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가기 전날의 아이처럼 괜히 들뜬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아침 7시 50분에 출발하는 여정의 부담은 잠을 설치게 했다. 졸린 눈을 비비며 인천공항에 가서야 비로소, 내가 탈 비행기는 셔틀 트레인을 타고 또 가서 탑승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괜히 마음이 급해 서둘러 면세품도 찾고 비행기에 올랐다.
마카오 공항에는 여러 호텔에서 운영하는 무료 셔틀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덕분에 나도 무료 셔틀을 타고 무난하게 숙소인 코타이 센트럴 홀리데이 인 마카오(Cotai Central Holiday Inn Hotel Macau [金沙城中心假日酒店] )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짐을 맡기고 첫 방문지인 타이파 빌리지로 향했다. 가장 먼저 방문하고자 했던 곳은 마카오를 지배하던 당시 포르투갈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타이파 주택박물관이었다.
지도를 보며 시티 오브 드림즈 호텔을 지나면서 저 멀리 보이는 건물들을 보니, 직진하다가 왼쪽으로 꺾이거나 왼쪽으로 가다가 오른쪽으로 꺾이거나 모두 가능해 보였다. 잠시 고민하다가 직진하는 코스를 선택하고 출발했다.
아뿔싸, 실수였다. 길을 잘못 들어 결국 도로를 무단 횡단해서 가야만 했던 것이었다. 덕분에 숙소로 돌아오면서 왜 쉬운 길을 두고 어려운 길로 돌아가는 선택을 했을까 후회해야 했다.
타이파 주택박물관(The Taipa Houses Museum [龍環葡韻住宅式博物館] )
▶ 타이파 주택박물관은 1921년에 포르투갈의 고위 공직자(high superior)들과 그들의 매케니즈 가족이 살기 위해 건축한 것을 1990년대 후반에 리모델링해서 만든 박물관이다. Macanese House [土生葡人之家], House of the Islands [海島之家], House of the Portugal Regions[葡萄牙地區之家], Exhibition Gallery[展覽館], House for Receptions[迎賓館]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빈관(House for Receptions [迎賓館] )
1층 거실(Living Room [客廳] )
1층 부엌(Kitchen [廚房] )
1층 식당(Dining Room [餐廳] )
1층 서재(Library [書房] ) 2층 화장실(?) 2층 거실(Living Room [客廳] ) 2층 침실(Bed Room [睡房] ) 2층 주인의 침실(?) [主人房] 이어 옆에 있는 카르멜 성모 성당(Our Lady of Carmo Church [嘉模聖母敎堂] )까지 보고나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지나 뱃속에서는 민생고(民生苦)를 해결해 줄 것을 격렬하게 요구하고 있었다. 카르멜 성모 성당(Our Lady of Carmo Church [嘉模聖母敎堂] )
어쩔 수 없이 먹자골목이라는 쿤하거리[官也街]로 진입했다. 하지만 들어가자마자 수탉그림의 간판이 눈에 띄었기 때문에 별다른 고민없이, 포르투갈 레스토랑인 갈로(Galo [公鷄])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Galo[公鷄] 다른 블로거의 평을 감안해 바칼랴우 크로켓[Codfish Cake, 馬介休球] (MOP 48), 새우커리[Shrimp in Curry Sauce, 咖喱蝦仁] (MOP 145/1piece) 3조각을 시키고 공기밥 하나를 추가했는데, 새우커리는 조금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당초 시가(時價)라고 적혀있는 메뉴를 공략하는 것이 아니었는데… 바걀라우 크로켓 ▶ 바칼랴우 크로켓[Codfish Cake, 馬介休球] : 바칼랴우[대구]의 살과 감자를 다져서 만든 일종의 크로켓으로 현지인들은 식당에 가면 반드시 시키는 전채(前菜) 요리. 식당에 따라 다르지만 약간 짭짤할 수 있다. 새우커리 ▶ 새우커리[Shrimp in Curry Sauce, 咖喱蝦仁] : 매콤함을 자랑하는 커리와 부드러운 코코넛밀크가 결합된, 진하고 걸죽한 커리소스를 특징으로 하는 본격적인 매케니즈 요리. 허기를 달랬으니 혀를 위로하기 위해 아몬드 쿠키[杏仁餠]와 육포(肉脯)로 유명하다는 코이케이 베이커리[鉅記手信]를 찾았는데, 놀랍게도 같은 골목에 분점이 2개나 있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런 현상은 자주 보여, 고개를 기우뚱할 수 밖에 없었다. 코이케이 베이커리[鉅記手信] 먼저 현지에서 다 먹고 가야하는 육포 (MOP 78)를 구입했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았지만 전리품 삼아 좀더 돌아다니다가 호텔로 돌아와 체크인을 하고 짐을 간단히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