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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는 탐미문학의 거봉으로 손꼽힌다. 그런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소설이 바로 금각사이다. 금각사의 주인공은 말더듬이이다. 그가 어릴 때부터, 금각사에 방화를 저지르는 젊은 날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청춘의 불안정한 감정과, 광기와 집착. 그것이 한데 모여 '금각사'라는 상징을 이루고 그것은 마침내 아름다움의 극치로 재탄생 되어진다.

사실 탐미 문학이라고 해서, 우리에게 아름답게 보이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이 작품을 읽는 독자들은 혐오와 부담을 느낄 것이다. 내가 그랬듯이 말이다. 주인공을 필두로 기시와기 같은 인물들은 강력하게 자신의 철학을 내비친다. 그 철학이라는 것은 자신의 불행한 삶에서부터 비롯되어지는 사물들에 대한 불안정한 시선 고독에 점철되어있는 그러한 시선들이다.

하지만 주목해야할 것은 이들의 미(美)에 대한 관점이다. 우리는 미를 보편적으로 아름답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인공은 말한다.

어쩌면, 인간은 본질적으로 가장 악한데서 미를 추구한다고. 사실 그렇다. 미에 대한 보편적 기준을 배제하고 가장 인간의 심연으로 들여다본다면, 그 미는 가장 악한데서도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미술 사조를 봐도 알 수 있다. 가장 본질적인 것을 탐하고, 보편적 아름다움의 껍데기를 벗어던졌던 시기가 있었다.


프란시스 베이컨의 작품이다. 우리가 미의 기준을 아름다운 것으로만 생각했을 때, 이 작품은 끔찍하고 추하기 짝이 없는 그림일 뿐이다. 하지만 프란시스 베이컨은 오히려, 우리가 생각했던 껍데기들을 지워버리며 그 본질 자체에 중점을 두고 그림을 그렸다. 결국 미라는 것은 우리가 탐구해야 할 가치이며, 그것은 아름다운 보편적 기준에 위배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주인공의 대학교 친구 기시와기에 대해서도 주목할 만하다. 기시와기는 어릴 때부터 안짱다리였다. 유난스럽게 걷는 모습은 보기에 흉하다. 하지만, 그의 여성편력은 대단하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유독 대상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 대상이 남들과는 다를 때, 나의 무언가를 건드리고 쥐고 흔들 때이다. 기시와기는 여성들이 자신의 안짱다리를 통해 남들과는 다른 사랑을 느끼고, 그것은 동정이 아닌, 안짱다리 그 자체로 바라볼 때 생기는 것이라고 한다. 믿기지 않겠지만 소설 속에서는 여자들이 기시와기에게 복종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안짱다리에 입을 맞추고, 눈물을 흘리고, 머리가 잡힌 채로 순종의 미소를 지으며 말이다.

그런 기시와기의 모습은 결국 미가 가장 인간의 본연적인 모습을 건드리며 대상이 아름다운 것으로 포장되지 않았을 때, 그 실체를 인식해야만이 드러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말더듬이이지만 신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주인공은 여자를 가지는데 계속 실패한다. 그에게는 어렸을 적 사랑했던 우이코의 모습이 계속 맴돌기 때문이다. 여자와 관계를 가지려고 할 때마다 장엄한 금각사의 모습이 따라다니면서 그를 괴롭힌다. 금각사는 결국 그의 첫사랑, 우이코의 모습을 가장한 채로 그의 순수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다.

결국 주인공은 금각사를 불태우는데에 성공한다. 그것은 자신이 본질적으로 추구했던 미, 우이코에 대한 기억과 금각사에 대한 동경들을 태운 행위이다. 결국 주인공은 미에 대한 집착과 광기를 태워버린 채로, 그 실체를 마주하게 된 것이다. 불타는 금각사에서 주인공은 담배를 태우며 중얼거린다. 살아야지, 하고. 결국 그를 파멸로 치닫게 한 것은 미이며, 그 대상이 없어진 그는 그때서야 현실로 돌아와 삶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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