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이고 <어린 왕자>를 탐독했다. 영어공부를 해보겠다고 영문 원서를 읽기도 했고, 경상도 사투리로 쓰여진 <애린 왕자>를 찾아 읽기도 했다(덕분에 경사도 사투리로 여우를 ‘미구’라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떤 언어로 읽든, 어느 계절에 만나든 밤하늘에서 종소리를 울리듯 반짝이는, 오억개의 웃음짓는 별들을 남겨주고 떠난 어린왕자의 이야기는 언제나 내 마음을 설레게도 또 슬프게도 했다. 장미꽃의 도도함과 까탈스러움은 여전했으며, 내가 좋아하는 여우가 지금도 황금빛으로 물든 밀밭을 보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