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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도서]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이나다 도요시 저/황미숙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가끔 이렇게 별 기대없이 집어 들었던 책에서 인사이트를 얻거나 푹 빠져서 순식간에 끝까지 완독하는 경우가 있다.

영화를 빨리감기로 보는 사람들... 제목만 보면 영화 지푸라기를 잡고 싶은 짐승들이 생각났는데 책 내용은 가성비를 극한으로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영화마저 가성비있게 소비되는 게 트렌드라는 내용이었다.

지금은 강의, 유튜브는 물론이고 이제 대부분의 OTT 플랫폼들도 빨리감기 버튼을 제공하고 있다.

나도 예전에는 영화를 만든 창작자의 입장에서, 혹은 영화를 좋아하는 팬의 입장에서 영화는 그래도 극장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봐야 제맛이지 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들여 감상하곤 했는데 요즘은 극장에 갈 시간도 없고 OTT로 빨리감기로 보기에도 시간이 부족해서 유튜브로 요약한 영상을 빠르게 보는 편이다.

갈수록 빨라지는 현대 사회의 속도 속에서 남들보다 빠르게, 남들보다 더 많이 콘텐츠를 소비하고 기억에 저장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버린 것 같아서 이 책에 나오는 콘텐츠 트렌드에 대해 공감이 되면서도 한 편으로는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 책은 이나다 도요시라는 일본인 저자가 쓴 책으로 일본의 콘텐츠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아주 닮아 있다. 친구들과의 대화에 끼기 위해 유행하는 콘텐츠를 봐야하고 부족한 시간 속에 많은 콘텐츠를 보기 위해 결국 빨리 감기, 요약 영상, 일상적인 장면 건너뛰기, 미리 결말 보기 등 편법(?)을 서야하는 현실이 아쉽기만 하다.

이 책에는 그런 트렌드(?)에 맞춰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하는 창작자, 제작자, 유통업계 의 이야기들도 많이 실려 있다. 실제로 나 같은 경우에도 슈퍼팬들이 있었던 과거와 달리, 짧고 빠르게 콘텐츠를 소비하고 사라지는 소비자들만 존재하는 시장에서 창작자로 살아가는 것이 갈수록 재미없는 일이라고 느끼고 있었는데 이런 고민이 나만의 고민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원인에는 너무 많이 생산되는 콘텐츠들, 물질만능주의에 따른 가성비 지상주의가 있지만 이런 것들이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대부분일 것이다.(짧은 영상, 게임, 숏폼 콘텐츠들의 범람으로 인간의 집중력은 이제 금붕어보다 못하다니까...)

이 책에서는 달라진 최근 콘텐츠 소비 트렌드에 대해 일본의 상황을 기준으로 분석하고 단순히 빨리 감기라는 현상이 아닌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커다란 변화의 방향을 알려주고 있다. 이런 변화의 흐름을 막을 수 없다면 이용하고 유리하게 활용하는 것이 적절한 판단일 터... 앞으로는 기승전결과 기결만 있는 콘텐츠를 분리해서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영화를 빨리감기로 보는 사람들은 아무 생각없이 넘어갈 수 있는 OTT 서비스의 빨리감기 버튼에서 부터 시작하여 달라진 콘텐츠 트렌드와 그것들이 시사하는 바를 치밀하고 날카롭게 파해쳐 보여주는 책이다.

 

더 나아가 우리는 SNS를 통해 남들과 비교하기 위해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 스스로를 위해 살아가야 하는 하지만, 지금은 알지도 못하는 수많은 남들과 비교당하고 방향과 속도를 강제당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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