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롯데시네마 명동 에비뉴엘관에서 열린 ‘사랑 나눔 자선 바자회’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기부천사로 유명한 션-정혜영 부부가 자원봉사로 참여한다기에 호기심에 잠깐 시간을 내어 들렸다. 불행히도 션-정혜영 부부를 보지는 못했지만, 깨끗한 배트맨 그래픽노블을 구할 수는 있었다.
어느덧 5년의 시간이 흘러 2013년이 되었다. 이번에는 사람이 아닌 책을 위해 떠났다. 합정역에 10시쯤 도착했는데, 행사 장소인 메세나폴리스몰 중앙광장은 생각보다 한산했다. 심지어 ‘사랑의 책 나눔’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보다 홀트아동복지회의 봉사자 수가 훨씬 더 많았다.
개그맨들도 자원봉사자로 참여한다는데 보이지 않았다. 아마 내가 개그 프로그램을 보지 않기에 얼굴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거나 연예인 초정시간이 아니었으리라.
사람이 별로 없었기에 여유 있게 책을 고르다 보니 행사대상 도서에는 크게 2종류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하나는 대여 스티커나 도장이 찍혀있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새 책처럼 깔끔한 경우였다. 물론 책의 상태가 ‘나 중고책이요.’라고 쓰여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런 경우는 소수이기에 착한 일하고 저렴하게 보고 싶은 책을 구하려면 이런 행사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도 모르게 책을 몇 권 더 고르고 기부라는 이름의 계산을 하고 있었다. 일단 고른 책을 읽고 상태가 괜찮은 책은 나중에 첫 리뷰(09.02.25) 5주년 기념 이벤트를 할 때 활용할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