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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아프가 본 세상 1

[도서] 가아프가 본 세상 1

존 어빙 저/안정효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근 한달동안을 가아프가 본 세상속에서 허우적댔다. 책을 읽을수록 "조금 어려울꺼다"하면서 추천해주던 선배의 말이 이해가 됐다. 가아프라는 한 사람의 생애가 고스란히 담겨져있는 책은, 그러기에 엄청나게 많은 생각이 담겨져 있었다. 이렇게 긴 책은 드래곤볼 이후로 첨이라서 출퇴근시간에 띄엄띄엄 읽다보니 전체 흐름이 제대로 파악되지않아 읽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의 어떤 시기는 재미있게 술술 읽히다가도 또 어느 시기에 가선 몇번을 고쳐읽어도 잘 들어오지도 않고. 책 읽는 내내 그러기의 반복이었다.


난 삶을 가아프처럼 사는 타입의 사람이 아니다. 아니, 작가(가아프는 작가임)처럼 사는 타입이 아니다. 작가란 일단 기억력이 좋고, 어떤 사건을 접할때 그때까지의 자질구레한 기억들을 재구성해서 사태를 파악하는, 혹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부류다. 하지만 나같이 적당한 속도로 돌아가는 뇌를 가지고 적당한 곳에서 생각을 끊고 맺는 부류는 의미있을 법한 어떤 사건도 그저 하나의 풍경으로 무심히 지나쳐버리고 마는게 태반이리라. 그러기에 이렇게 인생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판단하는 작가의 이야기는 나에게 너무 어려울 수 밖에 없었다.


두권짜리 책을 통틀어 제일 좋았던 부분은, 아니 좋았다기보다는 흥미있었던 부분은 결혼 초반 부근의 이야기였다. 그동안 숱한 한국 통속 드라마들을 보고도 의심스럽기만 했던 결혼 후의 불륜 이야기가, 좀 더 극단적이었던 가아프의 이야기를 보고 그럴지도 모른다고 이해하게 된 건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참 비현실적인데도 이상하게 결혼 후의 삶이란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속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이 상처투성이이고 모든 상황들이 극단적으로 그려지긴 했지만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임을 부정할 수가 없었다. 아니 어쩌면 요즘은 소설보다 훨씬 더 극단적인 상황일지도 모른다. 일본의 지진, 리비아 공습, 예멘의 폭탄공장 폭발등 하루아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다. 소설속 '물밑 두꺼비'(다가오고 있지만 알수없는 정체불명의 두려움을 소설속에서 이렇게 표현함)의 크기가 차원이 달라진 세상이다. 가아프가 본 세상속 사람들처럼 우리는 언젠가 모두 다 죽는다. 살아날 가망이 없는 환자들이다. 가아프는 이렇게 외치고 있지만, 히한하게 이 말때문에 좀 더 열심히 살고싶은 욕구가 생겨나는 것, 이것이 바로 소설의 힘이 아닐까.


하지만 역시나 너무 어려운 책이었다. 좀 더 살아본 담에, 한 십년 정도 뒤에 다시 읽어보면 또 다른 느낌이 들 듯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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