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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쎄. 요즘은 생각이 참 많다. 언제나 생각이 많아서 탈이었지만 요즘은 더 더 부정적인 생각이 나를 사로잡는다. 우울하다, 라는 말보다는 좀 더 차분하고 침잠 돼 있고, 오랫동안 고여 있는 느낌이 든다. 절대 해결할 수 없지만,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은 '심정'에 가깝다.

 

우울함1. 누군가 그랬다. 작가는 고독하기를 선택한 사람이라고. 맞는 말인 것 같다. 나에게는 곁에 있는 누구라도 안정시키지 못할 헛헛함이 있다. 어릴 적, 왜 글을 쓰고 싶냐는 물음에 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그 때 그 사람들은 대학 면접관이었다. 면접관으로 있던 교수님은 픽 웃으며 말했다. 오만이에요, 오만. 나는 화가났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었다. 사실상, 나는 그 질문을 어느 정도 예상했으며 밤새워 쓰던 예상 질문의 한 줄에 불과했다. 그래서 할 말은 없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오만이었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나를 위해서였다. 내가 업으로 선택한 작가라는 직업을 이루기위해서, 내 길을 닦기 위해서 쓰는 것이었다. 그것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나는 오만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 쓰는게 정말 즐거웠던 때가 있었다. 뭘 쓰지 고민하고, 친구와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하며 가슴 설렜던 날이 있었다.

 내 진로를 위한 글쓰기가 아니라, 진정 내 삶을 위한 글쓰기를 해야한다. 그 뒤에 그것을 업으로 삼는 것이 맞는 순서일 것 같다. 보기 싫은 내 삶을 마주하고 또 마주해야겠다. 사람들을 위해 글을 쓴다기 보다는, 나를 위해 쓰 되, 진정한 내 삶에서 우러나오는 글을 씀으로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읽혀진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즐거웠던 그 때를 다시 되새겨야겠다.

 

우울함2. 지금 살고 있는 집 계약기간이 끝나간다. 12월 6일까지는 집을 빼야한다. LH에서 하는 대학생임대주택 프로그램에 운좋게 합격해서, 전세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전세금을 빌려주는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 첫째로는 융자가 거의(아예라고 봐야한다) 없어야하고, 융자가 조금이라도 있을 때는 빌려주는 전세금이 낮아진다.

 그리고 둘 째로는 지금 살고 있는 집 주인이 딱 알맞은 시기에 전세금을 돌려주고나서야, 나는 집을 구할 수 있다. 그런데 집주인은 계약기간 만료 전까지는 전세금을 잘 돌려주지 않는다.

 셋째로는, 전세집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고 전세집을 구하더라도 융자없는 집은 거의 없다. (비싼 신축 오피스텔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되면 어거지로 반전세를 살 수 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전세금에 대한 이자, 관리비 합해서 월세를 사는 것하고 다를 바가 없다.

 서울살이가 이렇게 고달플 줄이야. 계약 만료 통보를 전화로 받고나서 현관 비밀번호를 칠 때마다 이질감에 사로잡혔다. 두 달 뒤면 내 집이 아니게 될 내 집. 또다시 다른 집을 찾아서 2년 동안 '내 집'이라고 생각할 공간을 마련해야했다. 이럴 때면 차라리 괴산에 쳐박혀 글이나 쓰고 싶다. 돈 버는 것도 지겹고, 집이 사는 건지 내가 사는 건지 모르겠다. 집은 집 자체로 존재하지만 나는 거기에 잡혀 있는 전세금, 이자, 관리비에 저당 잡혀 사는 기분이 든다.

 이럴 때면 우리는 '밀려있는 삶'을 산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밀려있는 일을 헤치우기 급급한 삶. 내가 원하던 건 이런게 아니었는데. 으휴 밀려있는 고지서 다발은 누굴 위한건지.  

-납입 일자를 지키지 않으면 밀려있는 당신의 삶은 더 '밀려지고 낙후되고 뒤이어는 집을 잃게 됩니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었을 때, 신선한 충격에 사로잡혔다. 나는 조르바 같은 삶을 살길 원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어떻게보면 이상적이지만 '현실'에 붙잡혀 이도 저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사실, 이렇게 우울해하다가도 누군가가 '긍정적으로, 핑크빛 삶을 상상해봐.' 라고 한다면 그럴 의사가 전혀 없다. 나는 삶이 삶 자체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 삶을 마주하고, 진실을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언제나 자신과 싸우며 내면적 존재를 일깨워야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내가 처한 현실과 상황에서, 모두가 행복한 삶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태어났다. 나는 맹세코, 내 행복만을 위해 돈을 벌진 않을 것이다. 내가 버는 수입과, 내가 선택하는 소비가 진정 내 삶과 일치하고 그 자체로 즐거운 삶을 살고 싶다. 어쨋든 집부터 알아봐야지 으휴. 내 인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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