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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와 민주의 나라

[도서] 공화와 민주의 나라

이동수 편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민주화(民主化)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한때 우리는 민주화(民主化)만 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여겼던 적이 있다. 하지만 60년대부터 진행된 근대화와 80년대부터 본격화된 민주화 덕택에 이제 인민주권의 실현이라는 민주주의의 근간은 어느 정도 형성1)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깊어가는 국경 없는 지구촌에서의 무한경쟁, 다양한 이해관계의 갈등, 보수와 진보를 둘러싼 이념갈등, 세대 간의 갈등, 지역갈등 등이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2)

 

왜 그런 것일까?

이 책의 편집자는 서문에서

이는 민주화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권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개인과 집단들의 힘이 충돌하는 ‘권력정치’(politics)가 한국정치 현장에서 여전히 득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그 동안 억압받다 아무런 여과 없이 한꺼번에 분출된 새로운 권익과 또 이 도전으로부터 기득권을 한사코 지키려는 기존의 권익 모두, 공동체와 공동선(共同善)에 대한 고려 없이 권력투쟁에 진력함으로써 사회적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정치인이나 기업가, 노동운동가, 그리고 심지어 일반대중들에서조차 이런 현상은 얼마든지 목도할 수 있다. 서로 대권을 차지하려는 정치인들, 서로 자신의 권익만을 관철시키려는 이해집단들, 서로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는 지식인들, 그리고 자신의 생계와 돈벌이만 걱정하는 대중들이 다수를 이루는 사회에서 갈등 대신 통합을 기대하는 것은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이는 민주화가 정치발전의 필요조건이기는 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3)라고 함으로써 그 이유를 제시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가.

 

우리는 광복 후 대한민국이 수립되는 과정에서 왕정에의 가능성을 폐기함으로써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1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에서의 공화국을 이루었다고 의심의 여지없이 확신한다. 그리고 더 이상 공화국혹은 공화정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공화국(共和國)’군주국(君主國)’과 반대되는 의미, 즉 왕()이 존재하지 않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헌법에서 언급한 공화(共和)’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거쳐 나온 것이 아니다. 편집자에 따르면, 헌법에 기재된 민주공화국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의견이나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더라도 설득과 소통을 통해 공동이익이나 공동의견에 자발적으로 동의하거나, 혹은 설사 동의에까지 이르진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구성원들을 이해하고 상호 공존하는4)‘소통정치’(the political)가 필요하다.

그런데 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서 공화정(共和政)이 성취되었다고 믿는 착각을 하다 보니, ‘민주공화국에서 민주(民主)’에만 집중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민주화는 이루었지만, 그 반작용으로 억눌려왔던 갈등이 붓물처럼 터져나오면서 공동체의 균열이 커지게 된 것이다.

 

여기에는 1차적으로 민주공화의 개념을 온전하게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입하여 이 땅에 이식하기에 급급했던 점에 원인이 있다.

우선 민주주의란 권력이 인민으로부터 나오지만 그 권력은 누구에게도 귀속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다.5)따라서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것은 다수의 인민이 지배하는 민주정이라는 형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누구의 지배도 받지 않고자 하는 비()지배와 자유에의 갈망이라는 내용에 있는 것이다.6)

그런데 이것을 현실에 적용하다 보니 다수의 지배, 나아가 다수집단의 소수집단에 대한 전면적이고 영구적인 지배하는 경우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문제점을 자유민주주의자들은 기본권과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민주적 절차를 강조하고, 참정권을 선거를 통한 정치행위로 국한시킨 채 개인의 자유로운 공간 확보에 더 관심을 (가지는)7)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하였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미국식 개인주의다.

 

그러나 이런 해결방식을 이 땅에 그대로 적용시키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회수(淮水) 이남에서 자라는 귤을 기후와 풍토가 다른 회수(淮水) 이북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귤화위지(橘化爲枳)’의 고사를 떠올릴 필요 없이, 권력분립(division of power)과 다수의 지배(majority rule)로 대표되는 (자유)민주주의의 한계는 현재의 우리 사회가 보여주는 모습으로 명확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말한 ‘소통정치’(the political)가 필요하다. , 우리가 헌법 제1 1항에 있는 민주공화국에서 문자 그대로 해석해왔던 공화(共和)’가 아닌 공화(共和)주의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공화주의가 공동체 전체의 조화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 공화주의 혹은 공화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권리와 이익보호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그들 사이의 관계를 공동체적 관점에서 주목하는 법치(the rule of law), 소통(communication), 그리고 참여(participation)의 개념8)이기 때문이다.

 

결국 공화(共和)’의 개념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현재의 대한민국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민주국이지 민주공화국은 아닌 셈이다.

 

 

민주공화국을 위하여

 

이 책은 9명의 공저자들은 각각 12편의 논문을 통해 개화기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을 공화라는 관점에서 살펴본 결과물이다.

 

결과적으로 볼 때, 대한민국의 건국헌법은 제1 1항에서 볼 수 있듯이 민주적이고 공화적인 특징을 강하게 담고 있지만, 그 구체적인 실행과정에서 공화는 사라지고 민주만 남았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가 오늘날 우리가 볼 수 있듯이 민주화 이후 첨예화된 갈등으로 인한 공동체의 분열과 파열음이다.

 

결국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그 동안 소홀했던 공화의 개념을 실현하여 민주공화가 균형 잡힌 민주공화국을 지향하는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에 대한 리뷰입니다



1) 이동수, “개화와 공화민주주의”, <공화와 민주의 나라>, 이동수 편, (인간사랑, 2013), p. 15

2) 이동수, “개화와 공화민주주의”, p. 14

3) 이동수, “서문”, <공화와 민주의 나라>, 이동수 편, (인간사랑, 2013), p. 5

4) 이동수, “서문”, p. 6

5) 이동수, “개화와 공화민주주의”, p. 18

6) 이동수, “개화와 공화민주주의”, p. 19

7) 이동수, “개화와 공화민주주의”, p. 20

8) 이동수, “개화와 공화민주주의”, p.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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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2시커피

    민주공화국하니 북한이 생각나요+_+ 조선인민민주공화국? 그랬던 것 같아서요. 우리나라는 그냥 민주자유국가 이런줄 알았어요. 공적인 의미가 참 무색한 시대같습니다.

    2014.02.10 23:3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waterelf

      1. 아무래도 '공화'의 의미에 대해 소홀했으니까 그런 생각도 할 수 있는 것 같네요.
      2. '민주'에는 권리뿐 아니라 의무도 있는데, 다들 권리만 챙기고 의무를 이행하는 것은 외면하다보니 이렇게 갈등이 첨예화되는 것이 아닐까요?
      3. '민주'와 '공화'가 균형을 이룰 때, '권리'와 '의무'도 균형을 이룰 수 있으리라 기대해봅니다.

      2014.02.11 07:03
  • 스타블로거 초보

    저도 이 책...읽어야 하는데 말 입니다....^^

    2014.02.13 06:2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waterelf

      1. 아... 이미 읽으신줄 알았는데...
      2. 이런 책이 쉽게 손이 가지 않죠.^^

      2014.02.13 18:54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