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편의 단편 중,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책을 읽는 타이밍이 너무나도 내 상황이랑 맞아 떨어져서 내가 작게라도 미련을 가지고 있던 일을 덤덤하게 만들어주었다. 잠깐이지만 그들이 마음 편히 사랑을 온전하게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 나에게도 지난 몇 달이었던 것 같다. 그 시간이라도 마음 편히 나누었으니까, 최선을 다했으니까 후회는 없다. 그래도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다는 게 좀 쓰리다. 나에게 생길 공백을 시간으로, 생각으로 채우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