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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읽는 새로운 시선

[도서] 도시를 읽는 새로운 시선

최재정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도시에 대한 편견을 넘어.

 

현대인의 생활공간 하면 대부분 ‘도시’라는 공간을 떠올린다. 현대인의 70% 이상이 도시에 거주1)하는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공간인 “도시가 (사람들의) 부를 증대시키지만 사람들을 초라하게 만든다2)”고 생각한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각박한 도시보다 농촌이나 교외에 사는 사람들이 더 행복할 것이라는 무의식적 편견을 갖고 있다. 실제 도시전문가나 지식인 중에서도 도시의 선순환적 가치보다는 개발과 성장에 따른 부정적인 측면을 더 강조함으로써, 도시 자체가 인류 역사에 있어 인간의 행복을 앗아간 배후로 혹은 지구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만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사람들은 도시의 삶이 너무 각박하고 치열해 점점 인간성을 상실해 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행복에 대한 통계조사를 보면, 예상과 달리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도시가 아닌 지역에 사는 사람들보다 행복지수가 더 높게 나온다.3)

 

도대체 왜 그런 결과가 나왔을까?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배운 교육이 왜곡되거나 편견에 차있던 것일까? 아니면 통계의 착시효과 때문일까?

 

여기서 먼저 떠올려야 할 것이 우리가 도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의 원인 가운데 하나가 도시 빈민, 즉 도시에 유입된 난민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다. 중세사회였다면 난민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그냥 그들을 제거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인권(人權)을 중시하는 현대사회이기에 도시 빈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거나 현재처럼 자발적인 이탈을 유도하거나 소극적으로 수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서 저자는 의문을 제기한다. 도시의 주인은 누구인가? 먼저 살고 있는 사람들이 주인인가? 그렇다면 아메리카의 주인은 인디언들이지 않는가? 알고 보면 유럽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옮겨온 백인들도 난민4)”이 아닌가?

이런 점을 고려해보면 도시 빈민은 적극적으로 수용해야만 한다. 한발 먼저 온 사람이나 한발 늦게 온 사람이나 모두 도시의 주인이기에.

그렇기에 저자는 “도시가 사람을 가난하게 만들지 않는다. 도시는 가난한 사람들을 끌어들일 뿐이다.5)”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리라.

 

 

도시의 내일, 어떻게 가야 하는가

 

지금까지 우리가 도시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에 따라 잘못된 전제를 기반으로 설계된 도시의 내일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떠오른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피터 홀(Peter Hall, 1932~2014) 교수가 “도시란 살아있는 생물체와 같다.6)”라고 말한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왜냐하면 특정 관점이나 생각으로는 절대로 도시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명확하기 알려주기 위해 저자는 1부 처음에 ‘두 도시 이야기’라는 챕터를 두어 바르셀로나와 싱가포르라는 상반된 사례를 제시한다.

가우디의 도시라는 별명을 가진 바로셀로나는 1882년 첫 삽을 뜬 이후 오늘날까지 공사가 계속되는, 천재 건축가 가우디(Antoni Gaudi, 1852~1926)의 성()가족 성당[Sagrada Familia]으로 대표되는 문화의 힘으로 도시의 운명을 바꿨다.

반면 싱가포르는 리관유[李光耀, 1923~2015]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독선적인 행정가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경제성장 로드맵에 따라 압축적으로 도시를 성장시켰다.

 

이 두 성공적인 사례와 반대되는 것이 일본의 지역균형발전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도시공학자나 도시정책가들은 도시빈민의 원인을 ‘부의 불평등’, ‘너무 각박한 도시생활’ 그리고 ‘과도한 경쟁’ 때문이라고 단정(짓고,)  대부분 자원의 재배치와 부의 재분배(라는 해답을 내놓는다.) 여기서 자원의 재배치는 지역 분권화를 말한다.

(이러한 발상에 따라) 일본은 과거 1980~90년대에 전 국토를 균형 있게 발전시킨다는 명분 아래 정치가와 행정가, 도시전문가들이 중앙정부와 함께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여 지역개발을 시도하였다. 이러한 정책들은 일시적으로 성공을 이루는 듯 했다. 하지만 (이것이) 결국 일본 국가 전체를 위기로 내모는 결정적 이유가 되었다7)

왜냐하면 이들은 왜 작은 도시가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해도 없이 그저 지역 간 격차를 줄이겠다고 성급한 도시발전계획을 세우고 추진했기 때문이었다.

한국의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한 수많은 축제와 행사유치가 도리어 빛 더미를 남겨놓은 것도 발상의 출발점이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핀란드의 작은 마을 로바니에미(Rovaniemi)는 산타클로스가 산다는 ‘산타 마을’이라는 이미지 마케팅을 통해 중소도시라는 약점을 강점으로 바꾼 사례라고 할 수 있다. ,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침공으로 90%가 파괴되었던 이 도시는 산타클로스 이야기를 통해 관광과 레저의 도시8)”로 성공적인 진화를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하게 독일도 지역균형발전이 아닌 차별화를 통해 지방분권화에 성공을 거두었다. 그 결과 “그들의 지역 차별화와 히든 챔피언 전략은 전 세계 중소도시 성장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도시의 진화는 100년 이상의 시간과 일관성 있는 정책, 그리고 선택과 집중의 결실이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9)

 

 

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모색

 

도시 환경 요소들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 중요도가 달라지고 있다. 산업혁명 이전에는 이동성과 주거공간의 쾌적함 등 현실적인 편리성이 중시되었다면, 20세기 고도 산업 도시의 당면과제는 공해의 해결이었다. 그리고 21세기의 도시와 시민의 화두는 도시의 정체성 회복이라 하겠다.10)

따라서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성장일변도의 도시화를 통한 획일화된 도시는 지양(止揚)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의 특성에 바탕을 두어 도시의 정체성을 회복하면서 ‘도시’라는 시스템이 가지는 효율성과 쾌적성도 유지해야 한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공공미술의 활용도 이러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대안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로는 파리의 라데팡스나 도쿄[東京]의 롯폰기 힐스를 들 수 있다.

