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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도서] 오래된 미래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저/양희승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개발이란 무엇일까?

 

개발이라는 단어에 대해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겠지만, “공업화에 의한 경제성장이라고 볼 수도 있다. 동시에 선진국(개발완료국), 개발도상국, 후진국(미개발국)이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非서구문화권에서는서구화를 뜻하기도 한다.

이러한개발에 대한 정의(定義)에는애덤 스미스에서 프로이트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구 출신의 주류 사상가들은 자신들이 속한 서구와 산업사회에서의 경험을 보편화하려는 경향을 보여 왔다. 그들은 명시적으로나 암시적으로나 자신들이 설명하는 특징들은 산업문화가 아니라 인간 본성의 표상이라고 전제한다. 서구의 문화가 유럽과 북미 대륙에서 세계 전역으로 그 영향력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서구문화의 경험을 일반화하려는 이런 경향은 거의 필연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1)는 점도 작용했다.

 

하지만 이런 서구 일변도의 사고방식에는 문제가 있다. 이는1999년부터 2001년 사이에 세계 65개 국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통계 조사에서 나이지리아가 국민들 사이의 행복도가 제일 높은 나라로 나타났다.2)는 사실만 보아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생태학의 고전이라는 <오래된 미래>를 보면이웃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돈을 버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3)고 여겼던 히말라야의 작은 마을 라다크 사람들이 세계화의 물결에 휩쓸려 획일화된개발을 하면서 전통문화와 가치관이 철저히 파괴되어 가는 과정이 드러나 있다.

 

 

무엇을 위한 개발인가?

 

전통적인 라다크 마을은 민주적으로 운영된다. 몇몇 예외만 빼면 라다크의 모든 가구는 자기 땅을 소유하고 있다. 빈부 간의 격차 역시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인구의 95퍼센트 정도가 이른바 중산층에 속하고 그 나머지 5퍼센트의 절반 정도씩이 귀족 계층이나 하류 계층에 속한다. 이 세 계층 사이에 신분 차이는 존재하지만 그것이 사회적 긴장이나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다. 하류 계층이라 할 수 있는 몽족 사람이 귀족 계층의 사람들과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모든 농가가 대부분 완벽하게 자급 생활을 하고 있고 대부분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공동의 의사결정이 필요한 경우는 거의 없다.4)

묘하게도 저자의 이러한 라다크 마을에 대한 설명은 노자(老子)소국과민(小國寡民)’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인도 정부가 1974년 라다크 지역을 관광 지역으로 개방하고, 본격적으로 개발하면서 라다크 마을에서 오랜 기간 전통을 유지하면서 살아왔던 사람들의 행복이 사라졌다.

왜냐하면 인도 정부가 진행한 것은개발이라는 이름의 획일적인 서구화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외형적인 삶의 질은 향상되었지만, 빈부격차가 커지고, 범죄가 극적으로 증가했을 뿐 아니라 공동체가 파괴되고 사람들 간의 증오가 늘어났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평화로운 공존을 유지했던 다수의 불교도와 소수의 무슬림이 이제는 상호박멸을 외칠 정도였다.

 

당신은 자연의 착취에 기반을 둔, 획일적인 서구식개발을 위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포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가?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위해개발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어떻게 할 것인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본주의건 공산주의건 자연의 착취를 기반으로 한개발임은 틀림없고, 이러한 개발의 결과 인류는 환경 재앙과 사회적 관계의 붕괴에 부딪히고 있다. 그렇다고 과거로 돌아가자는 것은 아니다.

 

통계 숫자 하나하나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위로부터의 개발이 아닌 사람 중심의 인본주의에 바탕을 둔, 아래로부터의 개발을 하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세계화가 아닌 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중심의 경제를 시도하자는 것이다.

 

다행히 저자는 말로만 그친 것이 아니라 1980 '라다크 프로젝트'라는 국제조직을 결성하고 정치적, 경제적 집중화에 반대하며 생태적, 공동체적 생활방식을 확산하기 위한 국제 활동을 펼치면서, 마을공동체의 복원이 표준화되고 획일적인 개발과 현대화의 압력을 버텨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저자의인간 중심 개발은 마을의 전통성과 공동체성을 살리면서도 자립적 지역경제의 선()순환적 원리가 작동하는 모델인 셈이다. 이런 모델이라면 자연에 대한 착취에 기반을 둔 자본주의 혹은 공산주의 개발에 대한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시도가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양한 종이 존재하면 할수록 생태계가 풍요로운 것처럼, 또 다른 가능성의 불씨를 피우는 것 자체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젊은이와 비전이 없는 농촌, ‘지역개발이라는 명목으로 기업과 각종 행사 유치에만 열을 올리는 지자체로 가득 찬 우리의 미래를 위해 우리도 새로운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1)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Helena Norberg-Hodge), <오래된 미래>, 양희승 옮김, (중앙북스, 2007), p. 40

2)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앞의 책, p. 23

3)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앞의 책, p. 110

4)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앞의 책, pp. 11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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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초보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세계화와 개발이라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의 미래가 바로 지금 서있는 우리들의 모습일것 이라는 것이 조금은 섬뜻했지요...

    2014.01.03 07:1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waterelf

      1. 인간은 무엇을 위해 세계화와 개발을 시작했는지를 잊어버리고,
      세계화와 개발을 마치 목적처럼 여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 어쩌면 <아이 엠 넘버 포>라는 SF소설에서 묘사된 것처럼 세계화, 자연파괴를 통한 개발을 하다보면,
      지배계층과 그들을 위해 봉사하기 위해 유전공학을 통해 생산되는 피지배계층으로 나눠지는 것도 현실에 나타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4.01.03 22:02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