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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읽는 시

가을에 사람이 그리울 때면

 

 

가을에 사람이 그리울 때면 

시골 버스를 탄다 

시골 버스에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 

황토흙 얼굴의 농부들이 

아픈 소는 다 나았느냐고 

소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낯모르는 내 손에 

고향 불빛 같은 감을 

쥐어주기도 한다. 

콩과 팥과 고구마를 담은 보따리를 

제 자식처럼 품에 꼭 껴안고 가는 

아주머니의 사투리가 귀에 정겹다. 

창문 밖에는 

꿈 많은 소년처럼 물구나무선 

은행나무가 보이고, 

지붕 위 호박덩이 같은 가을 해가 보인다. 

어머니가 싸주는 

따스한 도시락 같은 시골 버스. 

사람이 못내 그리울 때면 

문득 낯선 길가에 서서 

버스를 탄다. 

하늘과 바람과 낮달을 머리에 이고 

 

 

- 이준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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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우아빠

    낙엽이 떨어지고 굴러다니면 쓸쓸하면서 그리운 사람들이 생각나죠

    2018.10.31 05:45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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