파리의 라데팡스는 도시계획에 공공미술을 결합한 경우로, 고지대의 빈민가를 정비해 21세기 최첨단의 도시로 탈바꿈한 곳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공간의 변화성을 예술적으로 구현하여 파리의 새로운 얼굴이자 개성 있는 명소로 평가 받고 있다. 도쿄의 롯폰기 힐스는 낡은 주택이 밀집한 낙후 지역을 첨단 도심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문화적인 상업지로의 개발을 목표로 추진된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사례로, 벤치와 정류장을 미술가에게 의뢰하여 예술적인 문화 인프라를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오늘날 도쿄의 문화거점으로서 다양한 도시복합용도의 도입과 더불어 문화시설의 집중적인 유치로 시가지 개발의 모델이 되고 있다.11)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지구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올바르게 사는 도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브라질의 쿠리치바(Curitiba) ()를 모델로 삼을 수도 있다.

한때 개발도상국의 다른 도시처럼 급속한 인구 증가와 무질서한 개발로 환경오염이 심한 도시였던 쿠리치바 시()1971년부터 1992년까지 시장을 역임하면서 소신 있게 도시 개혁을 추진한 자이메 레르네르(Jaimer Lerner, 1937~ ) 시장의 지도력 덕분에 대표적인 생태도시로 변모하였다.

 

도대체 어떤 일을 어떻게 추진했기에 이런 변화가 나타났을까? 저자에 따르면 “시민이 참여하는 실생활 생태 혁명, 버스 중심의 대중교통 시스템, 저비용의 도시개발과 도시 경영12), 이 세 가지가 변화의 핵심이라고 한다.

첫째, 시민이 참여하는 실생활 생태 혁명으로는 분리수거를 통한 자원의 재활용을 들 수 있다. 동시에 분리 수거된 자원을 재생하는 공장에 알코올 중독자, 실업자, 장애인 등을 고용하여 이들의 삶을 향상시킬 기회를 제공하였다.

 

둘째, 쿠리치바 시()에는 건설과 유지에 많은 비용이 드는 지하철 대신 장애인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원통형 버스정류장과 빨간 색의 굴절버스로 대표되는 버스 중심의 입체적인 대중교통 노선이 존재한다.

이를 위해 기존 도로공간을 활용해 낮은 비용으로 도시 중심을 X자형으로 연결하는 도로망을 구축했다. , 도로 중앙에 급행 버스를 위한 버스전용차로를 두고, 그 옆에 자동차 도로와 일방통행 도로를 차례로 두는 삼중 도로 체계를 구축하였다. 그리고 급행 버스, 지역 버스, 직통 버스 등을 색깔로 구분하고 버스 간에 완벽하게 환승(換乘)이 되도록 하였다.

서울시민이라면 익숙한 기분이 들 것이다. 왜냐하면 서울의 시내버스 시스템이 이를 원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홍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천과 인접한 지역에 공원을 개발하고 유수지 역할을 하는 호수를 조성하였다. 그 결과 “도시 곳곳에 자연 습지에 가까운 호수와 도랑을 만들어 내는 생태혁명을 이루었다.13)

 

당신이 어떤 형태의 도시를 원하던, 우리가 맞이하는 미래의 도시는 오늘의 우리가 만들어내는 것이다.



1) 최재정, <도시를 읽는 새로운 시선>, (홍시, 2015), p. 210

2) 최재정, 앞의 책, p. 10

3) 최재정, 앞의 책, p. 11

4) 최재정, 앞의 책, p. 15

5) 최재정, 앞의 책, p. 13

6) 최재정, 앞의 책, p. 8

7) 최재정, 앞의 책, p. 14

8) 최재정, 앞의 책, p. 155

9) 최재정, 앞의 책, p. 14

10) 최재정, 앞의 책, p. 129

11) 최재정, 앞의 책, p. 132

12) 최재정, 앞의 책, p. 200

13) 최재정, 앞의 책, p.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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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초보

    도시에 살 사람은 도시에 살고, 시골에 살 사람은 시골에 살고...
    그렇지만 모든면에서 도농간에 격차가 미미해졌으면 좋겠어요... 격차가 없는것은 말도 안될것 같구요..ㅎㅎ

    2016.01.06 06:40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waterelf

      1. 도농간, 대도시와 중소도시 사이의 격차가 없다면
      우리 모두가 공장에서 찍어낸 통조림과 같은 삶을 버티고 있는 것이겠죠.
      2. 다만 사람다운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도농간, 대도시와 중소도시 사이의 격차가 적지만, 차이는 많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16.01.06 20:31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