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빠를 위한 육아서인가?
결혼을 하게 되면 대부분 아이를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막상 아이가 생겨 육아를 시작하게 되면 허둥지둥하기 일 수다. 이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과거와 달리 핵가족이 보편화되었고, 초보부부, 특히 초보아빠는 ‘육아’를 배운 적이 없으니까.
그러나 결혼을 하고 나서, 아니 최소한 아이가 생기고 나서 “육아서를 단 한 권이라도 읽어본 적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
만일 ‘아니오’(라고) 답변(할 수 밖에 없다면) 아빠로서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아빠가 될 준비를 아예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 없이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1)”
물론 여기에 대해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첫째, 육아는 여성의 몫이다. 비록 편견일지라도 대부분의 육아서가 초보 엄마를 대상으로 쓰여졌다는 점에서도 이런 사고방식이 널리 퍼져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직장인 아빠들은 육아에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바쁘다. 직장에서 하루 종일 시달리다 퇴근한 초보 아빠가 육아에 동참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육아에 동참하는 가정적인 아빠가 된다는 것은 저자가 “난 회사에서도 가정적인 아빠로 알려져 있다. 그게 칭찬이 아니란 걸 나도 안다. 가정에 충실하다는 건 사회생활에 불성실하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2)”라고 고백한 것처럼 직장생활에서의 불이익을 감수할 각오해야 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셋째, 실천보다 이론에 치우친 육아서다. 덕분에 저자는 “많은 육아서들이 읽기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 초보 부모들이 실천하기에 너무 많은 것들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들이 쓴 책은 어렵다. 이론에 치우친 책들이 대부분이다.3)”라고 아쉬움을 내비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내일 전쟁터에 나갈 병사들에게 총(銃)의 역사와 제조방법부터 알려주는 격이다. 한정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이들에게 총(銃)의 사용방법을 알려주고 사격을 연습시키는 것이 최선일 테니까.
어떻게 육아를 해야 하는가?
‘아는 것이 힘’이라고 한다. 하지만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으면 그것은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지행합일(知行合一)’이라는 말이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시작해놓고 지속하지 않으면 그것은 ‘작심삼일(作心三日)’에 불과하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10년 동안 매년 같은 결심을 하며, 이 가운데 25%는 15주가 지나면 결심했던 계획 자체를 포기하고 그 다음 해에 또 같은 결심을 한다.4)”라는 통계로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책에서 배운 것을 즉시 실행해보려고 노력해보자. 그런데 한 권의 책에서 너무 많은 것을 해보려고 욕심을 부리면 죽도 밥도 되지 않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당연히 어느 하나 제대로 한 것이 없이 흐지부지하기 일쑤다. 단 한 가지에 목숨을 걸자. 그리고 하루 10분만 실행해 보자.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그만큼 시작하기 힘들고 시작만 하고 나면 서서히 탄력을 받는다는 의미다. 탄력을 받을 때 과감한 실천력의 엔진을 가동하게 되면 대단한 추진력을 갖게 된다.5)”라고 말한다.
즉, 시작하기에 부담이 없고, 지속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육아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육아는 1회성 이벤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빠가 집에 있어주기만 하면 아빠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착각6)”하면 안 된다. 만약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영화관에서 같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다 가족이라고 해도 반박할 수 없게 된다. 시작하기에 부담이 없고, 지속적을 실행할 수는 있지만 함께 있어준다고 아빠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의 질이 중요하다.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의 질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아빠가 아이들을 위해 하루 10분을 할애하여 ‘아이 마음 공감하기’, ‘책 읽어주기’, ‘아이와 대화하기’, ‘제대로 놀아주기’, ‘육아법 공부하기’를 하자고 한다.
별거 아니잖아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극히 짧다고 생각하면 짧을 수도 있는 이 시간들이 쌓이고 쌓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당신이 하는 바에 따라 가족으로부터 외면 받는 아빠가 될 수도 있고,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가는 아빠가 될 수도 있다.
당신은 어떤 아빠가 되고 싶은가
1) 안성진, <하루 10분 아빠 육아>,
(가나북스, 2015), pp. 4~5
2) 안성진, 앞의 책, p. 28
3) 안성진, 앞의 책, p. 6
4) 안성진, 앞의 책, p. 38
5) 안성진, 앞의 책, p. 43
6) 안성진, 앞의 책, p. 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