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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네 생각이 났어

[도서] 영화를 보다 네 생각이 났어

이하영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영화를 보다 네 생각이 났어


가을 같은 책이네’..제목을 마주한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었다. 유래 없다는 이 찌는 듯한 여름 날에 말이다. 그러다가 책을 받아들고서는 까만 밤을 떠올렸다. 노란색 표지를 본 순간 별 같고, 달 같은 느낌이 들어서인가, 혼자 중얼거리며 말이다.

그렇게 이 책은 읽기 전부터 내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책은 제목에 충실하게 열아홉 편 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 영화를 보다 떠오른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글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는 그렇게 가족에게, 친구에게 또는 대상이 모호한 그 누군가(저자에게는 구체적인 상대방이 있었을 지도 모르지만)에게 말을 건넨다.


영화를 좋아하는 터라 열아홉 편의 영화 중 몇 편이나 본 것일지 궁금해 하며 목차를 살펴보았지만 내가 알고 있는(제목이라도 들어본) 영화까지 합쳐 세어보아도 반이 채 되지 않았다.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영화들을 잠시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part 1 어떻게 지내나요

- [라벤더의 연인들] / [줄리아] / [일 포스티노] / [레이디 수잔]
part 2 여전히 당신을 기억하고 있어요 
- [로즈] / [오네긴] / [그을린 사랑]
part 3 나를 잊지 말아요
- [아가씨]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 [카드보드 복서] / [맨체스터 바이 더 씨]
part 4 영원히 함께한다는 말
- [그녀] / [스틸 앨리스] / [병 속에 담긴 편지] / [라빠르망]

part 5 정말 고마웠어요
- [블랙] / [쇼생크 탈출] / [맥베스] / [남아 있는 나날


어떤 글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 편지라기보다는 영화감상문을 읽는 듯하기도 했고, 또 반면에 영화의 내용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지게 만드는 글도 있다. 하지만 그 역시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영화를 보다 누군가를 떠올린다는 것은 영화의 전체 줄거리가 될 수도, 영화 속 주인공의 작은 미소일 수도 아니면 영화를 배경으로 흐르던 음악일 수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중 내 마음을 끌었던 영화와 편지글을 꼽아보면 내가 보지 못한 영화 카드보드 복서(노숙자 윌리가 화재 사고가 있었던 집에서 발견한 그을린 일기장을 읽고, 엄마를 잃은 소녀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하는 이야기, pp.137-152)’와 영화를 보고 한참을 여운이 남았던 스틸 앨리스(알츠하이머 병에 걸려 자신의 주변을 하나씩 잊어가는 앨리스와 가족들의 이야기, pp.178-188)’였다.


두 편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의 관계를, 그 관계를 알거나 모르더라도(또는 잊어가더라도), 보여주고, 그 관계 속에서 자신을 찾게도 또 돌아보게도 해준다. 마치 처음 마주한 윌리와 소녀가 서로를 안아주는 장면(물론 소녀의 일기를 읽은 윌리에게 그녀는 이미 소중한 친구였으나)이나 앨리스가 딸 리디아에게 어눌한 발음으로 ‘LOVE’라 말하는 장면처럼 말이다.


약속이 지켜지는 건, 어쩌면 약속한 사람의 몫이 아닌지도 몰라. 그 약속을 소중히 여기고, 이루어지길 바라는 사람들의 희망으로 지켜지는 걸 거야. pp.149-150


발음은 어눌하고, 입술을 떼는 것조차 힘이 들지만, 리디아는 엄마가 말한 것이 사랑이라는 걸 알아. 마지막까지 원하는 것, 끝까지 잊지 못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걸, 우리는 알지. p. 187


우리 삶의 기한은 내가 세상에 쓸모 있는 날까지가 아니고, 내가 나 자신을 기억하는 날까지도 아니고, 사랑을 느끼는 날까지라는 걸. p.188


책을 읽으며, 누구나 부치지 못할 편지 여러 통을 마음으로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떠오르는 누군가에게 또 어쩌면 내 안의 나에게 말이다. 그리고 그 중 많은 편지가 비록 상대에게 닿지 않을테지만, 또 그러면 어떤가, 어쩌면 닿지 못하는 편지가 더 많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저자의 말처럼 말이다.


