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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행복을 일에서 찾고, 일을 하며 병들어갈까

[도서] 왜 우리는 행복을 일에서 찾고, 일을 하며 병들어갈까

요아힘 바우어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노동, 공명(共鳴)의 경험과 소외(疏外) 사이

 

행복을 일에서 찾는다.

먼 옛날 우리 선조들은 그랬을지 몰라도 산업사회의 기계부품으로 전락한 오늘날에는 더 이상 일에서 행복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는 분업화와 관계가 깊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 혹은 소수의 협업에 의존하는 과거의 도제 시스템 혹은 장인 시스템하에서는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는 기쁨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를 저자는 “일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고 기쁨을 만끽하는 곳에서, 또한 하고 있는 일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재인식하는 곳에서, 그리고 한 일에 대해 인정과 존중을 받는 곳에서 일은 ‘공명(共鳴)의 경험’이 된다.1)”라고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분업화는 일하는 열정, 즐거움 등을 빼앗아 버린다. 이렇게 노동으로부터 소외(疏外)된 인간은 이제 행복하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일을 한다.

왜냐하면, 노동자들이 자신의 존재와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일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자신이 만든 노동 생산물과 어떤 관계도 맺지 못하는 노동 과정은 결국 소외감을 낳을 뿐2)”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우리는 행복하게 일할 수 있을까?

 

 

멀티태스킹을 요구하는 노동 현실

 

리처드 세넷(Richard Sennett, 1943~) 교수는 “1980년까지 유효했던 과거 질서 하에서 자신의 노동과 삶을 서사적으로 구성할 수 있었던 노동자들에게 노동은 정체성을 확립해주고, 자기 가치를 전달해주고, 삶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요소였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실물경제가 금융자본주의의 메커니즘에 종속3)”되면서 과거와 달리 자본투자자들이 기업에게 대규모 구조 조정과 인원 감축이라는 보여주기식 경영을 지속적으로 강요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그 결과 “단기간의 신속한 업무 처리와 (업무부담의 증가에서 비롯된) 멀티태스킹이 등장했고 이는 현대 노동환경의 특징이 되었다.4)

 

노동이 인간을 위해 있는 것이지 인간이 노동을 위해 있어서는 안 된다.5)”는 요한 바오로 2(1920~2005)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이미 ‘인간은 노동하는 동물’이 되어 버린 셈이다.

 

 

번아웃 증후군, 일의 이중성이 주는 경고

 

노동에 의해 공명(共鳴)이 형성되면 노동은 행동의 욕구와 원초적 기쁨을 만들어낼 수 있다6)”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과도한 책임과 업무 강도, 시간 압박, 모순적인 업무 지시 등으로 인한 ‘노력(소모)’과 물질적/비물질적 인정, 노동 안정성,  직업 발전의 기회 등을 통한 ‘보상(인정)’ 사이의 불균형7)”에서 오는 직무 스트레스는 우리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협하며 번아웃 증후군8)에 시달리게 만든다.

불행하게도 아직까지 번아웃 증후군은 개인의 문제로 간주되는 경향이 강하다. 때문에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려는 기업의 의지는 약하다. 하지만 번아웃 증후군이 노동자의 건강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회적 관리가 필요하다.

 

헤르베르트 프로이덴베르거(Herbert Freudenberge, 1926~1999)는 번아웃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 “자신의 일에 지나치게 높은 목표와 이상, 성공에 대한 기대 등의 부담을 지우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외에도 건강한 생활방식을 유지하고 운동과 취미 활동을 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며, 단조로운 일을 피하되 요구가 너무 많은 일도 경계하라고 제안했다. 또한 업무량의 한계를 정해야 하고, ‘집’은 절대 직장이 되어서는 안 되며, 무엇보다 동료 간의 관계와 팀 분위기가 좋아야 한다고 조언했다.9)

 

그러나 ‘신자본주의 문화’의 영향을 온전히 걷어내지 못한다면, 그의 예방책도 공염불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 아닐까.



1) 요하임 바우어, <왜 우리는 행복을 일에서 찾고, 일을 하며 병들어갈까>, 전진만 옮김, (책세상, 2015), p. 18

2) 요하임 바우어, 앞의 책, pp. 18~19

3) 요하임 바우어, 앞의 책, pp. 141~142

4) 요하임 바우어, 앞의 책, p. 144

5) 요하임 바우어, 앞의 책, p. 15

6) 요하임 바우어, 앞의 책, p. 226

7) 요하임 바우어, 앞의 책, p. 117

8) 헤르베르트 프로이덴베르거에 의하면 번아웃 증후군은 직장에서의 활력 상실과 소진, 업무와 고객에 대한 반감, 업무 효율성 상실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9) 요하임 바우어, 앞의 책, p.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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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파란하루키

    한병철, "피로사회"를 비롯한 신자유주의+정보사회가 불러오는 폐해에 대한 성찰들을 공감하며 읽었어요. 누구는 일자리가 없어서 일을 못하고, 일자리가 있는 사람은 방전될 때까지 일해야 하는 현실이 참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2016.02.07 21:09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waterelf

      신자본주의 문화의 성과사회에서 사람들은 성과에 집착하여 한없이 스스로를 소진시켜서 우울증 환자와 낙오자를 만들어낸다는 한병철 교수의 진단은
      왠지 우울증 환자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낙오자로 가득찬 디스토피아를 예언하는 듯해서 섬뜻하더군요.^^;;

      2016.02.07 21:37
  • 스타블로거 초보

    현대사회에서 일을 통해서 자아를 실현하고 어쩌고 하는 것은 말 그대로 이상이지요. 신자유주의는 인간을 일하는 도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만들었다는 생각에 일, 노동이라는 것이 가지는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2016.02.10 08:5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waterelf

      1. 初步님의 말씀대로 일을 통해 자아를 실현한다는 것은 이상이지만,
      사람이 일을 해서 살아가야 하는 존재인 만큼, 지향해야 할 바이기도 하지요.^^
      2. 행복하게 일하는 것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는 못했지만,
      일(노동)이라는 것이 가지는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는 충분히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016.02.10 16:35
  • 도토리

    하... 먹고사니즘에 대한 심각한 고찰을 또 한 번 이런 책을 통해 하게 되네요 ^^;;
    파란하루키님 말씀처럼 피로사회를 떠올리게 하는 책입니다.
    현실은... 언제나 번아웃증후군... ㅋㅋㅋ

    2016.02.11 20:1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waterelf

      1. 사실... 제목이 특이해서 손이 간 책이랍니다.^^
      2. 책임감이 강한 사람일수록 더욱 번아웃증후군에 빠지기 쉬울 것 같아요.^^;;

      2016.02.11 23:31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