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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이라는 거짓말

[도서] 진정성이라는 거짓말

앤드류 포터 저/노시내 역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4점

진정성(眞正性)이란?

 

우리는 가짜인 것, 포장된 것, 인공적인 것들이 넘쳐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어디로 눈을 돌려도 터무니없는 광고나 거짓말을 일삼는 정치인을 피할 길이 없다. 영양가라곤 없는 패스트푸드를 먹고, 짜인 각본대로 흘러가는 리얼리티’ TV쇼를 보고, 패키지 여행상품으로 휴가를 즐긴 후 패키지 된 기억을 갖고 돌아온다. 또한 우리는 끊임없이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인터넷 세상으로 떠나고 페이스 북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데 엄청난 시간을 소비하거나 게임 속 가상공간을 헤매고 다니며 한 번도 본 적 없고 만나도 못 알아볼 사람들의 아바타와 소통한다.1)

 

그런데 이런 세상에 만족할 수 있을까? 아니다. ‘패스트푸드에 대한 반발로 슬로푸드가 유행했던 것처럼 이에 반발하여 진정성(眞正性)’에 대한 욕구가 하나의 흐름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진정성(眞正性)’이란 무엇일까?

 

여론조사 전문가인 존 조그비(John Zogby, 1948~ )진정성과 관련된 설문조사 결과, 진정성 있는인간으로 만드는 요소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 3분의 1 이상이인격이라고 답했고, ‘진정성을 가장 잘 정의하는 단어를 고르라고 하자 61퍼센트가진실한 것’(genuine), 19퍼센트가 실재인 것’(real)을 골랐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우리 미국인은 진정성의 정확한 실체는 모르는 듯하나 진정성이 없는 것이 무엇인지는 대강 알고 있으며, ‘진정성이 뭐든 간에 그것을 우리가 원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2)는 결론을 내렸다.

 

이 책을 옮긴 노시내는 일반인 다수가 생각하는 진정성이란 스스로에게 진실하고, 삶의 의미를 찾고, 자기 행동이 외부에 미치는 결과를 의식하고, 타인과 자연을 배려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시도3)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진정성은 그럴지 몰라도, 그들이 원하는 진정성은 그런 것이 아니다. 그들은 정말로 그러함[실재(實在)]’에 해당하는 진짜 진정성이든 그렇게 보임[외양(外樣)]’에 해당하는 가짜 진정성이든 진정성에서 뿜어 나오는 아우라만 줄 수 있는 것이면 만족하기 때문이다.

 

 

진정성 있는 삶이란?

 

진정성이 있는 삶이란 어떤 삶일까? <월든>을 쓴 헨리 소로(Henry D. Thoreau, 1817~1862)처럼 숲으로 들어가서 단순하고 자족적인 삶을 영위하는 것일까? 그런 삶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삶이 보편적인진정성 있는 삶이 될 수 없고, 또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회로부터 거리를 두는 이런 삶에는 원시적인 삶에 대한 동경(憧憬)과 향수(鄕愁) 혹은 반() 문명의 색조가 묻어나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의 삶에 대한 부정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이런 삶을 진정성 있는 삶이라고 여기는 것일까? 아마도 근대화가 가져온 인간의 소외에 대한 반발이 아닐까? 이는 저자가 루소의 가차 없는 근대비판에서 시작해, 멸망을 환호하는 오늘날의 쇠퇴론으로 이어지는 원시주의 사고방식에는 좀 더 소박한 사회 경제 조직 형태로 되돌아감으로써 소외현상의 원인을 극복하려는 질긴 욕망이 담겨있다.4)라고 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오히려 농촌의 삶과 조화를 이룬, 한국의 일부 귀농자(歸農者)의 경우가 스스로에게 진실하고 타인과 자연을 배려하는 삶을 살아간다는 점에서 더 진정성 있는 삶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진정성 추구, 또 하나의 지위 경쟁

 

진정성을 추구한다는 것은 결국 정말로 그러함[실재(實在)]’에 해당하는 진짜 진정성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희소성도 요구된다.

 

예컨대 예술 작품의 진정성은 상품화 현상에 의해 위협받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알고 보면 진정성이란 큰돈을 쓸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나 획득할 수 있다. 원래 성스러운 제례나 고대의 공동체 전통에서 기원했던 아우라는 이제 모든 마케터와 브랜드 매니저가 주시하는 훌륭한 판매 전략으로 탈바꿈5)한 셈이다.