편지를 썼으면, 쓴 것으로 되었습니다. 사랑했으면, 사랑한 것으로 되었습니다. p.84

- Y에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왜 숨기나요? / [오네긴] 중에서



*나에게 적용하기

스틸 앨리스’ 책 읽기(적용기한 : 올 가을 중으로)

*이 책에서 소개한 많은 영화들이 책을 원작으로 하고 있어서 읽고 싶은 책들이 늘었다 : )


*기억에 남는 문장

얼마 전 레너드 코헨의 부음 소식을 들으면서, 그가 여태 살아 있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그의 목소리는, 내게는, 지난 시절의 기억 사이에 꽃혀 있는 책갈피 같은 거니까. 어쩌면 기억 속 가수의 목소리란 기억의 책장에 꽂아둔 껌 종이 같은 존재이거나 조심스레 접어둔 책 모서리 같은 건지도 모르지. p.26

- K에게, 창가에서 너를 생각한다 / [줄리아]


사라져야만 태어나는 진실이 있지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한참을 돌아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p.97

- F에게, 함께 있다는 건 멋진 일이겠지요 / [그을린 사랑]


책을 읽다가 가슴이 뛰고 얼굴이 붉어지면, 바로 거기에 나를 구원할 열쇠가 있다고 생각하면 그리 틀리진 않을 것 같아. ‘아가씨를 보고 눈물이 났다면, 거기에 내 감옥의 열쇠가 있기 때문일 거야. p.123

- N에게, 맨손을 내밀어 너와 내가 서로를 움켜쥐고 /[아가씨]


우리는 어차피 서로 다른 세계 속에서 각자의 서사를 구성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걸 인정하는 것이 그토록 뼈아픈 일일지라도 말입니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우리는 서로 마음이 맞을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지요. p.133

- M에게, 당신 곁에 있는 그 사람이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의 열정에 공명하고, 사랑에 빠지고, 다가오는 상황을 헤쳐 가는 것이 얼핏 보면 함께인 것 같지만, 사실 그들은 각자의 다리를 건너가는 중일 뿐이지 않나요. 그들이 두고 온 이편이 다르듯 그들이 건너간 다리의 저편도 다를 것이니까요. p.135

- M에게, 당신 곁에 있는 그 사람이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굳이 넘어진 자리에 멈춰서 상처를 자꾸 덧입혀가며 주저앉아 있는 이유는 뭘까요. 어쩌면 우리의 마음 안에는 넘어진 내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노인의 완고함과 넘어진 나를 두고 혼자 가버린 이가 금방이라도 돌아와 손을 내밀어줄 거라고 기대하는 어린아이의 미숙함이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일 거라고, 그 둘을 같이 끌어안고 있기 때문이라고 혼자 짐작해봅니다. pp.170-171

- U에게, 앞으로도 당신을 항상 사랑할 거야 / [그녀]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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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시골아낙

    본 영화도 있고 안 본 영화도 있고 궁금해지는 영화들이 있어 챙겨봐야겠어요 특히 스틸 앨리스요

    2018.08.19 21:53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Joy

      시골아낙님께서는 영화를 많이 보시는 것 같은데, 어떤 영화들을 안보셨을지 궁금하네요^^ '스틸 앨리스'는 영화를 보면서도 또 다 보고나서도 마음 한켠이 아픈 영화였어요. 기억을 잃어간다면, 그렇게 내 가족을 그리고 나를 잊게 되면 얼마나 아플까..하는 맘이 들었거든요.

      2018.08.20 22:53
  • 파워블로그 매력쟁이크

     - 네 생각이 났어.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 어딘가 모르게 간질간질 하긴 하지만 -
    기분이 좋아지는 말인 것 같아욥 'ㅁ' 우아앙. 왠지 로맨틱 하다. ㅎㅎ
    잘 지내고 계시죠? ㅎㅎㅎ 휴가 후에 뇌도 포맷된거 같아 ㅋㅋㅋ 가끔 멍해지네요.
    많이 비워내고 온 느낌이라 ㅎㅎ 여유도 이제 끝이지만 -_ㅠ ㅋ

    책 읽고 싶어요, joy님 리뷰도 보고 싶어요, 하아 - 더 놀고 싶어요. ㅋㅋ 징징징 ㅋㅋ

    2018.08.20 15:48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Joy

      앗! 매력쟁이크님 반가워요!!! 문득 문득 매력쟁이크님이 생각 났어요!ㅎㅎ
      더운날 잘 지내고 계시죠? 어제는 멋진 사진과 함께 올리신 휴가 이야기도 잘 읽었답니다.
      휴가 다음날의 사무실은 뭔가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기분도 잠시, 다시 다음 휴가를 계획하는ㅎㅎ(지난달에 다녀온 휴가는 백만년전 기억 같은 이 느낌은 뭘까요?^^;)
      아..저도 휴가 가고 싶어요. 매력쟁이크님 따라서 같이 징징ㅎㅎ

      2018.08.20 22:58
  • 파워블로그 책읽는엄마곰

    이 책 서평단 모집할때 조이님생각 났는데, 역시나! 딱 어울리는 책이었구나 싶어요ㅎㅎ

    2018.08.21 10:16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Joy

      앗! 책읽는엄마곰님께서 서평단 모집글을 보며 제가 생각나셨다니^^ 책읽는엄마곰님의 응원덕에 서평단에 선정된 것은 아닌가 싶네요. 감사해요^^

      2018.08.22 20:40

PRIDE2