 자유무역은 조약을 통해 입법자가 움직일 수 있는 정책재량의 범위를 한정하는 일6)이며, 미국의 제조업 노동자를 개발도상국의 제조업 노동자와 경쟁시켜 그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회사의 이윤을 증가시키는 일이다. 게다가 이런 무역협정을 준수하도록 강제력을 발휘하는 다국간 기구인 WTO[세계무역기구]는 레이건-대처주의를 따르는 대기업 보수주의자들에 의해 규칙이 정해졌기에 그들이 주장하는 자유무역은 자신들의 이익을 침해하기 전까지만 허용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유무역은 저자의 주장과는 조금 다르게 대기업 등 일부에게는 여전히 기회라고도 볼 수 있다.

게다가 모든 이해관계자는 동일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기준 하나만으로도 자유무역은 결코 자유시장 거래가 아니다.7)라는 저자의 주장은 자유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와 동일하다. 왜냐하면 현실에 존재하는 시장이 불완전경쟁 시장이며, 소비자가 생산자에 비해 정보와 조직의 측면에서 약자의 입장에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든 시장참여자 혹은 이해관계자들이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한다는 것은 현재까지 존재했던 어떤 경제체제 하에서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이상이지 달성 가능한 목표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렇다면, 열세 번째 거짓말인 미국의 의료서비스는 최고다.’는 어떨까? 저자도 캐나다 주지사처럼 비용을 지불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미국의 의료서비스는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수준임이 틀림없다.8)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하지만 이미 영화 <식코(Sicko)>를 통해 널리 알려졌듯이 미국의 의료보장제도가 세계최고인 것은 아니다.

존 스토셀은 오바마케어를 비판하면서 미국 의료보장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4,800만 명에 달하는 보험 미가입자가 아니라 너무 많은 미국인(2 5천만 명)이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9)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의료보장제도의 문제는 민영의료보험에 의료보장을 맡기고 있는 미국의 현실 때문에 4,800만 명에 달하는 미국인이 의료보장을 받지 못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무리 미국의 의료서비스가 좋아도 그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면 결국 그림의 떡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국 저자가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이 경제에 대해 국민을 속이고 있다.’라는 주장이 이라는 전제 하에 이를 입증하기 위해 다소 무리하게 논리를 전개하고 있지만, 그가 내세운 15가지 경제 명제에 대해서는 우리의 현실에 맞춰 한번 곱씹을 필요는 있다고 본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누군가 진보주의자들이 경제에 대해 국민을 속이고 있다입장에서, 혹은 조슈아 홀랜드의 <보수는 어떻게 국민을 속이는가>에 대한 반박하는 입장에서 내놓은 책을 읽고, 쌍방을 비교할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어쩌면 진실은 그 두 입장 사이의 어딘가에 놓여있을 지도 모르니까.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에 대한 리뷰입니다



1) 이나미, <한국의 보수와 수구>, (지성사, 2011), p. 358. 따라서 구한말 위정척사파와 개화파의 대립은 수구파와 보수파의 대립이 되는 셈이다.

2) 조슈아 홀랜드, <보수는 어떻게 국민을 속이는가>, 이은경 옮김, (한빛비즈, 2012), p. 52

3) 조슈아 홀랜드, 앞의 책, p. 56

4) 조슈아 홀랜드, 앞의 책, p. 60

5) 조슈아 홀랜드, 앞의 책, p. 61

6) 조슈아 홀랜드, 앞의 책, p. 151

7) 조슈아 홀랜드, 앞의 책, p. 146

8) 조슈아 홀랜드, 앞의 책, p. 328

9) 존 스토셀, <왜 정부는 하는 일마다 실패하는가>, 조정진/김태훈 옮김, (글로세움, 2012), p.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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