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지각했다. 나는 이 책을 이렇게 오래 읽게 될 줄 몰랐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가슴속에 허랑한 공간이 있고, 그 공간은 때로 시리도록 아프며, 누군가가 눈물샘을 슥 잘라낸 것처럼 마음속이 콸콸 차 넘치는 짜고 뜨거운 것이 그 허랑한 공간을 채우고 넘쳐 범람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감히 내가 무엇을 안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내가 상갓집 앞에서 옷깃을 여미는 예의는 가진 사람일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으로 이 글을 쓴다.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 연일 애타게 실종자들을 찾는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