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균, 쇠>. 우리 시대의 고전이라는 이 책을 나는 아직까지 읽어보지 않았다.
왜냐하면 저자가 진화생물학자이고, “왜 어떤 민족들은 다른 민족들의 정복과 지배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는가. 왜 원주민들은 유라시아 인들에 의해 도태되고 말았는가. 왜 각 대륙들마다 문명의 발달 속도에 차이가 생겨났는가. “인간 사회의 다양한 문명은 어디서 비롯되는가?”라는 의문을 명쾌하게 분석”한 책이라는 책 소개에 일단 거부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이는 나의 무지에서 비롯된 오해일지도 모른다. 과거 찰스 다윈(Charles Darwin; 1809~1882)의 진화론에서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의 근거가 되었던 사회진화론이 튀어나왔다고 해서, 진화생물학자가 문화인류학에 관한 글을 쓰면 안 된다는 법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
어쨌든 그는 환경에 의해 대륙 간 발달 속도 차이라는 터전 위에 무기, 병균, 금속이라는 3가지 변수가 작용하여 (미국을 포함한) 유럽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까지는 역사의 범위에 속하는데, “앞으로 이러한 상황이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주장을 덧붙인 근거가 궁금하다.
이 책을 읽으면 그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제대로 읽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