 

여기에는 진정성은 그게 아닌 것이 무어냐를 짚어내 그 반대로 이해하는 것이 최적인 용어6)라는 점이 작용했다. , “ 모든 것이 진정(眞正)하다면 아무 것도 진정하지 않은(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진정성은 누구나 누릴 수 없기 때문에 가치 있는 지위재화(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실제로 최근 들어 진정성은 지위 경쟁의 가장 세련된 형태로 확립되면서 가장 안목 있고 돈 많고 경쟁력 있는 참가자들을 경쟁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로 인해) 진정성 추구는 사회 파괴적 지위 경쟁이 되어버렸다. 과거 40년간 쿨 사냥을 부추겼던 그릇된 대중사회 비판을 가져다 이번엔 아예 근대 전반에 대한 더욱 전면적이고 더욱 그릇된 비판으로 확대시켰기 때문이다. (이러한) 근대 비판은 자유민주주의의 전반적인 과학, 법률, 정치적 기반과 그 속에서 번성하는 문화를 규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나아가) 진정성 추구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우리가 피하려는 특정의 몇몇 문제들이 생겨나는 데에 오히려 기여한다는 역설을 초래7)했다.

 

그렇다면 저자의 주장처럼얻은 것도 있고 잃은 것도 있지만, 적어도 총체적으로 봤을 때 (진정성 추구를 위해) 근대를 끝장내고 후진해 향수 젖은 과거로 되돌아가는 일은 잘못임을 인정해야 한다8)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다만 근대와의 화해를 종용하는 저자의 결론도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진정성처럼 비장의 카드 역할을 하는 허상(虛像)으로 사용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것이 아쉽다. 혹시 진정성에 대한 비판에 몰두하다가 비판을 위한 비판이 되어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다소 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모리스 마테를링크(Maurice Maeterlinck, 1862~1949) <파랑새>에서 틸틸과 미틸이 파랑새를 찾아 헤매다 돌아와서 자신들의 집에 있던 파랑새를 발견한 것처럼 “(진정성을) 찾아 헤매기를 그만두는 일이야말로 진짜 원하는 것을 찾을 유일한 길9)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길은 진정성에만 열려 있는 것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등에게도 똑 같은 기회가 주어져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1) 앤드류 포터, <진정성이라는 거짓말>, 노시내 옮김, (마티, 2016), p. 11

2) 앤드류 포터, 앞의 책, p. 13

3) 앤드류 포터, 앞의 책, p. 318

4) 앤드류 포터, 앞의 책, p. 85

5) 앤드류 포터, 앞의 책, p. 121

6) 앤드류 포터, 앞의 책, p. 13

7) 앤드류 포터, 앞의 책, pp. 311~312

8) 앤드류 포터, 앞의 책, p. 314

9) 앤드류 포터, 앞의 책, p.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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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대

    이 서평에 대한 적절한 댓글일런지는 몰라도 내가 생각하는 진정성이란 자신을 잘 대접함과 동시에 타인을 진정성있게 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많은 것이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요

    2016.09.14 16:22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waterelf

      1. 등대님의 말씀대로 자신을 잘 대접함과 동시에 타인을 진실하게 대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2. 다만, 저자는 "진정성"이라는 용어가 진정성이 없는 것에 대한 일종의 안티 테제로 작용한다는 점에 중점을 둔 것 같습니다. 즉, 모두가 진정성을 추구하여, 모든 것이 진정(眞正)하게 된다면 아무 것도 진정하지 않은 것이 되는 역설을 지적하려는 의도를 강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16.09.14 17:09
  • 파워블로그 이루

    최근 들어 진정성은 지위 경쟁의 가장 세련된 형태로 확립되면서 가장 안목 있고 돈 많고 경쟁력 있는 참가자들을 경쟁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ㅡ 수긍하게 되면서 씁쓸해지는 기분은 어찌할 수가 없네요. 양날의 칼처럼 추구하는 삶과 그에 대한 반발 작용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자신을 잃지 않고 맑은 정신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6.09.18 11:33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waterelf

      이루님 말씀대로 '진정성'이 상품의 가치를 올려주는 확실한 수식어가 되었다는 점을 수긍하면서도,
      자본주의가 자신과 반대되는 것조차 흡수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현실이 씁쓸합니다.^^;;

      2016.09.18 23:01
  • 스타블로거 초보

    이런 책을 대할때마다 드는 생각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진정성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나타내는 것 같다는.. 진정성이란 말로, 혹은 글로 표시한다고 생기는 것은 아니지요. 그저 씁쓰레한 생각만 드는 까닭은 아직 제 공부가 모자라서이겠지요...

    2016.09.20 06:33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waterelf

      1. 이 책을 읽으면서
      "道可道, 非常道(도(道)가 말해질 수 있으면 진정한 도(道)가 아니고)
      名可名, 非常名.(이름이 개념화될 수 있으면 진정한 이름이 아니다.)"라는 <도덕경>의 첫머리처럼 "진정성"도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있다면 진정한 "진정성"이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이런 책이 나오는 것은 初步님의 말씀대로 우리 시대에 진정성이 없거나 부족하기 때문이겠지요. 완전한 존재가 아니기에 늘 그 부족한 것을 갈구하는 것이 인간이니까요.^^;;

      2016.09.20 07:10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